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스포트]는 연극과 뮤지컬로 일상을 채우는 자매가 깊은 취향들을 담아 보내는 다정한 편지예요. 관극 기록과 소식, 취향별 추천을 담아내지만 결국 저희가 나누는 건 무대가 남긴 생각과 감정 그리고 삶의 이야기랍니다. 무대를 핑계 삼아 세상을 바라보는 수많은 시선을 함께 나누고 싶을 뿐이니까요.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날엔 아늑한 아지트 [포코피카]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참, 편지가 닿을 머묵이들에게는 친근하게 반말로 보낼게요 ෆ

이번 주 뉴스레터 미리보기 👀
✦ 10월 관극 정산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 이끼숲, 더 헬멧, 헬스키친
슬립노모어, 새, 유츄프라카치아, 돌쇠전, 섬: 1933~2019
내게 빛나는 모든 것, 문라이트 오키나와
트로피 보이즈, 클로저, 송별회, 남벌
✦ 11월 취향별 추천
꽃의 비밀, 이끼숲, 트로피 보이즈, 네이처 오브 포겟팅
✦ 지난주 • 트로피 보이즈, 클로저, 송별회, 남벌
✦ 티켓팅&공연 일정
✦ 공연 개막 소식



🎭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 | 사랑 이야기는 재밌어 -`♡´-
🎶 이끼숲 | 밤티 영상 좀 어떻게 ,, 넘버는 좋다
🎭 더 헬멧 | 왜 다들 서울 스몰 스몰하는지 이해 완
🎶 헬스키친 | 주크박스 뮤지컬임에도 노래를 잘 몰라서 한국어 번역이 어색하지 않았다
🎭 슬립노모어 | 노베이스로 간 사람들의 최후 - 뭔지 모르겠다.. 그런데 좋네? 이게 이머시브다
🎭 새 | 2층 낭독극은 매우 졸리다 ⸝⸝ 불어 ASMR ⸝⸝
🎭 유츄프라카치아 | 사랑은 사랑으로 이어진다
🎶 돌쇠전 | 사랑 이야기는 재밌어 -`♡´- 222
🎭 섬: 1933~2019 | 오랜만에 다시 보니 너무너무너무 아름다운 작품 (˘ㅅ˘ƪ)
🎭 내게 빛나는 모든 것 | 객석에선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극장을 나온 뒤 삶 곳곳에서 함께하는 작품
🎭 문라이트 오키나와 | 작가와 맞지 않는다는 걸 굳이 또 보고 깨달았다
🎭 트로피 보이즈 | 왜 여성이 연기해야 하는지 확실히 보이는 기대만큼 좋았던 작품
🎭 클로저 | 사랑 이야기는 재밌어 -`♡´- 333
🎭 송별회 | 악기 활용이 조금 아쉬웠지만 전하려는 마음과 메시지는 좋았다
🎶 남벌 | 고퀄리티 연출과 영상미, 앙상블



킬링타임 형
가벼운 마음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코믹
[꽃의 비밀]
내용도 어렵지 않고 가볍게 보기 좋아. 갑작스러운 사고로 사라진 남편들의 보험금을 타 내기 위해 네 아내가 각자의 남편으로 남장하여 하루 동안 속여야 하는 해프닝을 담은 코미디극이거든. 작년에 봤을 때 전체적으로 중년 관객이 많았고, 모두 만족스럽게 관람하는 것처럼 보였어. 우리도 부모님께 지금까지 대극장부터 나름 이것저것 많은 공연을 보여드린 편인데, 가장 재밌고 좋았던 연극이라고 하셨거든. 부모님과 가볍게 볼 연극을 찾고 있다면 추천이야.
힐링형
[이끼숲]
천선란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야. 지상이 멸망한 미래, 땅속 계획도시에서 살아가는 친구들의 사랑과 연대를 보여주지. 솔직히 말하면 각색이 잘 된 작품이라고 생각하진 않아.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넘버가 좋고,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뚜렷해서 보고 나면 훈훈한 감정을 느낄 수 있어.
몰입형
공연이 끝난 후, 깊은 생각을 하고 싶을 때 #여운
우리는 아래와 같은 내용을 보고 예매했던 작품이라 해당 부분을 발췌해 왔어. 또, '날카롭고 파격적인 블랙코미디'라고 적혀 있긴 하지만, 블랙에 더 초점이 맞춰졌다고 느꼈지.
피지컬 씨어터라는 장르로 분류되는 작품이야. 대사가 거의 없고, 움직임으로만 표현하는 극이라 색다른 예술 한 편을 보는 기분이지. 알츠하이머를 겪는 주인공의 쇠퇴하는 기억 속에서 빛나던 순간들을 무대 위에 신체 언어로 재구성해 내. 나는 같은 창작진의 <BIRTH>로 피지컬 시어터를 접했었는데, 비슷한 연출일 수밖에 없겠다고 느꼈어. 또, 오롯이 몸짓으로만 표현하는 게 다소 취향에 맞지 않을 수 있지만, 연극이 얼마나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작품이라 한 번쯤은 경험해 볼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해.


머묵이들 👻 벌써 2026년도 두 달밖에 남지 않았대 .. 믿을 수가 없어 꿈을 꾸는 걸까 .. 늘 그렇지만 10월은 유독 빠르게 지나간 거 같은 기분이야. 10월 관극 정산하다 보니 '이게 10월이었다고?' 싶은 작품이 많았거든. 11월은 부디 천천히 지나가길 바라며, 부쩍 추워진 요즘 모두 감기 조심하고 따뜻하게 한 달을 시작해 보자 ⊹♡
이번 달에 제일 기대했던 작품은 〈트로피 보이즈〉였어. 총첫을 보러 가게 돼서 설렘이 더 크기도 했고. 위에서 언급했듯이 남학생 역할을 처음부터 여성 배우만 연기하도록 설정한 게 궁금했거든. "페미니즘은 실패했다"라는 주제로 토론을 한다는 것도 재밌어 보였고. 극 초반에는 춤이나 연출이 과장된 남성성을 드러내서 살짝 거북하기도 해. 앞서 취향별 추천에서 언급한 〈꽃의 비밀〉에서도 여배우들이 남성의 모습을 과장되게 연기할 때 여자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
극 중간 지점에 어떤 메시지 하나로 분위기가 반전돼. 작품 자체가 "페미니즘은 실패했다"라는 주제로 토론하는 게 아니라 각자가 자신들을 변호하는 모습이 토론의 형태를 띠는 것처럼 느껴졌어. 툭 던져진 한 문장으로 남성 누구나 가해자의 위치에 설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게 참 씁쓸하면서도 불쾌하고, 먹먹해지더라고. 동시에 성적으로 약자일 수밖에 없는 여성의 현실을 대조적으로 보여주며 페미니즘이 여전히 필요한 이유를 전한다고 생각했지. 특히 정가희 배우와 김별 배우는 진짜 남학생으로 보일 정도로 연기가 리얼하더라.
〈송별회〉는 서면 인터뷰를 진행하며 알게 된 작품이고, '사운드힐링테라피극'이라는 점이 흥미로웠어. 명상 악기들로 구성된다고 하길래 요가 선생님과 보러 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함께 보러 갔지. 우리는 싱잉볼 정도만 아는 악기였는데 역시 선생님은 모든 악기를 다 알고 계시더라고. 극과 별개로 아주 인상 깊었던 지점은 소극장 그 불편한 의자에도 불구하고, 정말 꼿꼿한 바른 자세로 완벽하게 몰입해서 보시던 선생님의 모습🧘🏻♀️하랑은 옆옆에 앉았는데도 바른 자세가 느껴졌다고.
우리도, 선생님도 악기를 어떤 방식으로 사용할지 궁금했는데, 내용과 악기 연주가 따로 노는 느낌이라 조금은 아쉬웠어. 차라리 전체적으로 악기 연주가 극 속에 자연스럽게 함께 스며들었거나 공연 시작 전 프리쇼 형식으로 악기를 소개해 주는 시간이 있으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 그래도 매번 공연이 끝난 후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한다고 적혀있더라고? 마침 악기 연주의 의미를 물어본 관객 덕분에 답변을 들으니 더 잘 이해돼서 좋았어.
결국 '세상을 떠난 사람이 무엇을 원할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전하는 게 좋았어. 10월에 마침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를 보고 아빠에게 추천해 주려고 이야기하다 문득 부모님께 물었거든(사실 예전부터 묻고 싶었는데 타이밍이다 싶었지). 엄마 아빠는 할머니 할아버지 보고 싶을 때 어떻게 하냐고. 나는 유치원 졸업식 예행연습을 하면서도 눈물을 펑펑 쏟아 선생님이 엄마에게 전했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참 어렸을 때부터 한결같이 이별을 잘 견디지 못하는 사람이거든.
아빠가 그랬어. 예전에는 멀리 떨어져 있으면 연락도 못 하고 지내지 않았냐고. 똑같은 거라 생각하신대. 지금은 멀리 떨어져 있다 생각하고, '언젠가는 다시 만나겠지'라고 여긴다고. 아빠의 답변을 들으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더라. 이렇게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마음이야말로 남겨진 사람들이 떠난 사람들을 추억하는 가장 따뜻한 사랑이 아닐까 싶어.
〈남벌〉은 지난 레터 [공연 소식] 부분을 작성하며 조금 찾아봤을 때, 정말 방대한 규모의 만화인 걸 알게 됐어(시놉시스만 봐도 느껴지더라). 장면 하나하나 떼어놓고 보면 괜찮고, 원작 만화의 작화를 활용한 영상이 무대 장치랑 어우러져 시각적으로 엄청 멋있고, 앙상블 배우들도 잘해. 다만, 방대한 원작을 압축하다 보니 전체적으로 내용이 매끄럽지 않아 이해가 잘되지 않았어. 앞서 언급한 〈이끼숲〉도 그렇고 원작이 있는 작품을 각색할 땐, 제발 원작을 안 본 관객의 눈높이에서도 (완벽히) 이해될 수 있도록 극을 만들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





지난주엔 〈피장파장의 오류〉, 〈장소〉, 〈얼음나무의 숲〉, 〈풍월주〉, 〈샤이닝〉, [안트로폴리스Ⅴ] 안티고네/에필로그, 〈언더 문보우〉, 〈에릭 사티와 벨 에포크의 예술가들〉, 〈두 번째 아이〉, 〈슛 더 크로우〉가 캐스트를 공개했어. 〈하트셉수트〉는 공연 일정만 공개했고.
엄청 많이 공개했지. 요즘 극이 너무 많은 거 아닌가 싶어 ••• 이 외에 리딩 공연도 참 많이 올라오고. 한참 리딩도 보러 다니던 때가 있었는데. 아무튼 아직까진 이 많은 작품 중에 딱히 끌리는 게 없다는 점이 가장 슬픈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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