
목차
- 배민은 어떻게 1등이 됐나
- 플랫폼 수익 구조
- 수수료 전쟁과 사회적 갈등
- 쿠팡이츠의 등장과 판이 바뀐 이유
- 딜리버리히어로 인수 이후 달라진 것
- 결국 배민은 어디로 가는가
오늘도 결국 배달
요즘 치킨 한 마리에 2만 5천 원,
시키면 치킨집 사장님한테는 얼마가 남을까
중개수수료 약 6.8~9.8%, 여기에 결제수수료 약 3%, 가맹점 부담 배달비까지 떼고 나면 약 3,500~4,500원이 배민으로 일단 빠진다. 음식값의 14~18% 수준이다. 여기에 재료비, 인건비, 임대료 정산이 남아있다.
배달앱이 없었다면 이 주문 자체가 들어오지 않았을 수도 있다. 플랫폼은 그 연결의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다. 논리 자체는 틀리지 않는다.
그런데 자영업자들이 묻는 건 다른 지점이다. 이 비율이 적정한가. 그리고 이 구조가 지속 가능한가.
그 질문의 한가운데에 배달의민족이 있다.
1. 배민은 어떻게 1등이 됐나

2010년, 디자이너 출신 김봉진은 아파트 경비실과 엘리베이터에 꽂힌 전단지를 보다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전단지를 디지털로 옮기면 어떨까. 그게 배달의민족의 시작이었다.
초창기 전략은 발로 뛰었다. 한남동, 분당 등 IT 회사 밀집 지역을 직접 돌아다니며 전단지를 수거해 스캔하고, 음식점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앱의 뼈대가 사람의 발품에서 나왔다.
2010년엔 배달통과 배민이, 2012년엔 요기요가 등장하며 3파전이 시작됐다. 2014년 기준 세 회사가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그런데 왜 배민이 이겼을까.
첫째, 수수료 전략이었다. 요기요·배달통이 중개수수료와 결제수수료를 모두 받는 구조였을 때, 배민은 2015년 자체 결제 수수료 0%를 선언했다. 자영업자들이 배민으로 몰렸다.
둘째, 브랜딩이었다. "우리는 배달의 민족입니다." 이 한 문장이 앱을 문화로 만들었다. 요기요와 배달통이 기능에 집중할 때, 배민은 감성을 팔았다. 한글 타이포그래피를 전면에 내세운 광고는 배달앱 광고가 아니라 브랜드 캠페인처럼 보였다. 자영업자의 지지와 소비자의 애정을 동시에 얻었다.
결과는 압도적이었다. 2019년 거래금액 기준 배민 점유율 78.0%, 요기요 19.6%, 배달통 1.3%. 사실상 독점이었다.
그리고 그 해 12월, 독일 배달 플랫폼 그룹 딜리버리히어로(DH)가 우아한형제들 지분 88%를 약 4조 7,000억 원에 사들였다. 배민 역사상 가장 큰 변곡점이었다.
2. 플랫폼 수익 구조 — 실제로 어디서 돈을 버는가
배민의 수익 구조는 크게 네 가지다.
중개수수료·결제수수료가 핵심이다. 주문이 성사되면 음식값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받는다. 2024년 기준 중개수수료 9.8%(상위 35% 업소는 이후 7.8%로 조정), 여기에 PG 결제수수료 약 3%가 붙는다.
광고비도 주요 수익원이다. 앱 상단에 가게를 노출하려면 돈을 내야 한다. 과거 울트라콜(월 8만 8,000원 정액)에서 지금은 클릭당 과금 방식의 경매형 광고로 진화했다. 노출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광고비도 올라간다.
배달대행 마진이 세 번째다. 배민1(단건배달)과 알뜰배달을 직접 운영하며 배달비 마진을 가져간다.
퀵커머스가 네 번째다. B마트, 장보기, 쇼핑 등 직매입 커머스가 빠르게 성장 중이다. 2024년 상품 매출은 7,568억 원으로 전체의 17.5%를 차지한다.
그럼 실제로 2만 원짜리 음식을 시키면 어떻게 되는가
(알뜰배달 기준, 모든 수치는 언론 보도 기반 추정치다).
| 항목 | 금액 | 비고 |
|---|---|---|
| 소비자 결제 음식값 | 20,000원 | |
| 소비자 부담 배달비 | 2,000원 | 알뜰배달 기준 |
| 자영업자 부담 배달비 | 3,200원 | |
| 중개+PG 수수료 | 1,960원 | 약 9.8% |
| 수수료 관련 VAT | 516원 | |
| 자영업자 실수령액 | 약 14,824원 | 추정치 |
주문액의 약 74%가 사장님 몫이고, 26%가 배민으로 간다. 단, 여기서 재료비·인건비·임대료가 또 빠진다. 배달 의존도 높은 가게일수록 남는 게 없다는 말이 나오는 구조다.
우아한형제들 실적을 보면 이 구조가 얼마나 효과적인지 보인다.
| 연도 | 매출 | 영업이익 |
|---|---|---|
| 2020년 | 1조 995억 원 | -112억 원 |
| 2021년 | 2조 88억 원 | -757억 원 |
| 2022년 | 2조 9,471억 원 | +4,241억 원 |
| 2023년 | 3조 4,155억 원 | +6,998억 원 |
| 2024년 | 4조 3,226억 원 | +6,408억 원 |
| 2025년 | 5조 2,830억 원 | +5,929억 원 |
2022년 흑자 전환 이후 매출은 매년 급성장하고 있다. 다만 2024년부터 영업이익이 줄기 시작했다. 무료배달 경쟁에 쓰이는 비용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3. 수수료 전쟁과 사회적 갈등
배민이 자영업자의 지지로 성장했다는 건 아이러니하게도 나중에 가장 큰 갈등의 씨앗이 됐다.
2020년 4월이 첫 번째 폭발점이었다. 배민은 기존 정액 광고 중심 모델에서 주문 건당 5.8% 수수료를 받는 '오픈서비스'로 전환했다. 자영업자들은 즉각 반발했다. 여론이 들끓자 배민은 사과하고 4월 수수료의 절반을 돌려줬다.
2024년 8월엔 더 큰 파장이 일었다. 배민이 중개수수료를 9.8%로 3%포인트 인상했다. 자영업자 평균 영업이익률(6.6%)을 수수료율이 뛰어넘는 상황이 됐다. 자영업자 단체는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여기서 한 가지 짚을 게 있다. 당시 언론은 배민을 집중적으로 때렸지만, 사실 수수료율 자체만 놓고 보면 배민이 특별히 더 비싼 건 아니었다. 쿠팡이츠도 동일하게 9.8% 구조였고, 요기요도 비슷한 수준이었다. 배달앱 3사의 수수료가 9.8%로 사실상 평준화된 상태였다.
그렇다면 왜 배민만 집중적으로 타겟이 됐을까.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배민의 시장 점유율이 압도적이었다. 점유율 60~70%의 사업자가 수수료를 올리는 건 점유율 10%짜리가 올리는 것과 파급력이 다르다. 배민이 움직이면 시장 전체가 움직인다. 둘째, 착한 느낌의 과거 이미지와의 낙차가 컸다. 수수료 0%를 외치며 자영업자 편이라고 했던 회사가 수수료를 올리자 배신감이 더 크게 작용했다. 셋째, 외국 자본 문제다. DH가 수천억 원의 배당을 독일 본사로 가져가는 구조가 알려지면서, "한국 자영업자 돈이 해외로 빠져나간다"는 프레임이 정치적으로 강하게 작동했다.
정치권도 뛰어들었다. 2026년 1월 기준 국회에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관련 법안이 10건 이상 발의됐다. 총 수수료를 주문금액의 15%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배민의 자사 우대, 최혜대우 요구 등에 심사보고서를 발송하며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지자체들은 공공배달앱으로 맞섰다. 서울시의 제로배달유니온, 경북의 먹깨비 등이 등장했다. 결과는 처참했다. 낮은 인지도, 가맹점 부족, 소비자 혜택 미흡. 경북 먹깨비는 71억 원을 쏟아붓고도 사실상 철수 위기다. 민간 플랫폼의 네트워크 효과를 공공이 따라가기엔 역부족이었다.
라이더도 갈등의 한 축이었다. 배민 라이더들은 기본배달료가 7년간 3,000원으로 동결됐다며 파업을 예고했다. 플랫폼이 성장하는 동안 라이더의 몫은 제자리였다.
4. 쿠팡이츠의 등장과 판이 바뀐 이유
2019년 쿠팡이츠가 등장했을 때, 배민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점유율 78%의 압도적 1위였으니까.
그런데 쿠팡이츠는 배민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싸웠다.
첫 번째 무기는 단건배달이었다. 한 라이더가 한 집만 배달하는 방식. 배달 시간이 확 줄었다. 강남, 용산 같은 고밀도 상권에서 "배민보다 쿠팡이츠가 빠르다"는 말이 퍼지기 시작했다. 2020년 하루 평균 사용자 수가 1년 새 15배 뛰었다.
배민도 2021년 배민1으로 맞불을 놨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수수료 구조가 더 복잡해지고 자영업자 부담은 커졌다.
두 번째 무기는 쿠팡 생태계 연계였다. 쿠팡 와우 멤버십(월 7,890원)에 가입하면 쿠팡이츠 배달비가 무료다. 쿠팡이츠는 독립된 앱이 아니라 쿠팡 생태계의 연장선으로 작동한다. 로켓배송으로 쇼핑하고, 쿠팡이츠로 밥을 시키는 루틴이 자리를 잡았다.
결과는 수치로 나왔다. 서울 지역 카드 결제 기준, 2024년 1월엔 배민 71%, 쿠팡이츠 18%였는데 12월엔 배민 57%, 쿠팡이츠 35%로 격차가 급격히 좁혀졌다. 일부 월엔 서울에서 쿠팡이츠가 배민을 앞질렀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전략의 결이 다르다는 것도 중요하다. 배민이 배달앱 자체의 지배력을 키우는 전략이라면, 쿠팡이츠는 쿠팡 전체 생태계의 록인(lock-in) 효과를 활용하는 전략이다. 수수료나 배달 속도만으로는 이기기 어렵다는 게 배민 입장에서 가장 골치 아픈 지점이다.
요기요는? DH가 공정위 조건에 따라 GS리테일 컨소시엄에 8,000억 원에 매각됐다. 이후 점유율이 10% 안팎으로 주저앉았다. 구독형 멤버십(요기패스X)과 네이버 제휴로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는 없다.
5. 딜리버리히어로 인수 이후 달라진 것
DH가 들어온 이후 배민은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달라졌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수익성 중심 재편이다. 2021년까지 적자를 내던 배민은 2022년 영업이익 4,241억 원으로 급격히 흑자 전환했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줄이고 수수료를 올리는 방향으로 전략이 바뀐 시기와 맞물린다.
DH는 배민에서 2022년 약 5,700억 원, 2023년 4,127억 원의 배당을 받아갔다. 한국 시장에서 번 돈이 독일 본사로 흘러가는 구조다. 배민이 수수료를 올리는 이유 중 하나로 이 구조가 지목되는 건 그냥 나온 얘기가 아니다.
창업자의 퇴장도 상징적이었다. 2023년 2월, 김봉진 창업자가 13년 만에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휠라코리아 전략실장 출신의 이국환 단일 대표 체제로 전환됐다. 감성과 브랜딩으로 성장한 회사가 전문경영인 체제로 넘어간 순간이었다.
인력 구조조정도 이뤄졌다. 2024년 배민은 권고사직을 단행했다. 직원 급여 총액이 2023년 4,527억 원에서 2024년 4,472억 원으로 줄었다.
한편 배민은 음식배달 외 영역으로도 확장하고 있다. B마트, 장보기, 쇼핑, 뷰티까지. 배달앱에서 퀵커머스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배민클럽이라는 구독 멤버십(월 3,990원)도 도입했다. 쿠팡의 와우 멤버십 모델을 의식한 움직임이다.
6. 결국 배민은 어디로 가는가
2025년 배달앱 시장 전체 거래액은 40조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월 주문 건수도 1억 2,000만 건으로 코로나 시절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시장 자체는 성장하고 있다.
그런데 배민의 영업이익은 2023년 6,998억 원을 정점으로 2024년 6,408억 원, 2025년 5,929억 원으로 2년 연속 줄고 있다. 매출은 늘지만 이익이 줄어드는 구조. 무료배달 경쟁에 쓰이는 비용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배민이 맞닥뜨린 딜레마는 명확하다. 수수료를 올리면 자영업자가 반발하고 정치권이 규제로 나온다. 수수료를 안 올리면 쿠팡이츠와의 출혈경쟁을 버틸 수익이 나오지 않는다.
여기서 한 가지 관점을 제시하고 싶다. 배민의 진짜 위협은 쿠팡이츠가 아닐 수 있다.
배달 시장에서 가장 무서운 변수는 자영업자의 플랫폼 이탈이다. 이미 일부 자영업자들은 자체 SNS 주문, 전화 주문으로 돌아가고 있다. 수수료 부담이 임계점을 넘으면 이 흐름은 빨라진다. 플랫폼에서 가게가 빠지면 소비자도 따라 빠진다.
플랫폼 권력은 생각보다 취약하다. 네트워크 효과는 성장의 엔진이지만, 역방향으로도 작동한다. 자영업자와 소비자가 동시에 등을 돌리는 순간, 1위도 의미가 없어진다.
배민은 지금 수익성과 생태계 유지라는 두 가지를 동시에 잡아야 한다. 그 둘이 충돌하고 있다는 게 지금 배민이 처한 현실이다.
(본 리포트의 수치는 우아한형제들 공시 및 주요 언론 보도(연합뉴스, 한국경제, 중앙일보, 매일경제 등 2025~2026년 기준)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도입부 수수료 구조 및 자영업자 실수령액은 언론 보도 기반 추정치이며 실제 계약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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