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망하면 벌어지는 일

워크아웃·법정관리·파산, 헷갈리는 개념을 사례로 정리해보자

2026.06.22 | 조회 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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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ns

  

  ⓒ 한겨레 기사  
  ⓒ 한겨레 기사  

목차

 

  1. 기업이 위기에 빠지기 전 신호
  2. 세 가지 선택지 : 워크아웃·법정관리·파산
  3. 워크아웃
  4. 법정관리
  5. 파산
  6. 세금이 들어가는 경우
  7. 해외 사례 : 챕터11이란
  8. 살아나는 기업과 사라지는 기업

 


법정관리는 파산이 아니다

  ⓒ JTBC 일산 사옥  
  ⓒ JTBC 일산 사옥  

JTBC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과거, 한진해운도, 쌍용차도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결과는 달랐다.

 

한진해운은 사라졌다. 쌍용차는 두 번 신청하고 두 번 살아났다. 

 

같은 법정관리인데 왜 결과가 다를까?

 

그리고 워크아웃은 뭐고, 파산은 뭐가 다른걸까?


기업이 위기에 빠지기 전 신호들



ⓒ 헤럴드경제 기사    
ⓒ 헤럴드경제 기사    

눈에 보이는 신호들

기업이 갑자기 망하는 건 드물다. 대개 신호가 있긴 하다.

 

신용등급이 강등된다.
단기차입금 비중이 높아진다.
회사채 발행에 실패한다.
주요 거래처가 현금결제만 요구하기 시작한다.
차입금 이자를 영업이익으로 겨우 감당하거나, 못 감당하는 상태가 이어진다.
등등 수많은 신호가 있다. 간혹 내부적으로도 신호를 모르는 경우도 있다.

 

그중 가장 중요한 지표가 이자보상배율이다.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이다. 이 값이 1 미만이면 영업으로 이자조차 못 낸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은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 미만인 기업을 한계기업(좀비기업)으로 정의한다.

 

2024년 기준 국내 한계기업 비중은 17.1%로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업 6곳 중 1곳이 사실상 이자도 못 내고 있다는 의미다.

 

흑자도산이란

이익이 나는데도 망할 수 있다. 흑자도산이다.

 

손익계산서는 흑자인데 현금이 없는 상태다. 외상매출이 많거나, 대규모 투자를 단기차입으로 조달했거나, 공격적인 M&A 이후 이자 부담이 폭증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회계상 이익과 실제 현금흐름의 괴리가 만드는 함정이다.

 

SLL중앙(구 JTBC스튜디오)이 흑자도산의 전형적인 구조였다. 드라마·영화로 매출은 키웠지만, 4,000억 원 프리IPO 상환 기한이 닥치자 현금이 없었다.


세 가지 선택지 : 워크아웃·법정관리·파산

위기에 처한 기업에게 선택지는 크게 세 가지다.

구분워크아웃법정관리파산
근거 법령기업구조조정 촉진법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통합도산법
결정 주체채권단 (ex. 은행)법원법원
목적자율 구조조정 후 회생법적 채무 조정 후 회생청산 후 소멸
영업 계속계속계속원칙 종료
채무 조정 범위주로 금융채거의 모든 채무소멸

 

  ⓒ 땅집Go 조선일보 기사
  ⓒ 땅집Go 조선일보 기사

세 가지의 본질적 차이는 누가 결정하는가다.

 

워크아웃채권단(은행)이 결정한다.
법정관리법원이 결정한다.
파산법원이 청산을 결정한다.


워크아웃 : 채권단이 살려주는 것

  ⓒ MBC NEWS  
  ⓒ MBC NEWS  

개념

워크아웃은 사적 구조조정이다. 법원이 개입하지 않는다. 채권을 가진 은행들이 모여서 이 회사를 살릴 것인가, 포기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기업구조조정 촉진법(기촉법)이 근거 법령이다. 부실하거나 부실 우려가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주채권은행(가장 많은 여신을 보유한 은행)이 주도해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구성한다.

  ⓒ Newsway 기사  
  ⓒ Newsway 기사  

절차

  1. 기업이 주채권은행에 공동관리 신청
  2. 채권금융기관협의회 구성, 워크아웃 개시 표결
  3. 기업과 채권단이 MOU 체결(채무 만기 연장·금리 조정·출자전환·자산 매각 등 포함)
  4. 기업개선계획 수립·이행
  5. 이행 완료 시 워크아웃 졸업, 실패 시 법정관리·파산 전환

 

워크아웃 중 기업에 생기는 일

경영진이 교체된다.
비핵심 자산을 판다.
인력을 줄인다.
임금이 깎인다.
채권단이 회사를 들여다보며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대우조선해양 사례가 대표적이다. 2010년대 중반부터 수조 원대 손실이 터지면서 산업은행 주도로 수차례 자금 지원구조조정이 이뤄졌다. 결국 2022년 한화그룹이 인수해 지금의 한화오션이 됐다. 살리는 데 들어간 국책은행 자금이 수조 원이었다.


법정관리 : 법원이 살려주는 것

  ⓒ Channel A  
  ⓒ Channel A  

개념

법정관리의 정식 명칭은 기업회생절차다.

법정관리는 과거 법에서 쓰던 표현인데 아직도 널리 사용된다.

 

근거 법령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통합도산법)이다. 2006년 시행 이후 과거의 회사정리법·화의법·파산법을 하나로 통합한 법이다.

 

워크아웃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

워크아웃은 금융채만 조정하지만, 법정관리는 금융채·상거래채권·사채 등 거의 모든 채무를 법원이 일괄 조정한다. 더 강력하고, 더 포괄적이다.

  ⓒ 유교신문, 김동률 변호사  
  ⓒ 유교신문, 김동률 변호사  

포괄적금지명령 : 신청하는 순간 채권추심이 멈춘다

법정관리 신청과 동시에 법원이 포괄적금지명령을 내릴 수 있다. 채권자들이 재산을 압류하거나 강제집행하는 걸 전면 금지하는 명령이다.

 

이 명령이 떨어지는 순간, 채권자들은 손을 놓아야 한다. 기업은 추심 압박 없이 회생계획을 짤 시간을 번다. JTBC 방송이 계속 나올 수 있는 이유가 여기 있다.

 

절차

  1. 채무자(기업)·채권자 등이 회생법원에 신청
  2. 법원이 보전처분·포괄적금지명령 발령
  3. 회생절차 개시 결정 (회생 가능성 있다고 판단 시)
  4. 관리인 선임 (기존 대표 유지 또는 제3자 전문가)
  5. 채권 신고·조사
  6. 회생계획안 작성·제출
  7. 관계인집회에서 채권자·주주 의결
  8. 법원 인가
  9. 회생계획 이행 → 졸업

 

개시부터 인가까지 통상 1~2년, 이후 변제 기간은 10년 내외로 길다.

과거 통계에서는 법정관리 성공률이 약 40% 수준이었다.

  ⓒ Viewers 기사  
  ⓒ Viewers 기사  

쌍용자동차 : 두 번 죽다 살아난 기업

2009년 1차 법정관리.

글로벌 금융위기유가 급등, 최대주주 상하이자동차의 투자 중단이 겹쳤다. 대규모 정리해고와 파업, 노동자 자살로 한국 사회에 큰 상처를 남겼다. 인도 마힌드라가 인수하면서 살아났다.

 

2021년 2차 법정관리. 마힌드라가 다시 투자를 중단했다. 또 위기가 왔다. 여러 인수 후보가 나타났다가 사라진 끝에 KG그룹이 인수했다. 지금의 KG모빌리티다.

 

같은 회사가 두 번 법정관리를 거쳐 살아남았다.

법정관리가 끝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사례다.


파산 : 그냥 끝내는 것

  ⓒ 법무법인 법승  
  ⓒ 법무법인 법승  

개념

파산은 법정관리와 달리 회생이 전제가 아니다.

기업을 청산해서 남은 재산을 채권자에게 나눠주는 절차다.

 

통합도산법은 채무자가 지급을 할 수 없는 때를 파산 원인으로 규정한다. 파산이 선고되면 파산관재인이 선임되고, 회사 재산을 전부 팔아서 배당한다. 법인은 소멸한다.

 

2024년 기준 법인파산 신청 건수가 법인회생(법정관리) 신청 건수보다 846건 더 많았다. 회생보다 청산을 선택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채권자 우선순위

재산을 팔아도 모든 빚을 갚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누가 먼저 받는지가 중요하다.

 

  1. 담보권자 : 저당권·질권을 가진 채권자, 담보물 범위에서 먼저
  2. 공익채권·재단채권 : 파산 절차 비용, 관재인 보수
  3. 조세채권 : 국세·지방세
  4. 임금·퇴직금 : 근로자 임금채권보장법으로 일부 보호
  5. 일반 무담보채권 : 은행·상거래 채권, 남은 재산에서 평등 배당
  6. 주주 : 거의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
  ⓒ KBS뉴스  
  ⓒ KBS뉴스  

한진해운 : 살리지 않기로 한 결정

2016년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글로벌 7위 컨테이너 선사였다.

 

신청 직후 전 세계 항구에서 한진 컨테이너선이 억류됐다. 항만 이용료를 못 낼 것 같다는 이유로 배를 못 내보내게 한 것이다. 화물이 바다 위에서 묶이면서 국내 수출기업들이 피해를 입었다.

 

결국 법원은 회생 계획을 인가하지 않았다. 2017년 파산 선고. 추정 경제 손실 17조 원. 한국 해운 산업은 장기간 회복하지 못했다. 2025년이 돼서야 법인 해체 절차가 마무리됐다. 파산 선고 후 약 8년이 걸렸다.

 

왜 살리지 않았는가. 당시 정부와 채권단은 한진해운에 투입할 추가 공적 자금이 없다는 판단을 했다. 대우조선해양에 이미 수조 원을 쏟은 상황이었다. 살릴 것인가 포기할 것인가는 결국 정치·경제적 판단이 개입한다.


세금이 들어가는 경우

첨부 이미지

출자전환이란

구조조정 과정에서 자주 나오는 용어가 출자전환이다.

 

채권을 주식으로 바꾸는 것이다. 은행이 빌려준 돈 1,000억 원을 돌려받는 대신, 그 금액만큼의 주식을 받아 주주가 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부채가 줄고, 채권자는 채권자에서 주주로 바뀐다.

 

국책은행(산업은행·수출입은행)이 이 역할을 많이 한다. 국책은행 돈은 결국 세금이다.

 

대마불사 : 너무 크면 못 포기한다

대우조선해양에는 수조 원이 들어갔다.

대마불사(too big to fail). 너무 크고 너무 많은 일자리가 걸려 있어서 포기하기 어렵다.

 

그런데 한진해운에는 그 돈을 쓰지 않았다. 왜 하나는 살리고 하나는 포기했는가.

조선업은 설비·기술 인력이 사라지면 다시 키우기 어렵다. 해운업은 선박을 빌리거나 사면 재건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있었다. 산업의 성격에 따라 공적 자금 투입의 기준이 다르게 작동한다.


해외 사례 : 챕터11이란

첨부 이미지

미국에는 파산법 챕터11이 있다.

한국의 법정관리와 비슷한 회생 절차다. 차이가 있다.

 

한국 법정관리는 법원이 관리인을 선임해 경영을 감독한다.

 

미국 챕터11기존 경영진이 DIP(Debtor in Possession, 점유채무자) 자격으로 계속 경영하는 게 원칙이다. 기존 경영진이 회생계획을 짜고 채권자와 협상한다.

  ⓒ AFPBBNews=뉴스1
  ⓒ AFPBBNews=뉴스1

리먼브러더스 : 역대 최대 파산

2008년 9월, 미국 4위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가 챕터11을 신청했다. 자산 규모 6,390억 달러. 역대 최대 파산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폭발하면서 유동성이 막혔다. 미국 정부는 베어스턴스는 살렸지만 리먼은 구하지 않았다. 리먼 파산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지며 2008년 금융위기로 이어졌다.

 

하나를 포기한 결정이 세계 경제를 뒤흔든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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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블로그
ⓒ 네이버 블로그

GM : 정부가 살린 자동차 회사

2009년 6월, 제너럴모터스가 챕터11을 신청했다.

자산 820억 달러, 부채 1,728억 달러. 미국 자동차 산업의 상징이었다.

 

미국 정부는 GM을 살리기로 했다. 494억 달러를 투입해 GM 지분 60.8%를 확보했다. 캐나다 정부도 참여했다. 놀라운 건 속도였다. 챕터11 신청 40일 만에 회생계획이 인가됐다. 사전 협상이 이미 끝난 상태였기 때문이다.

 

GM은 살아났다. 미국 정부는 이후 지분을 매각해 투입 금액의 상당 부분을 회수했다.

  ⓒ 테넌트 뉴스
  ⓒ 테넌트 뉴스

토이저러스 : 청산 후 브랜드만 부활

2017년, 미국 최대 장난감 전문점 체인 토이저러스가 챕터11을 신청했다.

1,760개 매장, 6만 4,000명 직원.

 

원인은 과도한 차입이었다. 2005년 사모펀드 컨소시엄이 64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대부분을 차입으로 충당했다. 이후 아마존과 월마트의 공세에 버티지 못하고 2018년 전 매장을 폐쇄했다. 직원 전원 해고.

 

그런데 브랜드는 살아있다. 인수자가 토이저러스 브랜드 라이선스를 사들여, 일부 매장과 온라인을 통해 운영 중이다. 법인은 사라졌지만 이름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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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 연합뉴스

FTX : 사기가 파산을 만든 경우

2022년 11월, 세계 2위 암호화폐 거래소 FTX가 챕터11을 신청했다.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SBF)가 고객 예치금을 자신의 헤지펀드 알라메다 리서치에 유용한 것이 발각됐다. 32조 원 규모의 사기였다. SBF는 2024년 사기·자금세탁 혐의로 25년 형을 선고받았다.

 

경영 실패가 아니라 처음부터 범죄였다는 점에서 다른 파산과 다르다. 고객 예치금이 범죄에 쓰인 경우, 구조조정으로 살릴 방법이 없다.

 


살아나는 기업과 사라지는 기업

  ⓒ 데일리안 기사  
  ⓒ 데일리안 기사  

살아나는 기업의 공통점

핵심 사업의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크다.

GM은 공장·브랜드·기술을 팔아서 받는 돈보다 계속 영업하는 게 더 가치가 있었다. 쌍용차도 마찬가지였다. 법원과 채권자가 살리는 쪽을 선택한 이유다.

 

인수자가 나타난다. 아무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으면 결국 청산이다. KG그룹이 쌍용차를,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샀다. 스토킹호스(Stalking Horse) 방식이라고 불리는 사전협의 인수자 방식도 국내에 도입됐다.

  ⓒ 한겨레 기사  
  ⓒ 한겨레 기사  

사라지는 기업의 공통점

사업 자체가 구조적으로 망가졌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했을 때, 전 세계 글로벌 해운 동맹에서 이미 퇴출됐다. 회생계획을 짜도 영업망 자체가 없었다.

 

사기·범죄가 개입된 경우. FTX처럼 고객 자금이 이미 사라진 경우, 구조조정의 전제인 계속기업가치가 없다.

첨부 이미지

직원들은 어떻게 되는가

기업이 망하면 직원들이 가장 먼저 피해를 입는다. 임금체불, 퇴직금 미지급이 발생한다.

 

임금채권보장법은 이를 일부 보호한다. 도산한 기업에서 임금·퇴직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에게 정부가 체당금을 대신 지급하는 제도다. 2024년 8월 법 개정으로 대지급금 미납 사업주의 신용정보 제공 규정이 추가됐다.

 

체당금에는 한도가 있다. 모든 임금을 다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체불 금액이 크거나 재직 기간이 길면 받지 못하는 금액이 생긴다.


워크아웃은 채권단이 살려주는 것이고,
법정관리는 법원이 살려주는 것이고,
파산은 끝내는 것이다.

 

살리느냐 포기하느냐의 기준은 나름 단순하다. 살아있을 때 가치가 청산했을 때 가치보다 크면 살린다. 그렇지 않으면 포기한다. 그 판단에 정치·경제적 고려가 개입하고, 세금이 개입하고, 노동자의 삶이 걸린다.

 

JTBC가 살아남을지, 한진해운처럼 사라질지는 아직 모른다. 결국 살릴 가치가 있는가에 대한 대답이 나와야 할 것이다.


본 글의 법령·제도 관련 내용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통합도산법), 기업구조조정 촉진법(기촉법), 서울회생법원 공식 안내, 임금채권보장법(2024년 8월 개정)을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워크아웃 성공률, 법정관리 소요 기간 등 일부 통계는 확인 가능한 공개 자료 기준이며 추정치를 포함합니다. 해외 사례 수치는 각 사의 공시 및 주요 언론 보도 기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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