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07] 🌈 벌써 2주년! 음악과 함께하기 좋은 공간 추천!

구독자 님! 안녕하세요. 벌써 저희 PRIIISM이 2주년을 맞이했어요. 지난 2021년 5월 20일 첫 인사를 드린 이래 이만큼이나 시간이 흘렀네요. 꾸준히 저희 PRIIISM을 구독해주시는 구독자 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숑🌻, 콜리🥦, 로이🍄 모두 바쁜 현생에 치여 생각만큼 많은 것을 시도해보진 못하고 있지만, 이렇게 꾸준히 하는 것에 의미를 두면서 계속하고 있답니다. "계속하는 것은 힘이 된다!" PRIIISM의 모토랄까요. 저희 5주년, 10주년에도 계속 이렇게 뉴스레터 발행할 예정이니 그때까지 구독자 님께서 우리와 함께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2주년 특집으로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 오랜만에 음악과 관련된 공간을 함께 소개하기로 했어요. 다이닝 바에서부터 카페, 그리고 공항이라는 다소 의외의 공간까지. 저희 에디터들이 최근 일상에서 경험했던 공간과 음악을 엮어봤습니다. 저희가 보장하고 추천하는 공간들도 있으니까 이번 뉴스레터를 읽고 마음에 끌림이 생긴다면 방문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그럼 2주년 동안 PRIIISM을 사랑해주신 구독자 님께 다시 한 번 감사 말씀을 드리면서, 2주년 특집 뉴스레터 시작합니다! 

감사합니다! 🌻🥦🍄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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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IIISM 인스타그램을 본격적으로 운영해보고자 해요. 저희가 그동안 소개했던 노래들을 이제 인스타그램에서도 만날 수 있어요.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팔로우↗︎ 

🌻 Red Hot Chili Peppers - Aeroplane

이 가게에 방문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친구의 결정적인 추천사 덕분이었다. “락(Rock)과 문학을 사랑하는 사장님이 있다. 그러니까 그 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틀림없이 맘에 들 공간이다” 지도 앱에 저장해 두고 갈 날만 벼르다가 봄의 온건한 기운이 가장 충만하던 5월 초쯤 방문했다. 3호선 안국역에서 내려 헌법재판소를 지나면 보이는 재동사거리 위편에 수수하게 자리한 식당이자, 단체석 테이블 하나를 제외하면 주방을 둘러싼 바가 전부인 조그만 가게.

프루(fru)만의 독특한 이벤트라면 락스타들의 생일마다 그의 음악으로 가게를 꽉 채우는 것이다. 마침 내가 방문한 날은 밴드 U2의 보컬 보노의 생일이었다. 바 테이블에 앉아 벽면 가득 걸린 락스타들의 포스터, 구석구석 세워진 엘피와 테이프를 훑어보는 동안 U2의 라이브 공연 음원이 공간을 넉넉히 채웠다.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자리마다 손 글씨로 적힌 시를 읽었다. 자크 프레베르라는 프랑스 시인이 남긴 따뜻한 시였다. 열어놓은 문으로 솔솔 들어오는 5월의 밤바람, 공간의 아늑한 분위기와 잘 어울렸다. 주문한 음식은 시 구절만큼이나 따뜻하고 푸근했다.

가게 이름이 뜻이 뭘까 궁금해졌는데, 알고 보니 사장님이 가장 사랑하는 락스타인 레드 핫 칠리 페퍼스(Red Hot Chili Peppers)의 기타리스트 존 프루시안테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라고 했다. 정말 공교로운 우연이자 의미부여일 수 있지만, 혼자 깜짝 놀라고 말았다. 마침 프루를 방문한 날에 알 수 없는 뇌 내 알고리즘으로 온종일 그들의 노래를 반복 재생하던 참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믿는다. 이따금 찾아오는 우연을 알아챌 만큼의 여유와 소소한 호들갑이 인생에 꼭 필요하다고! 짱짱한 로큰롤 사운드와 문학적 감수성을 모두 느끼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이곳을 추천하고 싶다.

🥦 이소라 - 제발

바로 어제 한국으로 돌아왔다. 코로나 시국 이후 3년만의 비행기, 5년만의 출국이었다. 원래 외국에 가는 걸 막 좋아하는 편도 아닌 데다 예정에 없던 걸 불쑥 제안 받은 터라 처음엔 귀찮은 마음이 들었다. 그렇다고 그냥 보내기엔 아쉬운 기회였다. 하루 이틀 고민한 끝에 나가기로 결심했다. 여권을 갱신하고 세부 일정을 짜기 시작했다. 옷을 어떤 걸로 몇 벌 챙기면 좋을지 고민하고 기념품으론 무엇을 사올지 알아봤다. 열 시간이 넘는 비행은 꽤나 고생스럽고 많이 지루했지만 무사히 이국 땅에 발을 디뎠다.

뜻밖의 사고가 터졌다. 캐리어가 나타나지 않았다. 일행 둘의 캐리어는 무사하고 내 것만 사라졌다. 공항에 미도착 접수를 하는 데만 시간이 상당히 소요됐다. 나 말고도 민원인이 꽤 있었다. 한참 기다린 끝에 능숙하지 못한 영어로 겨우 분실 신고를 마쳤다. 캐리어에 옷,가지부터 로션, 면도기, 로션 등이 들어있었다. 여파에 당장 대응해야 했다. 급한 대로 상의 둘 하의 하나와 속옷, 칫솔 따위 생필품을 구매했다. 모두 캐리어 유실로 인한 소비. 체력, 시간, 감정적 손해도 따랐다.

다행히 일정 자체가 망가지진 않았지만 끝내 캐리어는 찾지 못했다. 결국 백팩만 메고 귀국하게 되었다. 아끼는 옷이 여러 벌 들어 있다. 당장 일상에 필요한 속옷도 문제다. 지인 선물도 사라졌다. 캐리어가 이리 저리 굴러다닌 탓에 내용물에 손상이 가더라도 되찾기만 하면 좋겠다. 나도 모르게 “어떻게든 다시 돌아오길 부탁해”라며 노랫말을 중얼거렸다. 절규에 가까운 사랑 노래로만 알았던 <제발>을 이렇게 듣게 될 줄이야. 돌아오길 애원하는 마음만큼은 이소라 못잖다. "기다릴게 너를 하지만 / 너무 늦어지면은 안돼" 제발.

🍄  FKJ - Ylang Ylang

써라운드(((surround)))는 우연히 발견한 장소였다. 연휴 동안 집에만 있었던 것이 아쉬워 연인과 함께 서울 근교로 드라이브를 떠나고자 했다. 여러 장소를 찾던 중 연인의 눈에 띈 곳이 바로 여기. 기본적으로는 카페이지만, 고품질의 스피커로 음악을 함께 들을 수 있다. 또 프라이빗한 공간을 단독으로 사용하면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Surround Zip이라는 곳도 있어 예약했다. 연인께서 음악을 좋아하는 나의 취향을 반영해 골랐다고 한다. 이럴 때는 나의 취향과 호오에 관계없이 무조건 가야 한다. 나를 생각해 주는 그 마음이 얼마나 고마운가. 

1시간여를 달려 남양주 화도읍에 위치한 써라운드에 도착했다. 읍내와도 다소 떨어진 곳인 데다가 언덕 위에 있어 상쾌한 기분이다. 괜히 하늘이 가까운 기분. 커피도 맛이 괜찮다고 하여 예약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 카페 분위기를 즐겼다. 카페 공간도 브랜딩에 힘쓴 것처럼 보였다. 카페에서는 Focal 스피커와 Nad 앰프를 조합해 음악을 튼다고 표기해 놓았다. 사장님께 여쭤보니 이 조합이 ‘국룰’이라고 하신다. 스피커와 앰프의 조합은 새로운 세계다.

예약시간이 다가오자, 사장님께서 건물 옥탑의 Surroud Zip을 안내해 주셨다. 커피와 간단한 쿠키가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는 ProAc과 Naim의 조합이다. 또 카페보다 더 좋은 그라인더로 커피를 내려주신다고 한다. 여러 부분에서 차별화와 호스피탈리티를 제공하고자 하는 사장님의 세심한 부분이 돋보인다. 이용시간은 2시간, 사장님께서 직접 선정한 플레이리스트를 정주행하면 시간이 딱 맞다. 음악을 음미하거나 책을 읽어나 대화를 나누어도 좋다. 인스타에 올릴 멋진 사진을 찍어도 된다. 플레이리스트는 총 3개인데 그 이상 방문하면 그때부터는 원하는 음악을 직접 선곡해 듣게 해주신다고 한다. 사장님의 플레이리스트에서 좋았던 곡 한 곡을 소개한다. 좋은 공간과 음악, 커피 3박자가 다 맞춰져 있으니 한 번 방문해 봐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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