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마리 비버들의 낙하산 투하 작전!

이왜진...? 비버들이 낙하산을 타고 내려왔다니까요?

2025.09.27 | 조회 1.69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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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마스코트라면 아무래도 그루트겠죠? 하지만 전 항상 로켓을 더 귀여워 했습니다. 생긴 건 조그맣고 귀여운 라쿤인데, 한 성깔 하면서 기관총을 갈기는 게 너무 매력적이잖아요. 그래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가 로켓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라 더 좋았습니다.

작지만 강한 친구 로켓
작지만 강한 친구 로켓

그런데 현실에서도 귀엽게 생긴 동물에게 그에 어울리지 않는 거친 장비가 조합된 적이 있습니다. 미국 아이다호에서 비버 76마리가 낙하산을 타고 하늘에서 내려온 사건입니다.

제가 바로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 비버입니다.
제가 바로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 비버입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아이다호 주의 농촌 지역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주했습니다. 문제는 그 지역에 원래 살던 비버들이었습니다. 비버들은 나무를 베어 댐을 만드는 습성이 있습니다. 이런 습성이 주민들에게 재산 피해를 입혔습니다. 주민들은 민원을 쏟아냈습니다.

1948년 당시에도 죄없는 비버를 죽인다는 선택지는 너무 끔찍했습니다. 오히려 미국 내무부는 1936년부터 꾸준히 아이다호에 비버를 이주시키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모피 때문에 남획되어 개체 수가 줄어든 비버를 지키기 위함이었습니다. 그 때에도 이미 비버들이 습지 생태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건 알려져 있었습니다. 비버들은 침식을 줄이고, 물의 질을 개선하고, 새와 물고기의 서식지를 만들어 주는, 생태계에 꼭 필요한 존재였습니다.

다음 선택지는 비버들을 적당한 곳으로 옮기는 것이었습니다. 민원도 해결하면서, 애꿎은 비버의 생명도 지킬 수 있을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비버를 이주시키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비버들을 옮기기 위해서는 트럭, 말, 노새 등에 비버를 옮겨 실어 가며 산악 지대를 넘어야 했습니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비버들이 햇빛을 너무 많이 쬐어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먹이조차 거부할 정도였습니다. 당연히 사망률도 높았습니다.

그 때 한 직원이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을 치르고 남은 낙하산을 활용해 비버를 투하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첨부 이미지

이 작전을 위해 특수한 나무 상자가 설계되었습니다. 이 상자는 바닥에 떨어지면 그 충격으로 자동으로 열리는 구조를 하고 있었습니다. '제로니모'라는 이름을 가진 비버로 테스트가 진행되었고, 비버 공중 투하 작전은 충분히 가능해 보였습니다.

결국 1948년 8월 14일부터 며칠 동안, 총 76마리의 비버가 낙하산으로 초원에 투하되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이 중 75마리의 비버가 무사히 착륙했습니다. 단 1마리의 비버가 낙하 도중 상자를 열고 탈출하려다 추락해 사망했습니다.

이후에도 비버 이주는 일어났지만, 낙하산을 이용한 비버 이주는 이 때 뿐이었다고 합니다. 이유는 찾지 못했지만, 아무래도 지금은 육로를 이용하는 게 더 경제적인 방법이 되지 않았을까요?

실제로 이 때 작전이 어떻게 진행됐었는지는 아래 영상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정말 이게 어떻게 AI 합성 영상이 아닌 건지, 보고도 못 믿겠는 모습입니다.

실제로 낙하산으로 낙하하는 비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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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노트, 고기비가 내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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