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아이들은 어떤 의미입니까?

미래의 새싹, 혹은 작은 악마

2023.03.30 | 조회 5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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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가 J 의 생각

질문가 J 가 던지는 일상의 새로움

오늘도 멋진 하루를 보내신 구독자님께

 

 

우렁찬 울음소리와 함께 새 생명이 도래합니다.

자신의 존재를 증명이라도 하듯 세상이 떠나가라 소리치는

이 작은 생명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성장할지

그 누구도 정답을 알지 못합니다.

아이들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니까요.

 

 

 

 

4살

 

7살

 

12살

 

14살

 

 

 

 

 

 

 

 

 

 

 

 

 

 

무심코 던져인 이 연령대를 보고

당신은 어떤 모습을, 혹은 감정을 떠올렸나요?

'칭얼대는, 시끄러운'

'귀여운, 아기자기한'

'말안듣는, 귀찮고 성가신'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문제 일으키는, 까다로운'

'순수한, 떼묻지않은'

 

당신은 어떤 감정이 떠올랐을지 무척 궁금하네요.

모두가 각기 다른 감정을 느꼈을테지요.

제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해보아도

모두가 다른 반응입니다.

누군가는 아이들이 싫어 미래에 아이를 가질 생각이 없다고

얘기하는 반면, 어떤 누군가는 꼭 자신을 닮은 혹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쏙 

빼닮은 아이를 낳고 싶다고요.

자신의 아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사랑스러운 눈빛을 보내기도 하고, 누군가는 애써

쳐다보기를 거부하며 그들에게 반反 하는 감정을 비추기도 합니다.

 

우리의 말과 행동은 마음을 대변하는 거울입니다.

이들의 말과 행동에는 모두 의미가 있겠지요.

저는 그것들에 대해 정리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왜 아이들을 사랑하고 왜 아이들을 멀리하는지,

그 이유들에 대해서 아주 주관적으로 기록해볼게요.

 


 

아이들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

 

가장 먼저 아이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입니다.

아이들을 좋아하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들이 가장 먼저 이야기하는 포인트는 '그냥' 입니다.

'그냥 귀여워서',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행복해져서'

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습니다. 

그들에게는 특별한 이유가 존재하지 않았어요. 그저 이 작고 소중한 

생명체가 주는 압도적인 귀여움, 사랑스러움에 매료됐을 뿐.

더 이상 그들의 감정에 대해 설명할 길이 없는 것 입니다.

그럼 다른 이유들도 볼까요?

 

'아이들의 떼묻지 않은 순수함 때문에' 라는 의견이

그 다음으로 많이 나온 것 같네요.

수 많은 삶의 고난을 겪으며 사람은 점점 무뎌지고 부서져

끝내 어떠한 고유 형태를 띄는 존재가 되는데

이때 현실에 순응하며 인간 본성에서

조금씩 타협하고 포기하는 부분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아직 이런 변화를 겪기 전인 아이들의 가장 태초의

모습에, 본능과 가장 가까운 존재들의 모습에

우리는 사랑과, 감동, 어떤 알 수 없는 기묘한 감정을 느끼곤 하죠.

이익과 계산으로 돌아가는 이 세계에서 찾아볼 수 없는 

가장 순수한 행동은 두터운 어른들의 벽도 허물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게 무장해제당한 사람들이 제 주변에도 꽤 있네요.

 


 

아이들이 불편하게 느껴지는 이유

 

아이들을 썩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

시간이 흐를 수록 점점 많아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정확히 그 수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제 주위 사람들중 그 비율이 이전보다 확연하게 높아진 것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제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고, 객관적 사실과는 거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도 귀담아 들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그들에게 불편한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면

많은 사람들이 '시끄럽다, 귀찮다, 사고만 친다, 손이 많이 간다'와 같은

반응들을 보입니다. 이 대답에서 크게 벗어나는 답변들은 많이 듣지 못한 것 같아

요. 물론 모두가 이런 이유에서 아이들이 불편한것은 아니겠지만 꽤 많은 사람들

이 비슷한 이유로 같은 감정을 느끼는 것은 사실인 듯 합니다.

 

사실 틀린말은 아닙니다.

아이임을 가정하지 않거나, 혹은 가정하더라도 현실적으로

'들리는 소리만' 놓고 따진다면 분명 시끄럽고 + 귀찮고 + 알 수 없는 행동을

하고 + 손이 많이 가는 존재들이 맞죠. 정확한 정의입니다.

갓 태어난 아이들은 자신들 스스로 할 수 있는게 하나도 없습니다.

오직 하루종일 울어대는 것 빼고는요. 밥도 스스로 먹지 못하고, 

똥오줌도 못가립니다. 이동하지도, 감정을 말로 표현하지도 못해요.

시간이 흘러 조금 자란 경우에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죠.

오히려 더한 경우도 생깁니다. 이젠 뛰어다니고, 아무말이나하고,

심지어 때리기까지해요. 물건을 말없이 가져오고, 어지럽히기도하고,

말도 없이 어딘가로 사라져버리기도 합니다.

나열하고보니 정말 골치 아플 것 같군요!

 


 

세상에 태어난 아이들은 낯선 세상에

떨어진 이계의 존재와 같습니다. 어머니의 뱃속과는 달리

이 세상엔 작은 존재들을 노리는 수많은 위협적인 존재들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죠. 그들은 생존을 위해 그들의 최선을 다합니다.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요. 바로 소리입니다.

이제 갓 태어난, 앞도 잘 보이지 않는 생명이 스스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그들의 최선이라곤 몸에 힘을 가득주고 소리를 밖으로 내뱉는것.

그리고 그것으로 하여금 누군가가 자신을 돌봐주고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도록 하는것. 그것이 어린 아이들의 생존 방식입니다.

과연 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완성된 지능과 신체를 가졌다면

어른들을 귀찮게 만들 일이 있었을까요? 

그들은 그들에게 주어진 최선의, 최고의 선택을 내리는 것 뿐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판단하고 느끼는건 개인의 선택에 달린 것이고요.

'나' 가 느끼기에 좋으면 좋은거고, 싫으면 싫은것이겠죠.

어떤 감정이 맞다, 틀리다 이야기하려 오늘 이야기를 시작한 것이 아닙니다.

다만 각각의 이유들에 대해 생각해보면서

제가 느낀 바에 대해서 공유해보고 싶었을 뿐이에요.

 


 

Jay 가 느낀 아이들은

 

저는 현재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교육자인 어머니의 영향도 있었지만 지금 제 자리에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돈' 이었습니다. 아이들을 향한 사랑이라던지, 애정이라던지가 이유가 아니라

단지 돈을 벌기 위해서 알아본 직업 중 하나였고, 가장 대우가 좋았던

자리였기에 들어온 곳이었습니다. 

 

일을 처음 시작하고, 이 자리가 꽤나 난처한 자리란 것을 깨달았습니다.

아이들은 어디로 튈 지 모르겠고,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어떻게 컨트롤 해야하는지 도통 감을 잡을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것은 이들 부모님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일이었습니다.

부모가 되어보지 않았기에, 그들이 느끼는 책임감, 보호본능, 사랑 등

깊은 감정들을 이해하는 일은 마치 해보지도 않은 물구나무를

서보라는 얘기와 다를바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어엿한 사회인으로서, 어른으로서

맡은바 최선을 다하는게 도리 아니겠습니까?

수많은 우여곡절끝에 이제서야 아이들과 어른들,

그 중간 세계에 적응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보이지 않던 무언가가 그들에게서 보이기 시작했어요.

 

처음에 아이들은 제멋대로에, 말도 안듣고,

이해가 안가는 말만 반복하고 집착하는 귀찮은 존재들이었습니다.

앉으라는 말을 하면 3초정도 알아듣는가 싶더니, 이내 일어나

수업을 어지럽히곤 했죠. 또 다른 아이는 수업을 하는 도중에

밖으로 뛰쳐나가 비행기 놀이를 하기도 했고, 화장실을 간다는 말을 하고 

홀연히 사라져버려 적잖이 당황한 적도 있었습니다.

한 아이는 자신이 모든 정답을 말해야 하는 마음이 앞서 다른 친구에게 물어본

질문에 자신이 말을 끊고 대답을 하려 들었고, 다른 아이는 엄마가 보고싶어

수업에 들어오지 않으려 하기도 했어요. 

이정도는 빙산의 일각의 불과합니다. 이야기를 하다보면 아이들의

'만행'들은 끝이 없습니다. 매일 매일 업데이트가 되고

매일 매일 새 역사를 써내려가는 존재들, 그들이 바로 아이들입니다.

 

하지만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느낀것은

아이들은 사랑을 원한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이유없이 사랑을 나눕니다. 또 사랑을 갈구합니다.

그런 모습이 사랑스럽습니다. 

칭얼대다가도 어느샌가 옆에 와 꼬옥 손을 잡습니다.

수업시간엔 토라져있다가도 쉬는시간만 되면

문을 박차고 들어와 제 품에 안깁니다. 

숙제를 내주는 선생님이 싫다면서

쉬는시간만 되면 저를 찾는 소리가 복도를 가득 채우고

집에가서 부모님들께는 선생님이 좋다고 고백하기도 한답니다.

 

아이들은 순수합니다.

그들의 말과 행동에는 악의가 없습니다.

(다만 도덕성과 사회성이 자리잡기 이전의 아이들에겐

이 부분이 부족할 순 있어요)

아이와 어른을 판가름 하는 가장 큰 부분이 바로

이런 모습인 것 같습니다. 아이들의 행동엔 계산이라는 것이 없어요.

미래에 자신에게 돌아올 이득, 그들의 세계엔

이런 복잡한 알고리즘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직관적인 행복과 관련된 것들로만 가득차있어

제가 발을 들여다 놓을때 조심스러운 부분들이 많습니다.

혹여나 그들의 정원을 망가뜨릴까 한발 한발

주위를 살피며 그 속의 따뜻함을 음미합니다.

 

어린 아이들과 함께 있다보면

진이 빠지는 것과는 별개로 세상이 긍정적이고

환하게 비춰지는 것 같습니다. 저는 사람 관계에 민감하고

빠르게 반응하는 사람이기에 항상 인간관계에서 긴장 상태를 유지하는데

아이들과 있으면 잠시나마 근육과 마음을 이완시키고

온전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더라고요.

그들의 조잘조잘 떠드는 모습과 한없이 아이같은 장난,

그 속에 피어나는 웃음꽃들은 변해버린 제 자신도

그들과 또래인 것마냥 가볍게, 마음마저 붕 뜨게 만들어버립니다.

저는 사실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게 아니라,

아이들을 통해 가르침을 받고 있는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들과 함께하는 삶은 저를 180도 바꿔놓았습니다.

처음엔 '괜히 이 일을 시작했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제 와서 드는 생각은, 이 일을 하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찔함과 아쉬움입니다.

제가 이 일을 언제까지 하게 될지는 미지수입니다.

본업을 잠시 멈추고 이 세계로 넘어와 소방수 역할을 하고 있는데

조만간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야 할 상황이 생길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더욱 많은 관심과 사랑을 아이들에게 주고 싶고,

주고 있습니다. 미래에 제가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요.

그리고 아이들의 빛나는 기억속에 한 조각으로 남고 싶은 마음에,

따뜻한 기억만을 선물해주고 싶은 마음에서 제 모든걸 바쳐

아이들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제 목표는 제 아이들 중 단 한명이라도 저를 기억하고

수년이 지난 미래에도 저를 떠올리며 웃을 수 있게 하는 것.

그게 제 사명이고 제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생각해요.

 

이미 '제' 아이들이라고 말하는 자신을 보니

스스로 아이들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새삼 느끼게 되네요.

여러분들께 질문하는것과는 별개로

제가 아이들에게 받은 영향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 싶었습니다.

저와 완전히 다른 경험을 하신 분도 분명히 있겠죠?

그런 이야기도 한번 들어보고 싶어요. 이 세계에 정답이란건 없으니까요.

언제나 여러분들의 답이 궁금하고, 그렇기에 오늘도 질문합니다.

 

 

 

구독자님께 아이들은 어떤 의미입니까?

 

 

 

 

 

 

 

당신의 찬란한 세상을 향하는 길에

질문가 J의 이야기가 그대와 함께하길.

그럼, 행운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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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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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bout 2 years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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