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왕초보탈출

기름값이 오르면 내 주식은 왜 떨어질까?

주식왕초보탈출 Ep.8

2026.03.16 | 조회 2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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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주식하는피터입니다.

지난 2주간, 코스피가 6,300에서 5,100까지 빠졌습니다. 하루 만에 8% 급락, 서킷브레이커 발동까지. 뉴스를 켜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유가 100달러 돌파" 같은 단어들이 쏟아지는데, 정작 이게 내 주식과 무슨 관계인지 잘 모르겠다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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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는 매크로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습니다. 많이 올랐으니 많이 빠진 것이 맞다는 생각이 큽니다. 하지만 '유가 상승'은 금리와 유사하게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는 요소 중에 하나이고 기업의 구조적인 변화를 줄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한번 다뤄보고자 합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① 전쟁이 시작됐다: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했습니다.

② 석유 수송로가 막혔다: 이란이 보복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했습니다.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20~25%가 통과하는 핵심 수송로입니다.

③ 유가가 급등했다: 공급 차질이 현실화되면서 WTI 유가가 한때 배럴당 111달러까지 상승했습니다.

 

핵심은 호르무즈 해협의 전략적 중요성입니다. 폭 33km의 좁은 해협으로, 하루 약 2,000만 배럴의 원유가 통과합니다. 사우디, UAE, 이라크, 카타르 등 주요 산유국의 수출이 이 해협에 집중되어 있고, 2024년 기준 이곳을 통과하는 원유의 약 84%가 아시아 시장으로 향합니다. 한국의 경우, 중동산 원유 수입의 99%가 이 해협을 경유하는 구조입니다.

 

유가 상승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경로

1단계: 기업 원가 상승 → 이익 감소

한국은 원유를 전량 수입하는 나라입니다. 유가가 오르면 기업들의 비용 구조가 직접적으로 악화될 수 밖에 없습니다.

 

  • 제조업: 전기료, 원자재 운송비 상승
  • 유통·물류: 배송 단가 상승
  • 석유화학: 원료 가격 상승

 

비용이 올라가면 기업의 영업이익이 줄어들고, EPS(주당순이익) 전망이 하향 조정됩니다. 지난 시간에 다뤘던 PER(주가수익비율)을 떠올려 보시면, EPS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순간 투자자들은 선반영하여 주식을 매도합니다. 실적이 실제로 나빠지기 전에 주가가 먼저 빠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2단계: 물가 상승 (인플레이션 압력)

유가 상승의 영향은 기업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소비자 물가 전반으로 전이됩니다.

주유비, 택배비, 난방비, 식료품 가격까지, 운송비가 제품 가격에 반영되면서 물가가 전반적으로 오르게 됩니다. 이것이 인플레이션입니다.

 

3단계: 통화정책 경직 (금리 인하 제약)

사실 최근까지 금리 인하 기대감은 주식시장의 중요한 상승 동력이었습니다. 미국 연준은 2025년 하반기에 세 차례 연속 금리를 인하해 3.5~3.75%까지 낮췄고, 한국은행도 2024년 10월 이후 총 100bp를 인하해 기준금리를 2.5%까지 내렸습니다. 시장은 2026년에도 추가 인하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유가 급등이 이 흐름에 제동을 걸고 있습니다. 물가가 다시 오르는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금리를 추가로 내리면, 유동성이 풀려 인플레이션을 더 자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한국은행은 2월 회의에서 여섯 번째 연속 동결을 결정했고, 성명에서 추가 인하를 고려한다는 문구 자체를 삭제했습니다. 미국 연준 역시 3월 18일 FOMC에서 동결이 유력하며, CME FedWatch 기준 동결 확률이 92%를 넘고 있습니다.

경기 둔화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 이를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라고 합니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려도, 내려도 문제가 되는 환경이기 때문에, 주식시장에 가장 불리한 매크로 조건입니다. 연초만 해도 "금리 인하 → 유동성 장세"를 기대했던 시장이, 유가 한 변수로 인해 그 시나리오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겁니다.

 

4단계: 외국인 자금 이탈

유가 급등에 환율 불안까지 겹치면,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한국은 리스크 대비 매력이 떨어지는 시장이 됩니다.

 

  • 원유 전량 수입국 → 유가 상승 시 경제 펀더멘털 직격
  • 원화 약세 → 환차손 리스크 확대
  •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주는 유동성이 풍부해 리밸런싱 시 가장 먼저 매도 대상이 됨

 

실제로 이번에도 외국인의 대형주 중심 순매도가 코스피 급락의 주요 수급 요인이었습니다.

 

전체 흐름 정리

복잡하게 느껴지셨다면, 이 흐름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기름값 폭등 → 기업 비용 상승 → 이익 감소 → 물가 상승 → 금리 인하 어려움 → 외국인 매도 → 주가 하락

결국 기름값이 오르면 이 도미노가 연쇄적으로 쓰러지면서, 석유와 직접 관련 없는 기업의 주가까지 영향을 받는 겁니다.

 

투자자로서의 대응

첫째, 패닉셀 하지 마세요.

역사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에 의한 급락은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회복되었습니다. 이번에도 코스피가 5,100까지 빠졌다가 5,487까지 반등 중입니다. 물론 과거가 미래를 보장하지는 않지만, 공포에 의한 매도는 대개 최악의 타이밍이 됩니다.

 

둘째, 나의 종목이 '왜' 빠졌는지 구분하세요.

이번 하락은 시장 전체의 리스크 회피(Risk-off)에 의한 것이지, 개별 기업의 펀더멘털이 훼손된 것이 아닙니다. 경제적 해자가 견고하고, 매출과 이익이 성장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시장 안정 시 회복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이번 하락을 계기로 내 종목의 사업 구조가 유가에 얼마나 민감한지 점검해 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셋째, 뉴스 소비를 조절하세요.

"유가 200달러 간다", "제2의 오일쇼크" 같은 헤드라인은 클릭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지, 투자 판단의 근거가 되기 어렵습니다. 이럴 때는 시장의 노이즈를 당분간 피하는 것도 좋습니다. 중요한 건 내가 투자한 기업의 본질적 가치가 이 상황에서 실제로 얼마나 영향을 받는지를 냉정하게 따져보는 것입니다.

 

요약

  1. 유가 상승은 한국 기업의 비용 증가 → 이익 감소 → 주가 하락 압력으로 이어진다.
  2.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 인플레이션)은 주식시장에 가장 불리한 매크로 환경이다.
  3. 지정학적 리스크에 의한 급락에서는 패닉셀보다 관망이 유리한 경우가 많다.
  4. 내 종목의 경제적 해자와 성장성이 건재한지 확인하는 것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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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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