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퍼드 대학의 바바라 블록(Barbara Block) 교수는 1999년부터 백상아리들에게 전자 태그를 부착해 그들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며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그러다 신기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캘리포니아 연안에 사는 백상아리들이 묘하게도 특정 시기가 되면 한 달이나 헤엄쳐서 특정 해역에 모여 들었던 것입니다. 멕시코의 바하 칼리포르니아와 하와이 사이에 있는 이 해역을 바바라 블록은 '백상아리 카페(White Shark Café)'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당시 과학자들은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위성 사진으로 보았을 때 이 해역은 별다른 먹을 거리가 없는, '해양 사막'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캘리포니아 연안에는 이미 맛있는 먹이가 넘쳐나는데, 태평양을 마음대로 헤엄칠 수 있는 백상아리들이 왜 한 달이나 헤엄쳐서 사막까지 갔던 것일까요?
어쩌면 이 해역은 상어들의 소개팅 명소일 수도 있었습니다. 수컷 백상아리들은 카페에 도착하면 수심 420미터까지 잠수했다가 올라오기를 반복합니다. 이 행동은 하루에 140번까지도 되풀이됐습니다. 반면 암컷 백상아리들은 그런 행동을 보이지 않습니다. 혹시 수컷 백상아리들이 매력을 어필하는 시간이었던 걸까요?
여러 궁금증을 갖고 2018년, 연구팀은 직접 배를 타고 이 미스터리한 카페로 향했습니다. 그곳에서 그들은 잘못 알고 있었던 사실을 확인합니다. 위성사진으로는 삭막해 보였던 이곳에 실제로는 100종 이상의 심해어와 오징어가 서식하고 있었습니다. 해양 사막보다는 오히려 해양 오아시스였던 것입니다. 이 생물들은 낮에는 빛이 닿지 않는 깊은 바다에 숨어있다가 밤이 되면 따뜻한 수면 가까이 올라오는데, 백상아리들은 이런 수직 이동 패턴에 맞춰 사냥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수수께끼가 완전히 풀린 것은 아닙니다. 한 달은 헤엄쳐야 도착할 수 있는 곳에 대해 백상아리들은 어떻게 알고 있고 정보를 공유하는 걸까요? 먹이를 따라 오르락내리락 하는 거라면 왜 하루에 140번이나 되풀이하는 걸까요? 왜 수컷들만 오르내리고 암컷들은 그런 행동을 보이지 않을까요?
더 알아보기
Wikipedia, White Shark Café
LIVESCIENCE, White Shark Café: The mysterious meeting spot for great whites in the middle of the Pacific Ocean
Vice, We Now Know Why Great White Sharks Gather In a Mysterious Ocean Vo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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