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공간맛 팝콘] 우연히 웨스 앤더슨 IN 그라운드 시소

꾸벅🙋~반가워요 옥수수🌽 여러분! 새해 잘 보내셨나요? 저는 올해 1월부터 객원 에디터로 합류하게 된 노디🧢라고합니다. (첫 기사라니…너무 떨려요😲) 저는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해서 공간과 공간에 어울리는 영화를 같이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그럼 앞으로 재미있는 소식 많이 들고 올 테니 잘 부탁드려요!

그라운드 시소

첫 번째 기사로 옥수수 여러분에게 어떤 공간을 소개할지 고민하던 중에 재미있는 사진 전시가 열린다는 소문을 듣고 그라운드 시소 성수점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라운드 시소는 전시제작사 미디어앤아트에서 새롭게 런칭한 복합문화공간인데요.

놀이터에서 볼 수 있는 ‘시소’에서 모티브를 얻어 이름을 지었다고 합니다. 사물을 바라보는 방식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여 이전에 보았던(saw)것을 새로운 관점에서 다시 보는(see)플로우를 전시에 녹여낸다는 뜻이라고 하네요. 그럼 See Saw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그라운드 시소는 서촌점, 명동점, 성수점 이렇게 총 세 군데가 있습니다. 각 지점마다 특징이 다른데요. 서촌점은 건축사 사무소 SoA와 조경 스튜디오 Loci Studio가 설계하여 건물을 보는 재미가 있죠. 아마 3곳 중에 가장 핫한 곳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명동점은 롯데백화점 본점 내에 위치한 곳으로 대형 스크린이 설치되어있는 미디어아트 전시장입니다. 마지막으로 성수점은 상업시설인 ‘성수낙낙’ 지하층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실내에 있으니 날씨로 인한 웨이팅 걱정은 안 하셔도 될 거 같네요.

우연히 웨스 앤더슨 (Accidentally Wes Anderson, AWA)

오늘 그라운드 시소 성수점을 소개해드리려는 이유는! 바로 이 전시 <우연히 웨스 앤더슨> 때문입니다. 사실 노디는 사전 리뷰 없이 전시를 관람했기에 웨스 앤더슨 감독의 사진들을 전시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놀라웠던 건 이 전시는 한 부부에 의해 시작된 것이었어요.

2017년 미국 브루클린에서 월리와 아만다 코발(Wally&Amanda Koval)부부가 여행 계획 버킷리스트를 구상하면서 현실 속에서 우연히 마주친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에 등장할 법한 장소를 포착하여 동명의 인스타그램(@accidentallywesanerson)에 업로드했다고 합니다.

그 후 유명세를 얻어 AWA 커뮤니티가 형성됐고 ‘모험가’라고 부르는 전 세계의 팔로워들로부터 제보받은 이미지를 피드에 올리며 소통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 부부의 흥미로운 시도가 이렇게 큰 파장으로 번져 한국까지 왔다는게 신기하지 않나요?

웨스 앤더슨

여기서 잠깐! 웨스 앤더슨 감독이 도대체 누구길래 사람들에게 이렇게 큰 영향을 줄까 궁금해하시는 분들을 위해 노디가 잠시 쉬어가는 타임으로 웨스 앤더슨 감독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선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영화감독으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특유의 파스텔톤 색감과 대칭의 미장센으로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죠.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조차 앤더슨 사단으로 불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빌 머레이, 제이슨 슈워츠먼 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초기작부터 함께 했다고 합니다.

많이 알려진 영화로는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 생활>, <문라이즈 킹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프렌치 디스패치>로 오랜만에 소식을 전했죠. 웨스 앤더슨 감독은 영화에 대한 비전이 확고하고 자신만의 스타일도 뚜렷해서 각본이 매우 구체적이고 세부적이라고 합니다. 실제 촬영 현장에서 너무 자세하게 세트제작을 요구해서 스태프랑 싸웠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 입니다. (이 정도면 웨스 앤더슨 감독은 MBTI에서 J의 성향을 갖고 계시지 않을지 조심스럽게 추측해봅니다.)

AWA 커뮤니티 소식이 웨스 앤더슨 감독 귀에도 들어갔는지 사진들에 대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이 책에 실린 사진들은 내가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이들이, 내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장소와 사물을 찍은 것이다. 하지만 솔직히, 내가 찍고 싶은 사진들이다…’

이쯤 되면 사람들이 감독님 본인보다 더 웨스 앤더슨 스타일을 잘 아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나의 스타일을 쫓는 마니아층이 사진을 찍으며 공유하는 기분이 어떨지 궁금합니다.

벨베데레 호텔 Hotel Belvedere

<우연히 웨스 앤더슨> 전시는 유럽, 중앙아시아, 북미 등 전 세계 각지에서 수집된 Wes Anderson스타일의 사진 300여점을 회고-여정-영감 3가지 테마로 나눠서 전시하고 있습니다. 각 테마별로 선명한 컬러감과 화려한 패턴의 전시공간이 돋보이는데요. 전시하고 있는 사진들은 실제 존재하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동화스럽고 영화적인 모습에 꼭 한번 방문해보고 싶은 욕구가 생깁니다. (코로나는 언제 끝나는 걸까요…?)

노디픽 이번 전시의 가장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사진은 바로 이 벨베데레 호텔 사진이 아닌가 싶은데요. 1882년 스위스에 지어진 곳으로 알프스를 극적으로 굽이쳐 지나는 U자형 길목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사진으로 보시면 이해가 쉬울 거에요)

위치가 너무 극적이죠? 이런 위치 때문인지 세트장과 알프스를 합성한 모습처럼 느껴지는데요. 그래서 가장 웨스 앤더슨 스타일이 잘 보이는 사진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이 사진이 AWA에서 처음 인스타그램 계정에 포스팅한 곳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이 호텔은 문을 닫은 상태입니다. 기후 변화로 빙하가 녹으면서 관광 산업이 쇠퇴한 것이 이유라고 하는데. 이 사진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다시 방문하지 않을까 싶네요. (저도 그 중 한 명이요!🙋)

프렌치 디스패치 The French Dispatch

전시와 연계해 옥수수 여러분에게 소개하고 싶은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웨스 앤더슨 감독의 최근 개봉작인 <프렌치 디스패치> 입니다.

<프렌치 디스패치>는 20세기 프랑스를 배경으로 가상도시에 상주하고 있는 미국 잡지사 ‘프렌치 디스패치’에 관한 내용인데요. 3개의 각기 다른 이야기를 엮은 옴니버스 형식의 영화입니다. 여기서 노디가 소개해 드리고 싶은 부분은 영화가 만들어진 비하인드 스토리에 있습니다.

영화를 관람하고 온 노디가 느꼈던 <프렌치 디스패치>는 예쁜 잡지를 영상으로 보고 온 느낌이었습니다. 그 배경에는 ‘뉴요커’에 대한 웨스 앤더슨 감독의 열렬한 애정이 있었는데요. (뉴요커’는 미국에서 발행하는 잡지로 이미지보다는 텍스처 중심으로 편집된 것이 특징이고 사진 이미지 대신 지금까지도 일러스트레이션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웨스 앤더슨 감독은 고등학생 시절부터 ‘뉴요커’를 즐겨 읽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UC 버클리 대학교에서 40년 동안 수집해왔던 뉴요커 컬렉션을 버린다는 소식을 듣고 600달러를 지불하고 가져왔을 정도로 그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습니다. 언젠가 뉴요커스러운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한 그는 <프렌치 디스패치>로 잡지에 대한 애정을 대신했다고 할 수 있겠네요.

<프렌치 디스패치>가 매력적인 또 다른 이유는 눈을 즐겁게 해주는 웨스 앤더슨 감독만의 영상미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할리우드 최고의 비주얼리스트라고 불릴 만큼 파스텔톤 색상사용, 대칭적인 구도설정이 감독의 영화를 대변하는데요. 앞서 소개해드린 AWA의 사진처럼 영화를 보는 내내 소장하고 싶은 장면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웨스 앤더슨 감독은 컬러칩을 정해놓고 영화에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컬러칩은 다양한 색들을 구성해놓은 색상 견본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웨스 앤더슨 컬러 팔레트가 만들어졌을 정도로 색 사용에 있어 다양하고 과감합니다. 이번 영화 <프렌치 디스패치>에도 많은 색상이 사용되었지만 그 중 노란색이 가장 대표적인 색상이 아닐지 생각됩니다.

자주 등장하는 편집장의 사무실 배경도, 학생운동가들이 등장하는 카페의 배경도 노란색 바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노란색은 지식이나 지적능력을 나타낸다고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잡지라는 매개체로 표현되는 <프렌치 디스패치>와 잘 어울리는 색깔이 아닌가 유추해봅니다. 영화를 관람하신 옥수수 여러분이 있다면 어떤 색깔이 가장 눈에 들어오셨는지 궁금하네요.

옥수수 여러분, 노디는 이쯤에서 그만 글을 마치려고 합니다. 오늘 노디의 글 어떠셨나요? 조금이나마 여러분에게 더 즐거운 공간 컨텐츠를 소개하는 시간이 되길 바라며 노디가 더 열심히 돌아다녀 볼게요. 다음 달에는 더 흥미로운 컨텐츠로 돌아오겠습니다. 그럼 프렌치 디스패치에 나온 한 대사로 마무리 인사해요.

“세상 모든 아름다움은 저마다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