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줍레터] Vol. 10 쓰줍게의 색깔

2025.07.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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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줍게의 뉴스레터

쓰줍게가 운영하는 환경 뉴스레터입니다🦀

쓰줍게쓰줍레터

2025. 7. 14.
Vol.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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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RATION
쓰줍게가 모은 콘텐츠

Northfacegawd - 자연보호 (Feat. J-Tong) 뮤직비디오
Northfacegawd - 자연보호 (Feat. J-Tong) 뮤직비디오

그냥 제가 하는 게 사람들에게 재미있고 가볍게 비쳐졌으면 좋겠어요. 어려운 환경 운동이 아니라, 재밌는 문화면서 일상이 됐으면 좋겠어요. 채집과 수렵활동이 인간의 가장 본능적인 부분을 건드린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 쓰레기 줍기도 일종의 수렵 활동이거든요. 쓰레기를 줍고 쌓인 쓰레기를 보면 엄청난 내적 행복감이 들어요. 영혼이 살찌는 느낌. 쓰레기를 줍는 것이 지구를 위한 것도 있지만 자신을 위한 거라고 생각해요.

제이통, 래퍼

 

 

몇 년 전 인터넷에서 아주 특이한 노래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자연보호'와 '지구보호'를 연신 외쳐대는 중독적인 후렴구, "알맹 상점 가져가면 지구가 기분 좋아"와 같이 웃음을 자아내는 가사들. 래퍼 노스페이스갓과 제이통의 '자연보호'라는 노래입니다. 비치코밍 장면을 담은 뮤직비디오도 인상적이었어요. 당시 환경에 관심 있던 사람들의 이목을 단숨에 끌었죠.

제이통은 원래부터 자연이라는 키워드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던 아티스트입니다. 자연과의 공존을 모토로 한 '솔방울 연구소'라는 개인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고, 얼마 전인 7월 8일에는 환경을 주제로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까지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환경을 주제로 한 인터뷰도 여러 개 찾아볼 수 있있었어요. 인터뷰에서 제이통은 자신이 환경에 관한 행보를 걷는 이유를 위와 같은 말로 설명하는데요. 쓰줍게가 그간 꾸준히 이야기한 생각들과 정말 비슷한 것 같아 많은 공감이 되었습니다.

이 링크에서 직접 확인해보세요!

 

 


ESSAY
쓰줍게의 색깔

 

 

  하나의 채널을 운영할 때면 그 채널만의 색깔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어떤 콘텐츠를 올릴까.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은 무엇일까. 우리만이 만들 수 있는 것들로는 뭐가 있을까. 우리의 콘텐츠를 보는 사람들이 우리를 어떻게 바라본다면 좋을까. 채널을 만든 초창기부터 던져온 질문들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이어나갈 생각들이기도 하고요. 열심히 콘텐츠 하나하나에 집중하다가도, 잠시 한발 물러나 큰 방향을 바라보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색깔은 무엇인가요? 우리는 무엇을 하고싶어 하는 것인가요?

  우리 자신에게 던진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처음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었습니다. 쓰줍게는 2023년 로스쿨 기숙사의 작은 방에서 시작된 채널입니다. 멤버 한 명이 학교 근처 골목길에 버려진 담배꽁초와 쓰레기를 치웠던 것이 시작이었어요. 초창기 쓰줍게는 일주일에 1~2번 꾸준히 쓰줍/플로깅을 하고, 이를 인증하는 간단한 형태로 운영되었습니다. 애초에 쓰줍게라는 이름도, '쓰레기 줍는 계정'을 줄인 단순한 작명이었어요.

  생각보다 적지 않은 관심이 모였습니다. 팔로워가 꾸준히 증가했고,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생겼죠. 이때의 쓰줍게는 한 지역에서만 활동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지도 위에 쓰줍게가 쓰레기를 주운 곳을 스티커 형식으로 표시하기 시작했습니다. 날이 지나며 스티커는 점점 지도 위를 빼곡하게 채우기 시작했죠. '쓰줍 아카이브'라는 색깔을 띠게 된 것입니다. 저희도 쌓여가는 스티커들을 보며 왠지 모를 뿌듯함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약간의 시간이 지나고, 쓰줍게 멤버들 모두가 본격적으로 수험에만 매진해야 하는 시기가 왔습니다. 현실적으로 쓰줍을 나가기는 어렵게 된 상황이었습니다. 이때쯤 고민이 찾아왔습니다. 지금과 같은 형태로 운영을 이어나갈 수 있을까? 운영이 어렵다면 계정을 중단해야 할까? 저희가 내린 결론은 활동을 지속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단, 지금과 같은 형태에선 변화가 필요했죠.

   쓰줍게가 새롭게 띤 색깔은 '실천 아카이브'였습니다. 환경에 도움이 되는, 아주 사소한 습관들을 실천해보고 이를 기록하기로 한 것이죠. 습관은 꾸준함을 필요로 하지만, 하루 단위로만 본다면 아주 짧은 시간만으로도 충분히 만들어갈 수 있는 성질의 것이었습니다. 수험생활에 방해가 되지 않으면서도, 의미 있는 기록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수험생활을 하면서도 시도해볼 수 있는 습관과 실천이라면, 누구에게도 자신 있게 권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그렇게 '쓰줍게의 실천일지'가 시작되었습니다. 플라스틱 컵 안 쓰고 텀블러 사용하기, 자원회수 프로그램 참여해보기 등등의 습관을 기록해나갔죠. 시간을 많이 들이지 않아도 해볼 수 있는 실천도 곁들였습니다. 대나무 칫솔과 고체치약을 구입해 써 보고,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를 사용해보고, 대학마다 설치된 재활용 분리수거 로봇을 찾아가보기도 했죠. 덕분에 활동을 중단하지 않고 운영을 이어갈 수 있었고, 감사하게도 많은 응원을 받을 수 있었어요.

   다행히 멤버 모두가 한 번에 시험에 합격해, 변호사의 자격을 얻게 되었습니다. '현생에 지친 로스쿨생들이 운영하는 쓰레기 줍는 계정'에서, '현생에 지친 변호사들이 운영하는 쓰레기 줍는 계정'으로 소개를 바꾸었죠. 수험생활에서 벗어나고 여러 콘텐츠를 새로 시도했습니다. 환경에 관한 에세이를 쓰기도 하고, 뉴스레터를 발행하기도 했어요. 텀블러 테이크아웃 시 할인되는 카페들을 찾아가 보고 아카이브화하기도 했죠. 환경을 큰 주제로 하되, 최대한 다양한 콘텐츠를 넓게 시도했습니다.

  여러 시도를 해보며 다시금 저희만의 색깔을 고민하는 시기가 왔습니다. 쓰줍게는 저희만의 전문성을 살려, 환경을 주제로 한 법률 콘텐츠를 앞으로 꾸준히 발행할 계획입니다. 이미 최근 몇 가지 주제를 다루었는데요. 몇 주 전엔 '환경범죄와 형사처벌', 지난 주엔 '환경오염피해와 손해배상'에 관한 콘텐츠를 나누었습니다. 이번 주에는 '쓰레기 무단투기에 대한 제재'를 주제로 여러 나라들의 법을 비교해볼 생각이에요.

  이러한 콘텐츠는 그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것들입니다. 환경과 법을 연결하는 시도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에요. 그러나 대체로 깊이가 너무 얕고 단순 흥미에만 치중했거나, 반대로 비전문가는 이해하기조차 어려운 난이도의 것들이었죠. 이 간극을 보며 쓰줍게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소한의 깊이를 유지하면서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진입장벽을 낮춘, 쓰줍게만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새롭게 쌓아가고 싶다는 바람입니다.

   미래에 쓰줍게가 어떤 색깔을 띠게 될 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때그때 저희의 상황과 관심에 맞게, 적절한 색깔을 고민하고 만들어나갈 뿐이죠. 그럼에도 지금 우리가 어떤 색깔을 가지고 지속할 것인지는 매우 의미 있는 논의라고 생각하고, 특히 깊은 관심을 가져주시는 구독자 여러분들께는 저희의 생각을 꼭 전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응원해주시는 만큼 저희가 하고 싶은 것들, 해 나갈 것들에 대해 소상히 말씀드리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항상 전해주시는 관심과 응원에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해드립니다. 쓰줍게는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활동을 이어가보겠습니다! 

 


ARCHIVE
쓰줍게가 주운 쓰레기

첨부 이미지

 

1.

포항에서의 쓰줍

포항에서 두 번의 쓰줍을 했습니다. 동네 근처에 하천을 보며 산책할 수 있는 작은 길이 있습니다. 한 번은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쓰줍을 했어요. 맥주 캔, 테이크아웃 컵, 막걸리 술병까지 다양한 쓰레기를 주웠습니다.

6월 16일에는 골목길 밤 산책을 하며 쓰레기를 주웠습니다. 보도 한가운데 모두가 보라는듯 놓여있는 테이크아웃 컵... 똑같은 곳에 또 놓여있던 맥주 캔까지, 주워도 어느새 돌아와버리는 길거리에 안타까워 하다가. 그럼에도 보인 것은 주워야지 하는 마음으로 다시금 팔을 뻗어보기도 합니다.

 

2.

새로깅과 함께한 오프라인 쓰줍모임

인왕산에서 새로깅(@sae_lo_ging )과 등산 쓰줍을 했습니다. 인왕산은 개인적으로도 정말 좋아하는 등산 코스인데 쓰줍과 함께 하니까 보람차네요. 재밌게도 마지막 급격한 경사에는 쓰레기도 거의 보이지 않았어요. 너무 힘들고 지칠 때는 쓰레기 버릴 생각도 나지 않나봅니다.

등산객들의 의식이 많이 성숙해져서인지 관리가 잘 되어서인지 알 수 없지만 올라갈 때는 쓰레기를 많이 보지는 못했습니다. 간간이 사탕 포장 쓰레기 같은 것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반대방향으로 좀 더 숲길에 가까운 길로 내려갈 때에는 쓰레기가 좀 더 늘었고, 족히 20년은 넘어보이는 아주 오래된 쓰레기들도 발견했습니다. “팔도라면”, “그레이스”, 잘 들어본 적 없는 것들입니다. 이전부터 묻혀 있던 것일까요. 맑은 날 아침부터 등산도 하고 쓰줍도 하니 개운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3. 

와이퍼스와 함께한 오프라인 쓰줍모

 

늘 오프라인 모임에 나갈 때면, 나와 비슷한 생각과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이렇게나 있구나~ 하는 생각에 조그만 고양감을 느끼게 됩니다. 온라인에서의 교류도 무척 좋지만, 오프라인에서만 느낄 수 있는 연대감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 특히 모임 후 식사를 하며 나누었던 대화들에서 충만감을 한껏 얻어갈 수 있었답니다.

무엇보다, 함께 쓰줍한 후에만 느낄 수 있는 보람이나 만족감이 컸습니다. 활기찬 주말 아침을 맞을 수 있었어요. 모임을 마칠 때마다 다음 모임에 나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다음 시작을 생각하며 마무리를 할 수 있다는 감각은 참 소중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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