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이마트 부지, 크래프톤이 샀다고?

배그로 매출 3조, 크래프톤이 공룡이 된 이야기

2026.04.25 | 조회 58 |
2
|
   ⓒ KRAFTON  
   ⓒ KRAFTON  

크래프톤이 공룡이 된 이야기

 

목차

  1. NC소프트 개발자들이 뛰쳐나온 이유
  2. 30명이 만든 게임이 세상을 뒤집었다
  3. 인도라는 대륙을 열다
  4. 배그 하나로 매출 3조가 된 구조
  5. 배그 이후를 준비하는 방법
  6. 크래프톤이 다음으로 가려는 곳

 


성수동에 들어선다는 거대한 건물

 

첨부 이미지

2021년, 성수동 한복판에서 이상한 거래가 있었다.

 

이마트 본사 부지가 매물로 나왔다. 지상 20층, 연면적 약 9만 9,000㎡. 성수동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물 중 하나였다. 낙찰가는 약 1조 2,200억 원.

 

산 곳은 크래프톤이라는 게임 회사였다.

 

"배틀그라운드 만든 회사?" 맞다. 총 쏘는 그 게임. 그 회사가 서울 한복판 1조짜리 부지를 샀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회사가 됐을까.


NC소프트 개발자들이 뛰쳐나온 이유

 

  ⓒ 머니투데이 기사  
  ⓒ 머니투데이 기사  

2007년, 서울에서 작은 게임 스튜디오가 하나 문을 열었다. 이름은 블루홀 스튜디오.

 

창업자는 장병규였다. 그는 이미 한 번 크게 성공한 사람이었다. 1997년 네오위즈를 공동 창업했고, 2005년엔 검색엔진 '첫눈'을 만들어 이듬해 네이버에 약 3,500억 원에 팔았다. 그 돈으로 다시 창업을 택했는데, 이번엔 게임이었다.

 

팀의 중심은 NC소프트 출신 개발자들이었다. 리니지3 개발팀에 있던 사람들이 상당수였다. 왜 나왔을까. 당시 NC소프트는 성공한 회사였지만, 조직문화가 폐쇄적이고 경영 중심적이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개발자들이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기 어려운 환경이었다는 얘기다. 그들이 블루홀로 모인 건 "우리가 원하는 게임을 만들어보자"는 이유였다.

  ⓒ STEAM 페이지, TERA, 블루홀스튜디오
  ⓒ STEAM 페이지, TERA, 블루홀스튜디오

첫 번째 도전은 MMORPG '테라(TERA)'였다. 개발비만 약 400억 원이 투입됐다. 2011년 출시 직후엔 반응이 좋았다. 그해 대한민국 게임대상 대상을 받았고, 2013년엔 해외에서 매출 3위까지 올랐다. 블루홀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준 게임이었다.

 

하지만 2014년 이후 이용자가 빠지기 시작했다. 콘텐츠 업데이트가 느렸고, 경쟁작들이 쏟아졌다. 결국 2022년 PC 버전 서비스가 종료됐다.

 

테라가 흔들리던 그 시점에, 블루홀 안에서 전혀 다른 무언가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30명이 만든 게임이 세상을 뒤집었다

 

   ⓒ 배틀그라운드 공식 유튜브 영상, 좌측은 크래프톤 김창한 대표
   ⓒ 배틀그라운드 공식 유튜브 영상, 좌측은 크래프톤 김창한 대표

아일랜드 출신 게임 모더 브렌던 그린

 

그는 2010년대 초부터 DayZ, ARMA 3, H1Z1 같은 게임에 '배틀로얄 모드'를 만들어온 인물이었다. "100명이 섬에 떨어져서 마지막 1명이 살아남는" 규칙을 정립한 사람이다. 일본 영화 배틀 로얄과 헝거게임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했다.

 

블루홀 계열의 작은 스튜디오 Ginno Games 팀이 그린의 H1Z1 모드 영상을 보다가 직접 이메일을 보냈다. "우리와 함께 당신이 꿈꾸는 게임을 만들어보지 않겠냐"고. 그린은 한국으로 날아왔다.

 

개발팀은 30~40명이었다. 회사 전체 500명 중 40명도 안 되는 소규모 팀이 사내에서 조용히 프로토타입을 만들기 시작했다.

 

2017년 3월, 스팀 얼리 액세스로 출시됐다. 완성된 게임도 아니었다. 말 그대로 "먼저 해보세요"였다. 반응은 예상을 완전히 벗어났다.



ⓒ 배틀그라운드 스팀 동시접속자 수치 순위표(블루홀 제공) / IT조선(https://it.chosun.com)  
ⓒ 배틀그라운드 스팀 동시접속자 수치 순위표(블루홀 제공) / IT조선(https://it.chosun.com)  

출시 첫 해 연말까지 PC에서만 2,400만 장이 팔렸다. 동시접속자가 도타2의 역대 최고 기록이었던 129만 명을 넘어섰다. 그리고 2018년 1월, 동시접속자 320만 명. 스팀 역사상 최고 기록이었다. 365일 내내 동시접속자 100만 명 이상을 유지한 최초의 게임이 됐다.

 

배틀그라운드가 터진 건 단순히 재밌는 게임이 나와서가 아니었다. 배틀로얄이라는 장르 자체를 대중화시킨 것이었다. 이후 에픽게임즈가 포트나이트에 배틀로얄 모드를 붙이고, EA가 에이펙스 레전드를 만들었다. 모두 배그가 만든 장르의 변주였다.

 

40명이 만든 게임이 업계 지도를 바꿨다.


인도라는 대륙을 열다

 

  ⓒ CEO스코어데일리 기사(25년 6월)
  ⓒ CEO스코어데일리 기사(25년 6월)

배그의 모바일 버전은 텐센트가 맡았다. 2018년 PUBG Mobile 출시. 인도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해 이용자 수천만 명을 끌어모았다.

 

그런데 2020년 9월, 인도 정부가 PUBG Mobile을 포함한 중국 앱 117개를 금지했다. 당시 인도 내 PUBG Mobile 이용자는 약 3,300만 명. 하루아침에 3,300만 명이 못 하게 된 것이다.

 

문제는 텐센트가 퍼블리싱을 맡고 있었기 때문에 "중국 앱"으로 분류됐다는 점이었다. 크래프톤이 만든 게임인데, 유통 구조 때문에 막혔다.

 

크래프톤의 선택은 명확했다. 텐센트 없이, 직접 간다.

  ⓒ 크래프톤(KRAFTON)  
  ⓒ 크래프톤(KRAFTON)  

2021년 7월, 크래프톤이 직접 퍼블리싱하는 인도 전용 게임 'BGMI(Battlegrounds Mobile India)'를 출시했다. 출시 1년 만에 등록 유저 1억 명. 2024년까지 누적 다운로드 2억 회를 넘겼다.

 

중간에 또 한 번 막혔다. 2022년 7월 데이터 보안 이슈로 10개월간 재차 금지됐다가 2023년 5월 복귀했다. 두 번 막혔는데도 돌아오자마자 다시 1위가 됐다.

 

인도에서 배그의 위상이 어느 정도냐면, 2024년 기준 크래프톤 전체 매출의 84%가 아시아에서 발생하고, 그 핵심이 인도다. BGMI 단일 게임의 글로벌 PUBG 모바일 버전 전체 매출 기여도가 22.5%에 달한다.

 

인도는 크래프톤에게 단순한 시장이 아니다. 두 번이나 막혔는데도 계속 문을 두드린 건, 그곳이 다음 10년을 결정할 대륙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배그 하나로 매출 3조가 된 구조

 

2025년 크래프톤의 매출은 3조 3,266억 원. 영업이익은 1조 544억 원이다. 처음으로 매출 3조, 영업이익 1조를 동시에 넘긴 해였다.

연도매출영업이익
2020년1조 6,700억 원7,740억 원
2022년1조 8,540억 원
2023년1조 9,100억 원7,680억 원
2024년2조 7,098억 원1조 1,825억 원
2025년3조 3,266억 원1조 544억 원

영업이익률이 30~40%대다. 같은 규모 게임사 중에서도 상단에 속한다.

 

수익 구조를 보면, 모바일이 전체의 60~70%를 차지한다. PUBG Mobile과 BGMI가 핵심이다. PC PUBG는 2022년 무료 전환 이후 다시 살아났고, 2024년 기준 연간 매출 약 9,419억 원으로 전년 대비 61% 성장했다. 게임 하나가 PC와 모바일에서 동시에 돈을 버는 구조다.

 

그리고 성수동 이마트 부지 얘기로 돌아오자. 크래프톤이 1조 2,200억 원을 주고 이 땅을 산 건 단순한 사옥 이전이 아니었다. 재개발 후 지하 8층~지상 17층, 연면적 21만 8,903㎡ 규모의 복합 공간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상주 인구만 약 1만 명. 서울시는 이 프로젝트를 '도시건축 창의혁신디자인 시범사업'으로 선정하고 용적률 인센티브까지 줬다.

 

배그로 번 돈이 성수동 한복판에 박혔다.


배그 이후를 준비하는 방법

 

  ⓒ 딜사이트 기사  
  ⓒ 딜사이트 기사  

크래프톤의 가장 큰 리스크는 누구나 안다. 전체 매출의 약 80%가 PUBG IP에서 나온다. 게임 하나에 이렇게 쏠린 구조는 그 게임이 흔들리는 순간 회사 전체가 흔들린다.

 

PC 배그의 동시접속자는 2018년 최고점 320만 명에서 많이 내려왔다. 포트나이트에이펙스가 치고 올라오면서 배틀로얄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졌다. 2026년 1분기 기준 평균 동시접속자는 약 30만 명 수준이다. 과거에 비하면 줄었지만, 게임 하나가 여전히 30만 명을 매일 끌어모으고 있다는 것도 대단한 숫자다.

 

크래프톤이 PUBG 이후를 준비하는 방향은 크게 세 가지다.

    ⓒ 크래프톤(KRAFTON)    
    ⓒ 크래프톤(KRAFTON)    

첫째는 IP 확장이다. 마동석 주연 단편 영화, 웹툰 3종 글로벌 동시 연재, 포르쉐·뉴진스와의 콜라보 스킨까지. PUBG를 게임 하나로 보는 게 아니라 세계관을 가진 IP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마블이 아이언맨 하나에서 유니버스를 만든 것처럼.

 

둘째는 신작 게임이다. 'inZOI(인조이)'는 언리얼엔진5 기반 라이프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NPC들이 자율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도시 시뮬레이터를 표방한다. 심즈를 생각하면 비슷하지만, AI를 깊게 적용한다는 점이 다르다. 2024~2025년 스팀 얼리 액세스로 출시됐고, 다크앤다커 모바일도 라인업에 있다. 2026년까지 30개 이상 타이틀을 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셋째는 인도 투자다. 2026년 크래프톤·네이버·미래에셋이 함께 약 6,000억 원 규모의 인도 집중 펀드를 조성했다. 게임이 아니라 AI, 핀테크, 디지털 콘텐츠 스타트업까지 투자 대상이다. 인도라는 시장 자체에 베팅하는 것이다.

 

2023년 주주총회에서 김창한 대표가 한 말이 있다. "대표이사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무능이 지속된다면 임기 전에 사퇴할 각오가 되어 있다." 주가 부진과 신작 성과 미흡에 대한 발언이었다. 이 솔직함이 오히려 팀의 위기 인식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준다.


크래프톤이 다음으로 가려는 곳

 

   ⓒ 연합뉴스  
   ⓒ 연합뉴스  

2025년 10월, 크래프톤은 'AI First'를 선언했다.

 

약 1,000억 원 규모 GPU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텍스트·영상·음성 생성 AI를 게임 개발에 직접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2025년 2월엔 김창한 대표가 방한 중인 샘 알트만과 만났다. OpenAI와 AI 동반자 캐릭터 기술 협업을 논의했고, CES 2025에서 엔비디아와 함께 'Co-playable Character(CPC)' 기술을 선보였다. AI가 플레이어와 함께 게임하는 캐릭터가 되는 것이다.

 

장병규 의장은 여러 강연에서 같은 말을 반복한다. "글로벌이 상수다." 한국 시장만 보고 만든 게임은 처음부터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크래프톤은 처음부터 전 세계를 보고 배그를 만들었고, 그 결과가 지금이다.

 

5년 내 연매출 7조 원, 기업가치 2배. 크래프톤이 공식으로 밝힌 목표다.

 

처음부터 쉬웠던 적이 없었다. NC소프트를 나온 개발자들이 400억을 쏟아부은 첫 게임은 결국 서비스를 종료했다. 인도 정부는 배그를 두 번이나 막았다. 그때마다 이 팀은 무너지지 않고, 오히려 다음 수를 뒀다. 또 해낼 것 같다는 느낌, 괜한 게 아닐 수도 있다.

 

오늘 뉴스레터는 어떠셨나요?

https://forms.gle/s5TGEerct9qaz5SX7

 

위 폼을 통해 피드백을 남겨주세요.

피드백을 반영해 더 나은 컨텐츠로 보답하겠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도대체 왜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2개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 두덤두의 프로필 이미지

    두덤두

    1
    약 2달 전

    비공개 댓글 입니다. (메일러와 댓글을 남긴이만 볼 수 있어요)

    ㄴ 답글 (1)

다른 뉴스레터

© 2026 도대체 왜

잘나가는 기업들의 속사정, 매주 전해드려요.

메일리 로고

도움말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채팅으로 문의하기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특별시 송파구 위례광장로 199, 5층 501-2-31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