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장집배원의 인사말
안녕하세요.
구독자, 문장집배원 써니입니다 😊
요즘 따라 손편지를 쓰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돼요.
손가락 한 번으로 지웠다 썼다 할 수 있는 문장들보다,
검은 잉크로 꾹꾹 눌러 쓴 글씨가 더 그리워지는 요즘이에요.
마음이 쉽게 말로 옮겨지지 않는 순간들이 많아졌거든요.
전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입 밖으로 꺼내는 건 자꾸만 조심스러워지고,
누군가에게 건네고 싶은 마음은 생각보다 자주 망설여지더라고요.
오늘은 그런, 아직 닿지 못한 마음에 관한 문장들을 전해드릴게요.
📮 문장을 처방해드립니다.
불안이나 고민은 그저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이미 반쯤은 해소가 되더라구요.
사소한 고민, 작디작은 푸념, 오늘의 감정 한 조각 등 어떤 이야기도 좋아요.
익명으로 남겨주시면 구독자에게 맞는 문장을 처방해드릴게요.
어느 늦은 오후 9시, 문장집배원이 문장 처방전을 들고 찾아갈게요!
📮 보내지 못한 마음
- 난 내가 보내는 하루가 정말 24시간이 맞나 하는 의심을 해. 네 하루가, 네 현재가 어떤 속도로 흐르는지 넌 알고 있어?
- 너와 나는 호흡의 주기가 달라서, 넌 사람을 좋아하고 난 상처를 사랑해서, 넌 낮을 애정하고 난 밤을 느끼니까.
- 왼쪽 위에 적힌 나는 너를 향해 몇 개의 줄을 지나야 하지만, 너는 엔터 한 번에 다른 종이에 사랑을 고백할 수 있으니까.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내던지고 뒷걸음질 치며 달아나는 게 내 습관이니까.
- 잘 가. 이건 내 첫 이별 선고야 이 편지는 보내지 않을 예정이야.
- 언젠가 인연이 닿아서, 사람이 다른 사람으로 잊히게 되면, 너와 영화 한 편 보고 싶어. 우리를 움츠러들게 하고, 불쾌하게 하고, 이불 밖으로 튀어나온 두 발을 의식하게 하는 그런 영화 말이야.
- 23년 2월. 차가웠던 네 손이 약간은 걱정되는 날. 서울에서
우연히 인스타를 보다가 마주했던 신춘문예 당선작이에요.
(제가 이름에 '선'이 들어가서 괜히 저한테 하는 말 같기도 했어요.)
이 문장들은 닿지 못한 마음이 공기처럼 부풀어 있다가
조용하게 흘러내리는 느낌이었어요.
마음을 보낸 사람보다, 거절한 사람의 마음이 더 오래 남을 때가 있더라고요.
어쩌면 이 문장들은 '그 순간에 더 오래 머문 사람'의 기록이 아닐까요.
가끔은 보내지 못한 말이 도착하지 못한 마음보다 더 애틋하기도 하니까요.
이렇게 마음을 글로 담아보는 것도 마음을 비워내는 방법 중 하나일지 몰라요.
구독자은 누군가에게 아직 보내지 못한 마음이 있나요?📮 문장집배원 코멘트
오늘도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다른 오후 9시에 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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