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VEMBER_[SILLAGE]

: 서양 미술사 이야기 🎨

2022.11.07 | 조회 2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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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ust Effect

예술경영 학부생들이 작성하는 전시와 예술계 이모저모

 

 

'sillage' : 향수의 잔향, 혹은 향이 지나간 자리

 

 

 

6.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걸어 나가면 🌏

이슬람교와 불교, 그리고 동양의 미술

 

  w. Rasp 🍓

 

  이번 챕터에서는 사실 ‘서양’ 미술사를 다루고 있지는 않습니다. 서양에 영향을 미쳤던 두 종교인 이슬람교와 불교. 그리고 이 두 종교의 발상지이자 현재에도 많은 신자가 분포되어 있는 중동과 의 고대 미술을 종교에 따라 분류해 살펴보고 있습니다. 사실 많은 서양 중심의 책이 그랬듯, 동양 문화권인 우리에게는 완전히 다르게 여겨지는 두 문화를 한 챕터 안에 다루는 것이 우려스러웠는데요. 제가 예상했던 바와는 다르게 종교가 각 미술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해당 종교를 오리엔탈리즘 없이 올곧게 설명해 준 챕터여서 더욱 좋았답니다! ☺

 

  이슬람교와 불교. 세계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많은 신자를 가진 종교이며 동양에서 발상했다는 것, 그리고 이후 서구권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신앙에서 추구하는 이상향이나 그 교리를 보면 180도 다른 모습을 띄고 있습니다. 두 종교는 미술에서도 반대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을 띄고 있을지 알아보겠습니다.

 

<페르시아 왕자 후마이가 중국의 공주 후미윤을 공주의 정원에서 만나는 장면>, 1430-40년경, 페르시아 필사본에 실린 세밀화, 파리 장식 미술관.
<페르시아 왕자 후마이가 중국의 공주 후미윤을 공주의 정원에서 만나는 장면>, 1430-40년경, 페르시아 필사본에 실린 세밀화, 파리 장식 미술관.

 

 

  먼저 입니다. 이슬람교와 불교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우상화의 유무였습니다. 이슬람교에서는 우상화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문양과 형태로 신에 대한 찬미를 표현하였는데요. 우리가 지금 중동 미술하면 떠올리는 아라베스크 문양이 바로 여기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이런 정교하고 아름다운 무늬를 감상할 수 있음은 마호메트 덕이 아닐까요?

 

  다만 14세기 무렵 무굴 왕조가 들어서면서부터는 교리가 많이 풀어지면서 세밀화가 발전했습니다. 따라서 이들은 인체와 삽화를 넣고 소재도 단순히 알라의 찬양을 넘어 연애나 역사, 우화 등을 묘사한 삽화를 제작하였답니다.

 

  사실 이들의 그림에서 비잔틴 미술과 같은 사실적인 현실 공간의 묘사를 볼 수는 없습니다. 원근법을 사용한 입체적인 인물의 움직임을 보기도 어렵죠. 오히려 고대 벽화처럼 인물이 배경 위에 누운 듯한 평면적인 모습을 띄고 있습니다. 그러나 ‘삽화’라는 매체의 특성 상 이 그림을 책에서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본문을 읽듯 이 그림을 읽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야기의 내용에 맞게 인물의 행동과 배경을 따라 옮겨가며 읽을 수 있는 것이죠. 📚

 

 

 

 

  다음으로 중국은 이슬람보다 종교가 미술에 끼친 영향이 훨씬 잘 드러납니다. 최초로 발견된 중국의 예술품은 제삿상에 올리는 제기(第器)였을 정도니까요. 중국 미술에서 가장 많이 담은 소재가 종교, 즉 불교라면 이들의 미술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형식은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곡선입니다.

 

 

  흔히 동양화라고 일컬어지는 수묵산수화를 보면 그 곡선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붓과 먹으로 단숨에 그려낸 듯하지만 그 안에 직선으로 완고하게 그어진 선은 없습니다. 자연에 직선은 없다고 누군가 말했듯 나뭇잎 하나, 바위의 결 하나에서도 둥글지만 힘 있게 휘어진 선만 있을 뿐입니다. 탱화에서 부처를 묘사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귀와 얼굴, 볼의 윤곽을 이루는 곡선은 고대 로마의 흉상들과 달리 위엄 있고 부러질 듯 강인한 인상을 주진 않지만 동양 사상의 총체인 덕(悳)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에 충분하죠. 🙇🏻‍♀️

 

  또한 불교는 미술 내적인 부분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불교에서 중시하는 참선이나 명상과 같은 수행 방법은 탱화와 탱불을 제작하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 그들이 추구하는 부처가 누구인지 물었고, 이런 사상은 작품에서도 드러납니다. 특수한 교리를 가르치거나 단순한 장식으로 사용하기 위해 작품을 제작하는 것이 아닌, 불교 사상을 전파하고 덕망을 쌓기 위해 작품을 만든다는 점이 불교 미술 제작의 가장 큰 특징이자 여타 종교 미술과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까지 두 동양 미술, 엄밀히 따지면 동양을 중심으로 확대된 두 종교의 미술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동양화에서의 부드러운 힘이 곡선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읽으면서 줄곧 알고 있던 내용을 복습했던 느낌이었어요. 서양의 전통적인 미술과는 또 다른 느낌이지 않으신가요? 무엇보다도 예술가들을 일전부터 장인으로서 대우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가 아닐까 싶어요. 동양 미술에서 느낄 수 있는 세밀함과 부드러움, 그리고 이를 만든 사람들의 숭고한 사상까지 담을 수 있던 글이었길 바라며! 저희는 다음 달에 또 만나요~ 🍓

 

  (*참고 문헌: E.H. 곰브리치, 『서양미술사』, 예경, 2017년, PP.143-155.)

 

 

 

 [ ⏬ 다른 에디터들의 코멘트는 이곳에서 보실 수 있어요!  ]

 

 

이번 레터가 흥미로우셨다면 다음 레터에서 또 뵈어요!

더 매력적인 향기로 당신을 찾아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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