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줍레터] Vol. 11 바다와 가까운 곳에서

2025.07.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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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7. 28.
Vol. 11

'바다와 가까운 곳에서'

 

 

CURATION
쓰줍게가 모은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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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을 더 좋게 만들 방법을 고민해 보세요. 물론 방법이야 수천 가지가 있겠지만 절대 동물을 빼놓고 생각하진 마세요. 하나만 분명히 하자면, 독선적이고 뻣뻣한 태도로는 사람이 발전할 수 없어요. 전 늘 다른 관점에도 귀를 기울입니다. 동물을 도우려면 여러 사람의 도움이 필요해요. 고기를 먹으면서도 동물을 도울 방법은 많아요.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멈추고, 플라스틱 청소 모임에 가입해도 좋고, 동물 복지를 위해 노력하는 단체에 가입해도 돼요. 보호소에서 동물을 입양해 잘 돌볼 수 있겠죠. 동물을 도울 방법은 수백 가지가 있겠죠.

마사 누스바움 Martha Nussbaum, 철학자

 

 

마사 누스바움 Martha Nussbaum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철학자 중 한 명입니다. 한때 덕질 수준으로 팠던 이 철학자는... 현대 정치철학과 법철학에서 큰 성과를 남긴 분인데요. 최근에는 환경과 동물 문제에까지 관심을 확장시켰습니다. <동물을 위한 정의(2023, 이영래 역)>는 그 연구들의 결과물이자 결정판인데요. EBS에서 <위대한 수업> 시리즈를 시작했다고 할 때부터 이 분의 출연을 기다렸습니다. 마침내, 책의 핵심을 추린 강의가 공개되어 이 영상을 추천드립니다.

쓰레기 줍다가 왜 동물 이야기를 하냐고요? 두 문제는 달라 보이지만 매우 가까이에 있습니다. 쓰레기 투기로 인한 환경오염은 고스란히 생태계 변화로 이어지기 때문이죠. 실제로 누스바움의 책에서도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 특히 바다에 버려지는 쓰레기들이 해양 생태계(책에서는 주로 고래의 삶)에 미치는 악영향을 집중적으로 다룹니다. 또 쓰줍게가 쓰줍 모임에 나가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환경에 대한 관심이 평소 키우던 동물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한 경우도 있었어요.

무엇보다 강연 마지막에 수록된 인터뷰가 무척 좋았는데요. 더 많은 사람들이 움직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려면, 진입장벽을 낮추어 시작하는 것이 큰 의미를 가진다는 말이 와닿았어요. 어찌보면 쓰줍게도 동네 거리의 쓰레기를 치운다는, 그런 낮은 진입장벽 위에서 시작된 일이니 말이죠. 위에 일부를 인용하여 수록해 두었습니다.

강연은 이 링크에서 직접 확인해보세요!

 

 


ESSAY
바다와 가까운 곳에서

 

   돌아보면 늘 바다와 가까운 곳에서 살았다. 태어나 20년을 넘게 자란 곳은 우리나라의 가장 큰 해안도시였다. 살던 집에서 자전거를 타고 나가면 몇십 분만에 바다를 볼 수 있었다. 해변의 모래사장으로 가족 나들이를 갔다 온 날들도 많았다. 비둘기 못지 않게 갈매기를 많이 보면서 자랐다. 파도가 너풀거리는 곳에서 한참을 멍 때리다 보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었다.  

   특히 어렸을 적 자주 나들이를 가던 해수욕장이 있었다. 그곳은 우리 가족만이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캠핑이나 여행을 오는 이른바 '핫플'이었다. 텐트를 치고 밤을 보내고 나면, 아침의 바닷가는 늘 쓰레기로 가득했다. 고기를 구워먹은 뒤 남겨두고 간 쓰레기들. 쓰레기에 걸려 죽어 있는 물고기와 새들. 10살도 채 안 된 나였지만 그것이 좋은 풍경이 아니라는 것은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이 내가 환경 문제를 실감한 첫 번째 기억이었다. 

   일을 시작하고 처음으로 집에서 완전히 나왔다. 처음 독립해 머물게 된 보금자리 또한 해안 도시에 있었다. 심지어 집의 위치는 바다와 코 닿을 거리에 있었다. 퇴근 후에는 질리도록 바다를 보았다. 해수욕장에는 온갖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있었다. 다 먹고 비워진 막걸리 병, 테이크아웃 커피, 간식이 들어있던 비닐 봉지들. 쓰줍게 활동을 한창 하고 있었기에, 종종 산책을 하며 해변을 치우는 것이 작은 취미가 되었다. 그럼에도 몇 주 후에 다시 바닷가는 원래대로 돌아갔다. 치우는만큼 버려졌지만, 버려진만큼 치워지진 않았다. 

   환경 문제를 이야기하는 여러 방법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보아온 것은 숫자와 통계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예전에 비해 동물의 개체 수가 이만큼 감소했고,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이 이만큼 증가했으며, 지구의 온도가 이만큼 올라갔다는 등등... 그런데 숫자만 있는 정보는 죽은 지식을 전달하기 쉽다. 숫자의 크기나 변화에 한 번 놀랄 뿐 금방 잊혀진다. 경험으로, 감각으로 느껴지지 않는 지식은 죽은 지식이 된다.  

   물론 무엇이든 반드시 직접 경험을 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간접 경험을 하더라도 생생한 배움을 얻을 수 있다. 오감과 능력을 다해 상상하고, 내 삶의 비슷한 장면을 떠올리고, 다른 사람과 대화하면서 우리는 비로소 텍스트를 살아나게 할 수 있다. 바다 쓰레기에 관한 기사를 읽는다고 생각해보자. 어렸을 때 나들이 가던 바다를, 퇴근 후 찾아가던 바다를 떠올릴 때, 그 텍스트는 죽은 글씨에서 살아있는 배움으로 변모하는 것이다. 

   진정한 배움은 삶에서 체험하는 지식이다. 피부로 느끼고 눈과 귀로 감각한 경험들은 가장 소중한 배움의 재료가 된다. 그런 속성을 생각하다 보면, 바다와 가까운 곳에서 살았던 모든 시간에 감사하게 된다. 환경 문제를 이야기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더 고민하게 된다. 백마디 정보보다 한 장의 사진이, 몇 시간의 경험이 더 큰 울림을 줄 수 있다. 최근 1년간 쓰줍게 활동을 하면서는, 바다와 가까운 곳에서 보고 느끼고 주운 이야기를 담고자 나름의 시도들을 했다. 이제 살던 곳을 떠나 새로운 도시에서의 적응을 준비한다. 공교롭게도, 그곳 역시 바다와 매우 가까운 장소이다. 어떤 이야기를 담아야 할지, 어떻게 그걸 전달해야 '살아있는'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요즘이다. 

 

 


ARCHIVE
쓰줍게가 만든 콘텐츠들

 

 
 

1.

해외에서 쓰레기 버리면 일어나는 일 
(나라별 무단투기 법규정 비교)

 

전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사람들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는 외국인도, 외국에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는 한국인도 있죠. 그래서, 각 나라별로 ‘쓰레기 무단투기’를 한 경우의 제재를 비교해서 알아보았습니다. 한국🇰🇷, 일본🇯🇵, 싱가포르🇸🇬, 영국🇬🇧의 예시를 가져왔는데요. 특히 해외 사례의 경우 국내에 잘못 알려진 내용들이 워낙 많아서, 쓰줍게가 직접 법률 원문을 찾아가며 정확하게 정리해 보았답니다. 이곳에서 읽어보세요!

 

2.

환경이 궁금할 때 읽기 좋은 책 3
(쓰줍게의 환경책방)

쓰줍게는 환경과 관련하여 좋았던 콘텐츠를 꾸준히 공유하고 추천해오고 있습니다. 여러 형식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건 단연 책인데요. 독서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생각의 깊이가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환경에 관해 어렵지 않게 읽어볼 수 있을만한 책을 3권 추천해 드립니다. 에세이부터 시, 그리고 인문 서적까지 다양한 장르로 소개해드려요. 다가오는 여름 휴가 시즌을 책과 함께 풍성하게 보내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이곳에서 읽어보세요!

 

3. 

바닷가에서 불꽃놀이하면 외않되?
(불꽃놀이가 환경에 남긴 잔해들)

 

전국 해수욕장들이 본격적인 개장을 시작했습니다. 흔히 해수욕하면 떠올리는 활동 중 하나가 폭죽으로 불꽃놀이를 해보는 일인데요. 그런데 바닷가에서의 폭죽 불꽃놀이가 사실은 환경에 큰 위협이 된다고 합니다. 해수욕장법에서는 실제로 이런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죠.

폭죽 좀 쓴다고 왜 환경에 영향이 간다는 것일까요? 폭죽으로 불꽃놀이를 하다 적발되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환경에 좋지 않은 것이라면, 폭죽을 파는 것 자체를 막을 수는 없는 것인가요? 여러 의문들에 대해 쓰줍게가 답변을 준비했습니다. 즐겁게 읽으시고 함께 환경을 생각하는 여름 휴가 보내봐요. 이곳에서 읽어보세요! 

 

4. 

쓰줍게가 주운 쓰레기
(서울시 서초구)

콘텐츠에 집중했던 2주였지만 쓰줍도 잊지 않았데요. 퇴근 후 저녁 산책 겸 집 주변에서 쓰줍을 했습니다. 역시 음료수 용기나 페트병이 많았어요. 앞으로도 여러 쓰줍과 플로깅 기록을 함께 아카이빙 해볼게요. 이곳에서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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