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96] 🥦 연일 야근에 새초롬, 불끈 활력을 불어넣는 곡

반갑습니다, 콜리🥦입니다.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는 법이라지만 역시 세상은 알 수 없네요. 올해만큼 눈이 많이 내린 해가 있었나 싶습니다. 적어도 제가 사는 전주, 지난 30여년의 전주는 말이에요. 20cm는 될 정도로 눈이 쌓이고, 녹을 만하면 다시 눈이 펄펄 내려서 수북이 쌓이고. 1월 중순부터 2월 중순까진 길가에 눈이 없는 경우를 거의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당장 지난 토요일에도 아침에 일어나보니 온 동네에 눈 이불이 덮여져 있었다니까요.

그런가 하면 머리를 두 손으로 감싸쥘 정도로 깜짝 놀랐던(충격적인) 지인의 결혼 소식이 있었고요. 저는 근 한 달 동안 밤 아홉 시에서 열 시쯤 퇴근하고 있습니다. 주말에도 종종 나오고요. 눈은 뻑뻑하고 뭔가에 집중하면 이를 앙다무는 습관 때문인지 잇몸이 부어서 불편하네요. 그와중에 운동을 거르지 않는 스스로의 모습은 흥미롭고요. 예… 뭐, 그렇게 지난 3주를 보냈고 조금 더 그렇게 보내야 합니다.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는 법이니까요.

이제 날씨가 풀리는 것 같죠. 올 겨울도 막바지에 다다른 모양입니다. 어느샌가 해가 길어지기도 했네요. 올 봄과 여름에는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요. 어떤 일들을 벌여볼 수 있을까요. 일단 오늘 하루 하루를 잘 보내는 게 중요하겠죠. 요즘 출퇴근길에, 운동하며 듣는 곡들을 소개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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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민 & 슬롬 - 왜, 왜, 왜

<왜, 왜, 왜>는 말하자면 'MZ의 이별 노래' 같다. 단박에 귀를 사로잡는 베이스 라인에 드럼과 키보드가 만들어내는 톡톡하고 도도하며 새초롬한 사운드에서 이별의 슬픔 같은 건 도무지 찾기 어렵다. 보컬도 도도하며 새초롬하긴 마찬가지다. 가사를 들어보고 나서야 알 수 있다. 아, 슬픈데 슬프지 않은 척하는구나, 슬퍼하면 'Chill'하지 않을 테니까. 그러나 제목이나 가사를 뜯어보면 화자는 아직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한 상태다. 소리와 가사의 어긋남이랄까, 그런 반전이 재미나다.

<왜, 왜, 왜>는 2월 27일, 바로 오늘 오후 8시에 열릴 제22회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노래 후보에 올랐다. 시상식은 유통 플랫폼 'PRIZM'에서 중계한다고 한다. 그러니까 2월 27일 프리즘(PRIIISM)이 소개한 <왜, 왜, 왜>가 마음에 든다면,  잠시 후 8시 프리즘(PRIZM)으로 볼 수 있을 제22회 한국대중음악상 주목해보자. (이쯤이면 그쪽 프리즘도 화답하는 게 인지상정 아닐지.)

🥦 터치드 - Highlight

2월 들어 평균 퇴근 시각이 아홉 시를 넘어 간다(원래는 다섯 시 반이다). 야근이 좋을 리 없지만 맡고 있는 업무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이 일을 4년째 수행하면서 스포츠 선수들을 아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시즌' '비시즌' 개념 말이다. 비시즌을 잘 보내야 시즌을 잘 치를 수 있다. 시즌은 치열할 수밖에 없고, 지금 나는 치열하게 살아야 하는 시기를 지나고 있다.

요즘 아침에 눈을 뜨면 온몸이 삐걱거리는 느낌이다. 몸에 피가 돌게 하는 곡이 필요하다. 그래서 출근길에 터치드의 <Highlight>를 주입한다. 단언컨대 <Highlight>의 하이라이트는 윤민의 목소리다. 굳이 특정하자면 코러스에서 윤민이 "Highlight"라고 외치는 대목이다. 곡의 구성과 다른 모든 소리는 그 찰나의 쾌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능한다. 기운이 없다고? 1절까지만 한 번 들어보시라. 가슴 한 구석에 불이 확 붙는 것이 느껴질 것이다.

🥦 Sam Smith - Love Is A Stillness

정말로 보컬이 매력적인 가수에겐 별다른 악기가 필요하지 않다고 나는 생각한다. 피아노 한 대 또는 기타 한 대면 충분하다. 악기는 그저 청자가 목소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분위기만 만들어주면 된다. 이게 아무 가수에게나 어울리는 것은 결코 아니다. 기본적으로 노래를 잘해야 하고, 음색까지 좋아야 한다. 샘 스미스는 분명 그런 뮤지션 중 하나일 것이다.

지난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에 샘 스미스(Sam Smith)가 깜짝 싱글을 발표했다. 제목만큼 고요하고 차분한 곡이다. 이 노래를 내면서 샘 스미스는 "이 곡은 제게 특별한 곡이에요. 여러분에게 이 곡을 선물하고 싶었어요. 밸런타인데이니까요."라고 밝혔다고 한다. 오랜만이다. 이렇게 고요한 곡도, 이렇게 고요하게 노래하는 샘 스미스도. 이런 깜짝 선물은 언제든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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