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스포트]는 연극과 뮤지컬로 일상을 채우는 자매가 깊은 취향들을 담아 보내는 다정한 편지예요. 관극 기록과 소식, 취향별 추천을 담아내지만 결국 저희가 나누는 건 무대가 남긴 생각과 감정 그리고 삶의 이야기랍니다. 무대를 핑계 삼아 세상을 바라보는 수많은 시선을 함께 나누고 싶을 뿐이니까요.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날엔 아늑한 아지트 [포코피카]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참, 편지가 닿을 머묵이들에게는 친근하게 반말로 보낼게요 ෆ

이번 주 뉴스레터 미리보기 👀
✦ 지난주 • 내게 빛나는 모든 것, 문라이트 오키나와
✦ 티켓팅&공연 일정
✦ 공연 개막 소식


머묵이들 안녕 👻 지난주에 처음으로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참여해 줘서 정말 고마웠어. 응원도 함께 보내주고, 컨셉에 맞춰 반말로 적어준 머묵이까지♡ 하나하나 읽어 보며 미소가 지어지는 행복한 한 주를 보냈지. 앞으로도 더 열심히 다채로운 콘텐츠와 이벤트로 찾아올 테니 기대해 줘 ( •̀ .̫ •́ )✧
지난주엔 연극 〈내게 빛나는 모든 것〉과 SPAF 연극 〈문라이트 오키나와〉를 보고 왔어. 내게 빛나는 모든 것(내빛모)은 예전부터 궁금했던 연극인데 드디어 4년 만에 돌아왔지. 우린 관객 참여형 1인극 + 힐링극인 것만 알고 있었어. 원래 이전에 했던 배우로 보려다가 노재원 배우 궁금해서 먼저 보고, 좋으면 한 번 더 봐야지 결심했는데 더 보진 않을 거 같아😅 기대를 많이 해서 그런지 아쉬웠거든.
우선 아무리 관객 참여형이지만 내용이 너무 없는 거 아닌가 싶었어. 처음엔 관객 참여가 개인의 '빛나는 순간'을 함께 나누는 형식일 줄 알았는데, 극 중 주인공의 주변 사람이 되어 주는 거더라고(수의사, 교수님, 아빠, 여자친구 등). 상담사 역할이 가장 중요한데, 그 역할 아니고서는 큰 의미가 없는 느낌..? 그런데 그 없는 내용 중에서 싫어하는 포인트가 있다니. 슬픔에 빠진 엄마를 위해 리스트를 써 왔는데, 결국 엄마랑 같은 길을 간다는 게 사실적인가 싶으면서도 이 작품이 전하려는 것과 다르게 느껴졌거든. (A구역과 B구역 사이에 스피커가 있어서 중간에 노래 크게 나올 때 귀 터질 거 같음 주의)
그래도 극 중에서 리스트 순서는 상관없다는 말이 좋았어. 원래 버킷리스트를 적거나 기록할 때, 중요한 걸 맨 위에 적으려는 강박 때문에 시작도 못 하고 미루던 모습이 생각났거든. 그치만 무대 장치나 특별한 연출이랄 게 없는데 전석 6만 원? 너무 비싼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 이 생각은 그 후 문라이트 오키나와를 보고 바뀌는데 •••
7월 4주 레터에서 내게도 〈청새치〉 에벌린 같은 존재가 있다며 소개했던 머묵이가 있어. 우씨라 내가 우벌린이라고 칭하는데, 평소 국립극장이나 예술의전당에서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많이 보더라고. 내게 〈문라이트 오키나와〉 관심 있냐고 물어보길래 작가의 다른 작품이 취향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 작품은 다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품으며 같이 보러 갔지 ᕕ( ᐛ )ᕗ 하지만 놀랍게도 이전 작품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중간 퇴장을 하는 많은 사람을 보며 나도 매우 나가고 싶었지만, 그래도 끝까지 보긴 했어(원래 중간 퇴장은 절대 안 하는 편).
그렇게 집중이 안 돼서 다른 생각을 하다 보니 흘러 흘러 내빛모 생각이 나는 거야! '빛나는 순간 말고, 어두운 순간을 적는 것도 재밌겠다. 그럼 지금을 적을 텐데. 적은 후에 버리는 것도 좋은 방법 아닌가.' 이런 잡생각.. 원래 롤모델을 보고 배우기보다는 최악인 사람을 보며 '나는 절대 저렇게 안 돼야지'라는 다짐을 많이 하는 사람이라 비슷한 맥락 아닐까🙄 그러면서 내빛모의 가치는 여기에 있었다는 생각이 드는 거야. 공연을 보고 끝나는 게 아니라 내 삶까지 이어지도록 만든다는 것. 그 순간 공연값이라고 생각하면 비싸다고 느껴지더라도 계속해서 내 삶에도 영향을 끼친다면 그만큼 값을 지불해도 괜찮지 않나 싶더라고(물론 정가로 보라는 말은 절대 아니지만).
또, 중간에 나가는 사람도 분명 많았지만, 공연에 몰입해서 훌쩍이는 사람도 많았어. 우벌린도 그렇고. 잘 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길래 얼른 극이 끝나기만을 바랐지(우벌린은 내가 힘들어하는 게 느껴졌다고). 어떤 점이 좋은지 궁금했거든. 참, 이 점도 내가 공연을 보며 배운 점 중 하나야. 예전에는 참 취향 존중을 못하는 사람이었거든. 누군가의 취미를 무시하기도 했고, 하랑이 좋아하는 걸 보며 대체 왜 좋아하냐고 아무렇지 않게 (아니 재수 없게) 묻기도 했었지. 그런데 한 공간에서 같은 작품을 보면서 이토록 다르게 느끼는 걸 몸소 깨닫다 보니 꼭 내 생각이 옳은 게 아니란 걸 알게 됐거든.
연극이 끝난 후, 우벌린에게 어땠냐고, 왜 울었는지 물으니 호불호가 갈릴 거 같긴 하대. 내용이 어려운 건 아닌데, 은유적이고 미장센으로 점철된 작품이라 장면 하나하나에서 자신의 경험과 맞닿는 걸 발견하고 그 속으로 함께 들어가야 와 닿을 거 같다고. 우벌린이 잘 정리해서 알려주니 나는 왜 취향이 아닌지 정확하게 이해되더라. 이전에 취향이 아니라고 느꼈던 극까지도. 나와 무대의 속도나 감정선이 맞지 않을 때, '저분들은 뭐 하시지', '나는 여기 왜 있지' 이렇게 되니까 집중이 안 됐던 거야.
덕분에 갑자기 내빛모를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도 되고, 내가 어떤 작품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도 조금 더 명확해졌어. 예전에는 취향이 아닌 작품을 만나면 그냥 시간 낭비했다고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더라고. 지루함 속에서도 건져 올린 생각들이 있다면 나름 괜찮은 거 아니겠어? 내가 왜 좋아하지 않는지 고민하다 보면 오히려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더 잘 알게 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작품의 매력을 알게 되기도 하니까.
머묵이들은 어때? 취향이 아닌 작품을 만났을 때 오히려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있어? 아니면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던 작품이 있었는지도 궁금해 👀





지난주엔 〈인간실격 : 사양 편〉, 〈우주보다 멀고 빛보다 가까운〉, 〈윌리엄과 윌리엄의 윌리엄들〉, 〈아가사〉가 캐스트를 공개했어.
뮤지컬 〈우주보다 멀고 빛보다 가까운〉은 윤석원 배우의 1인극으로 아픈 아빠와 어린 딸이 등장하는 걸로 보아 가족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작품 아닐까 싶어.
뮤지컬 〈윌리엄과 윌리엄의 윌리엄들〉, 〈아가사〉는 중소극장 뮤지컬이 생소한 사람들에게 무난하게 추천해 줄 수 있는 작품으로 마침 둘 다 실화 사건을 소재로 해. 〈윌리엄과 윌리엄의 윌리엄들〉은 셰익스피어 희곡 보르티게른 위작 사건을, 〈아가사〉는 영국의 유명 추리소설 작가인 애거사 크리스티 실종 사건을 바탕으로 창작된 뮤지컬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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