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화의 높은 한국시장 점유율 / 베를린 영화제 경쟁부문 후보 발표

안녕하세요 옥수수🌽 여러분, 영평🏃🏻‍♀️입니다. 드디어 세미 주말권입니다. 아, 구독자님이 레터를 보고 계실때는 이미 금요일이거나 주말일 가능성이 높으시겠지만, 이것을 쓰고 있는 저는 아직 목요일 밤이기에...😵 저와 윤프는 늘 '목요일의(마감의) 고통'에 대해 이야기하곤 합니다만, 구독자님은 어떻게 목요일 밤을 보내시는지 갑자기 무척 궁금해지는군요...!🤔

약간의 TMI일 수 있으나...(머쓱타드)저는 머지 않은 시점에 xx살 생일을 앞두고 있습니다. 어리면 어리다고, 나이가 들면 또 들었다고 핀잔을 주는 사회에서 이 숫자가 사실 큰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나이가 드는것이 꼭 슬프고 씁쓸한 일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어른이 되는것은 두렵지 않으나, 성숙하지 못한 어른이 되는것은 두려운 일이라고요. 그리하여 올 한해도 기쁜일과 슬픈일을 모두 지혜롭게 나누면서 성숙한 인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볼 예정입니다. 🙄 옥수수 여러분 모두 너무 숫자에 연연하지 않고 즐거운 한 해를 보내시기를~!영평이 간절히 기원합니다😄

오늘의 내맘추!☝️

영평🏃🏻‍♀️

나의 픽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이 시대의 살아있는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의 첫 뮤지컬 영화! 1950년대 뉴욕판 <로미오와 줄리엣>이라고 볼 수 있다. 강렬한 에너지를 선사하는 군무부터 음악에 맞춘 섬세한 안무까지, 영화를 보는 동안 남몰래 실컷 내적 댄스를 출 수 있다.

영평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리뷰

구독자에게 보내는 [팝콘뉴스🍿]

미국 영화, 한국 박스오피스에서 10년만에 최대 시장 점유율 기록📈
베를린 영화제 경쟁부문 후보 발표🐻

1. 미국 영화, 한국 박스오피스에서 10년만에 최대 시장 점유율 기록📈

By 영평🏃🏻‍♀️

미국 영화가 한국 박스오피스에서 2021년, 10년만에 최대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고합니다. 어쩌다 이런 현상이 발생했을까요?

2021년 국내 박스오피스 숫자 - 2019년 약 4분의 1

우선 국내 박스오피스 총수익을 살펴보도록 할까요? 2021년 한국의 박스오피스 총수익은 코로나가 발발했던 2020년과 비교하였을때 약 5.7% 상승한, 약 4천8백만달러였습니다. 총 관객수의 경우 2020년보다 약 백만명 상승한 약 6천5십만명이었어요.

팬데믹 이전의 성적을 보면 조금 더 공허해집니다. 😢 2019년에는 박스오피스 총수익이 약 16억 달러, 총 관객수는 약 2억2천6백만명 정도 였습니다. 팬데믹 이후로 둘다 약 4분의 1토막이 나버렸습니다.

2021년 한국영화 시장점유율 29.7%, 미국 영화 61.9%

극장에 관객의 발길이 끊어지고 국내 배급사들이 개봉일을 미루면서, 한국 영화의 시장 점유율이 29.7%까지 하락하였습니다. 지난 10년동안 한국 영화가 박스오피스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했었는데, 이 수치는 매우 큰 변화였죠.

2020년 코로나가 발발하고 역대 관객수가 최저를 찍었던 해를 살펴보아도, 이 시기는 미국 영화를 포함한 외화의 개봉 또한 미루어졌기 때문에 한국 영화의 시장 점유율이 68.7%였습니다. 2019년의 한국영화 시장 점유율은 60.7%, 2018년은 50.3%였어요.

그리고 2021년, 미국 영화가 61.9%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며 2020년에 비해 25.4%의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2021년 국내 박스오피스, 1~10위 중 8작품이 외화

작년 한 해 국내 박스오피스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영화들을 위 표와 같이 보실까요?

2위를 기록한 류승완 감독의 <모가디슈>와 6위 <싱크홀>을 제외하고는 1~10위권의 영화가 모두 외화입니다. <스파이더맨>, <이터널스>, <블랙 위도우>, <베놈>등 마블 캐릭터 영화의 향연을 볼 수 있군요.

모두 미국영화인 와중에 8위로 일본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가 포함되어 있는점이 놀랍습니다.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는 외화 중 가장 많은 수익을 거둔 비 할리우드 영화입니다. 코시국에도 2백만명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약 1천7백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죠. 관객수로만 봤을때는 8위가 아닌 7위를 기록했습니다.

살짝 샛길로 새서 <귀멸의 칼날>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면 저는 사실 이 애니메이션을 보지 않던 사람이었으나 코시국에 이 정도 성적을 낸게 궁금해서 정주행을 끝내버린 사람 중 한명이었습니다...(ㅎㅎ;) 아쉬운 지점들이 몇 가지 있긴 했으나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힘은 강력한 작품이었다고 생각되는데요.

소년/검객 어드벤처물은 일본 만화에서도 이미 많이 사용된 장르이나 이 작품이 차별화가 되었던 이유는, 점점 만화나 영화의 세계관이 방대해지고 작품내 서브플롯, 캐릭터 관계와 갈등이 복잡하게 얽히는 가운데 '가족을 지키려 싸운다' 는 단 한가지 목표로 '혈귀를 물리친다'는 단순한 대립구도가 먹혀들어간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히려 내러티브의 스타일이 과거로 회귀했다고 해야할까요. 또 주인공이 굉장한 모럴리스트로 딱히 입체적인 캐릭터라고는 보기 힘든듯하나, 팬데믹으로 답답한 와중에 이렇게 정직한 캐릭터가 악을 무찌르는 단순명료한 이야기가 어쩌면 시대와 맞물려, 관객들에게 지루하지 않고 통쾌하게 다가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한편, 가장 성적이 좋았던 한국영화는 2위를 기록한 <모가디슈>로 약 3백6십만 관객을 동원했으며 약2천8백만달러의 박스오피스 성적을 올렸습니다.

미국 외 국가의 시장점유율은?

미국 외 국가로는 일본 영화가 6.1%, 프랑스/영국영화가 각 0.4%, 홍콩 영화가 0.3%를 차지했습니다.

한국 영화는 꽁꽁 숨기고, 직배사 외화는 본사 룰에 따라 개봉

어쨌든 이렇게 한국 영화의 시장 점유율이 낮아지고 외화, 특히 미국 영화의 점유율이 높아진 가장 큰 원인은 국내 투배사가 한국 영화의 개봉을 미루는 반면, 외화, 특히 디즈니, 소니, 워너브라더스 등 직배사가 있는 영화는 본사에서 정해주는 개봉일을 따라야했기 때문인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영화 수익 구조에서는 (현재 크게 변화하고 있긴 하지만) 극장 수익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큰 돈을 투자해 제작한 영화를 극장에서 크게 선보여야합니다. 따라서 팬데믹 상황에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급적 사회적 거리두기 제한 등이 완화되는 시점으로 계속 미루다보니, 제작이 완료되었더라도 계속 미룰 수 밖에 없었던 상황입니다.

반면, 디즈니, 소니, 워너브라더스 등 외국계 직배사의 경우 본사에서 정해주는 개봉일을 따르는것이 원칙입니다. 본사에서 어떤 외화의 개봉을 미룬다면 한국 개봉일도 따라서 밀리는것이고, 개봉을 앞당긴다면 한국 개봉일도 가급적 북미 개봉일과 너무 동떨어지지 않은 시점으로 잡히기 마련이죠.

지난 레터에서도 여러번 다루었지만, 팬데믹과 극장의 쇠퇴, OTT의 급부상 등으로 인해 콘텐츠 생태계가 끊임없이 격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프랑스에서는 OTT에 대한 반발로 배급사들이 모여 일종의 시위를 벌이기도했고, 영화제 상영 자격에 대한 논의 또한 계속 도마 위에 오르고 있었죠. 앞으로는 팬데믹의 여부와 관계 없이 개봉 일정, 영화제 상영, 마케팅, 플랫폼, 세일즈 모두 지속적으로 유연한 전략이 필요할것으로 보입니다. 🏃🏻‍♀️

2. 베를린 영화제 경쟁부문 후보 발표🐻

By 윤프🤴

베를린 영화제가 수요일, 경쟁부문 후보를 발표했습니다. 총 18개의 작품이 초청되었는데요. 이중 눈여겨 볼 5작품을 한번 보실까요.

Berlinale 2022: Programme Presentation

On January 19, 2022 at 11:00 am (CET), the Executive Director Mariette Rissenbeek and the Artistic Director Carlo Chatrian provided an ou...

youtu.be

(베를린 영화제 프로그램 프레젠테이션 영상)

1. Peter von Kant

François Ozon(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작품으로 이번 베를린영화제의 개막작입니다. 프랑수아 오종은 이번 작품까지 합쳐 6번째 경쟁부문에 초청되었다고 하네요. 2019년에는 <신의 은총으로>로 베를린 국제 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었습니다. 이번 영화 <Peter von Kant>는 1972년 개봉한 독일 영화 <페트라 폰 칸트의 쓰디쓴 눈물>을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원작의 여성 '페트라'를 남성 '피터'로 변형하였습니다. 유명 감독 '피터'와 젊은 남성 '아미르'의 사랑과 배신에 대한 이야기라고 합니다. 퀴어 영화를 자주 다루는 프랑수아 오종다운 영화인 것 같네요.

2. Avec amour et acharnement (Both Sides of the Blade)

Claire Denis(클레르 드니) 감독의 첫 베를린 초청작! 칸 영화제에는 여러번 초청되었지만, 놀랍게도 베를린은 처음이라고 하는데요. '사랑과 열정을 담아(Avec amour et acharnement)' 라는 프랑스 제목과 '검의 양쪽 면(Both Sides of the Blade)'에서 유추할 수 있듯, 삼각관계를 다뤘습니다. 자신의 오래된 배우자와 전 애인이자 친구인 남자 사이에 놓인 여성의 이야기라고 하네요. 꽤나 과격한 주제를 다루던 클레르 드니 감독이 이번에는 조금은 말랑한 이야기를 할지, 아니면 이 또한 파국으로 끝날지 궁금해집니다.

3. Everything Will Be Ok

캄보디아 다큐멘터리 감독 Rithy Panh(리티 판)의 작품. 2020년 초청되었던 <피의 연대> 이후 다시 한번 베를린의 콜을 받았습니다. 이번 작품은 클레이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다큐멘터리로 미얀마 민주화 운동에 'Everything will be OK'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시위에 참가한 치알 신으로 인해, 유명해진 슬로건을 제목으로, 민주화 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4. Rimini

이탈리아 북부 도시 Rimini(리미니)에서 퇴물 가수 Richie Bravo는 길거리에서 노래를 하며 도박과 술에 쩌든 자신의 인생을 겨우 유지해나간다. 어느 날, 그녀의 딸이 나타나 밀린 돈을 요구하고, 그의 아버지는 나치에 부역했던 과거의 망령에 쫓기는데...

외롭고 추한, 아웃사이더와 사회의 이방인을 다루는 Ulrich Seidl(울리히 사히들)의 작품.

5. 소설가의 영화

베를린의 남자, 홍상수 감독의 27번째 작품 <소설가의 영화>. 2019년 <인트로덕션>, 2020년 은곰상을 수상한 <도망친 여자>에 이은 3년 연속 베를린 초청입니다. <소설가의 영화>는 흑백영화로 소설가 준희가 잠적한 후배의 책방으로 먼길을 찾아가는 도중 영화감독 부부와 배우를 만나는 여정을 다룹니다.

베를린영화제 집행위원장 카를로 샤트리안은 '베를린 국제영화제가 사랑하는 감독들 중 한 분을 다시 만나게 되어 기쁘다.'고 전했다고 합니다. 과연 이번에도 베를린에서 수상할 수 있을지, 2년 연속 수상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질지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