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스포트]는 연극과 뮤지컬로 일상을 채우는 자매가 깊은 취향들을 담아 보내는 다정한 편지예요. 관극 기록과 소식, 취향별 추천을 담아내지만 결국 저희가 나누는 건 무대가 남긴 생각과 감정 그리고 삶의 이야기랍니다. 무대를 핑계 삼아 세상을 바라보는 수많은 시선을 함께 나누고 싶을 뿐이니까요.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날엔 아늑한 아지트 [포코피카]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참, 편지가 닿을 머묵이들에게는 친근하게 반말로 보낼게요 ෆ

이번 주 뉴스레터 미리보기 👀
✦ 8월 관극 정산
일호터널, 죽음에 관하여, 경성의 고독한 미식가들,
댄포스가 옳았다, 매드해터 : 미친 모자장수 이야기,
타인의 삶, 더 헬멧(서울), S고원에서
✦ 지난주 • 더 헬멧(서울), S고원에서
✦ 티켓팅&공연 일정
✦ 공연 개막 소식



🎭 일호터널 | 사람 냄새 나는 (옛날) 아침 드라마
🎶 죽음에 관하여 | 에피소드 형식의 웹툰을 무대화하기엔 아직 역부족 아닐까
🎭 경성의 고독한 미식가들 | 아주 특별한 경험, 하지만 특별한 사람에게만 허락되는 장면들
🎶 매드해터 : 미친 모자장수 이야기 | 여전히 넘버가 좋다
🎭 타인의 삶 | 얽히고설키는 서로의 삶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는 무엇일까
🎭 더 헬멧(서울) | 독특한 연출에 우리나라 서사라 몰입감 최상
🎭 S고원에서 | 죽음과 가까울수록 오히려 덤덤해지는 일상. 정말 그냥 일상.


드디어 거의 3주 만에! 관극을 했어. 원래 보려고 마음먹은 뮤지컬이 있었는데 결국 보진 못했고, 친한 언니가 갑자기 〈S고원에서〉 관심 있냐고 물어봐서 다녀왔어. 또, 우리가 계속 〈더 헬멧〉 언제 볼지 고민만 하고 있었거든? 타임세일을 놓쳐서 좌절하다가 마침 지난주에 또 뜬 거야. 날짜를 고르지 못하고 머뭇거리던 차에 갑자기 캐스트가 변경됐는데, 하랑이 '오? 원하던 조합이다' 하면서 하루 전에 급예매를 했어. 나는 아쉽게도 일정이 있어서 패스 (˘ㅅ˘ƪ) 관극 일정이 비어 있으니 이렇게 갑자기 보러 가는 재미도 쏠쏠하네.
참, TMI를 하나 말하자면 7월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10분 영화 만드는 프로그램에 참여 중이야. 실은 영화를 거의 보지 않는 편이지만, 연극 문법에 익숙해지다 보니 문득 영화는 어떤 방식으로 만드는지 궁금해졌거든. 수업이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달라서 아쉽던 중, 지난주에 어영부영 촬영을 마쳤어. 막상 현장에 직접 부딪혀 보니 전문적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겨우 10분짜리 영상을 찍는데도 엄청 힘들더라. 특히 여름 야외 촬영은.. 역시 난 여러모로 공연이 잘 맞는 사람이라는 걸 다시금 깨닫고, 관극이 엄청 하고 싶어졌지 🤣
하지만, 아쉽게도 〈S고원에서〉는 취향이 아니었어. 오랜만에 취향에 맞는 작품을 보면 집중도 엄청 잘 되고 좋은데 말이야 ••• 원래 죽음을 다루는 작품을 좋아하거든? 많은 창작자가 꾸준히 다루는 주제기도 하지. 다만, 나도 죽음에 관한 생각을 많이 해서 그런지 내 고민의 결에 딱 들어맞는 작품을 만나는 게 의외로 어렵더라고.
이 작품은 장기 요양 시설 로비가 배경이고, 일본 연극 특유의 분위기답게 특별한 사건 없이 그저 잔잔하게 흘러가. 원래 별일 없이 흘러가는 작품을 싫어하진 않는다고 생각했거든? 죽음과 가까울수록 오히려 덤덤해지고 평범한 일상과 다를 게 없다는 점은 잘 전달됐지만, 그 안에서 내가 새로운 깨달음을 얻기는 힘들었어. 요양 병원에 오래 계시다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떠오르긴 했지만, 그 기억에 그칠 뿐 이상으로 생각이 확장되지 않았거든.
'이전에 내가 좋아했던 잔잔한 작품들은 왜 좋았을까?' 돌이켜 보니 아무 사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일상이라도 어느 정도 나와 맞닿는 지점은 물론이고, 그 안에 내가 끼어들 틈도 있어야 했더라고. 나의 경험이나 생각을 불어넣고, 작품이 던진 이야기를 내 삶과 연결하면서 나만의 무언가를 발견하고, 확장할 때 재미를 느꼈던 거지.

16명의 다양한 인물이 나오는데 일본 이름이다 보니 기억하기 어렵기도 했고. 아재 개그는 좋아하지만 그 외 일본식 개그와 코드가 맞지 않아서 전혀 웃기지 않았어. 게다가 졸려 죽겠는데 계속 깨보려고 해도 별다른 내용이 없다 보니 잠이 깨질 않더라고(무대 위 소파에 정말 정말 눕고 싶었다고 한다). 시작 전부터 피곤해서 혹시 졸면 언니한테 깨워달라고 했거든. 언니도 중요한 장면에 깨우려고 했으나 딱히 큰 사건이 없어서 깨우기도 힘들었대😅 그래도 끝난 후 들어 보니 얼추 중요한 장면들은 잘 봤더라.
병원 로비에서 들락날락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이전에 우연히 봤던 아래 사진이 떠올랐어. 프랑스 사진작가 Marin Driguez가 벨기에 브뤼셀 생피에르 병원 응급실 대기 구역을 8개월 동안 기록한 작품이래. 누군가 잠시 머물다 떠나는 공간, 특히 병원이라는 장소가 주는 특유의 분위기와 쓸쓸함을 생각해 보게 됐지.

우리가 2022년에 처음 〈더 헬멧〉 중계를 보고, 다음 시즌엔 꼭 공연장에서 보겠다고 다짐했어. 이 작품은 연출 방식이 조금 특이하다 보니 간단히 소개하고 넘어가 볼게.
〈더 헬멧〉은 룸 서울과 룸 알레포, 두 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그리고 공연이 진행되는 무대는 스몰룸과 빅룸으로 나뉘지. 스몰룸과 빅룸은 같은 공간이지만 서로를 볼 순 없는 독특한 방식으로 공연이 진행돼.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에 보이진 않아도 희미하게 들을 순 있지. 즉, 모든 이야기를 파악하려면 총 네 편의 연극을 봐야 해.
룸 서울은 우리나라 민주화 운동 시대의 이야기고, 룸 알레포는 시리아 전쟁을 다뤄. 중계는 룸 서울만 진행했고, 빅룸의 이야기가 메인으로 진행되다 작은 화면으로 스몰룸을 보여주면서 잠깐씩 포커스가 바뀌는 방식이었어. 아무래도 우리 역사 이야기인 룸 서울이 인기가 더 많고, 그중에서도 서울 스몰룸이 티켓팅이 가장 어려운 에피소드야.
무엇보다 한 공간에서 두 갈래의 이야기가 동시에 진행된다는 설정만으로도 흥미롭지 않아? 내용을 떠나서라도 연출 기법만으로 거의 독보적인 작품 아닐까 싶거든. 빅룸은 좀 더 전체적인 시대의 이야기가 진행된다면 스몰룸은 그 시대 안에 살아가는 개개인의 서사가 좀 더 강하게 드러난대. 그러다 보니 스몰룸이 더 몰입하기 쉬워서 사람들이 특히 좋아하는 게 아닐까 싶다고. 처음에는 빅룸이 더 위압감 있다가 분위기가 환기된다면 스몰룸은 갈수록 더 깊어지는 분위기래. 얼른 나도 보고 싶다.ᐟ.ᐟ.ᐟ.ᐟ.ᐟ .ᐟ







지난주엔 소소하게 〈컴포터〉와 〈두 도시 이야기〉가 개막을 알렸어. 〈컴포터〉는 제작사 네오에서 <NEO : WAKE THE WAVE>라는 신진 아티스트 발굴 프로젝트로 진행하는 뮤지컬이야. 〈두 도시 이야기〉는 12년 만에 돌아오는 뮤지컬이라 이름만 많이 들어 보고, 정작 어떤 작품인지는 몰라서 궁금하긴 해.
이번 주는 티켓팅 일정과 공연 소식도 별로 없더라고. 티켓팅 일정을 확인하면서 흥미로운 연극들을 발견해서 소개할까 해! 모두 짧게 하는 연극들이라 당장 홈페이지에는 올리지 않지만, 이 중 몇 개는 보러 가지 않을까 싶어.
〈Lithobiosis〉 작품은 '반려돌 문화에서 출발하여 ・・・'를 보자마자 흥미가 생겼다가 '대사 없이 움직임, 오브제, 음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라는 설명을 보니까 모 아니면 도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라고. 다르긴 하지만 〈땅 밑에〉라는 작품을 기대하며 봤다가 실망했던 적이 있어서.
〈오함마백씨행장 완판본〉는 '한 노동자의 죽음을 이야기하는 이 작품은 배우 홀로 무대를 채우는 1인극으로, 빛과 그림자, 그리고 오브제를 통해 깊은 울림을 전합니다.' 이 설명을 보고 궁금해졌고. 〈곱을락〉은 '이머시브 및 인터렉티브 공연', '제주 4.3 사건' 이 두 단어만 보고도 이머시브 연극 〈나는 광주에 없었다〉 생각나면서 보고 싶어졌어!

오늘 픽스포트 어땠어?
어떤 얘기든지 보내주면 힘이 될 거야 ⊹♡
칭찬도 바라는 점도 아쉬운 점도 아무 말도 모두 좋아 🤗
편지 밖에서 나누는 또 다른 이야기들 💬
픽스포트 • ᴘɪᴄᴋꜱᴘᴏᴛ
포코피카 • ᴘᴏᴄᴏꜰɪᴋᴀ
공간 소개 | 인스타그램
우리랑 함께 재밌는 일을 꾸며보고 싶다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