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은 월급날.
며칠 전부터 부지런히 돈을 쓸 궁리를 합니다.
들뜬 마음과 함께 인터넷 세상을 서핑하는 이 기분은
이루 말 할 수 없을 만큼 짜릿합니다.
이번달 소비는 이거다!
1. 의류
2. 전자기기
3. 방 데코용품
4. 지인 선물
5. 투자 자금
6. 개인 프로젝트 예산
서너시간의 걸친 여행 끝에
위와 같은 종착지에 다다랐습니다.
이렇게 수개월, 수년을 살아온 나.
문득 '나는 왜 이 물건들이 사고 싶었을까?'
질문을 하게되었습니다.
질문에 대답하기 전에
위 질문을 두가지 하위 질문으로 나눠보고자합니다.
첫번째는 1) 이 물건들을 왜 필요로 했는지,
두번째는 2) 이 물건들을 소비하면서 내가 얻게되는 것은 무엇인지.
두가지 질문에 답을 하며 본래의 질문으로 접근해보겠습니다.
의류
1) 봄이 다가온다, 새롭고 화사한 옷이 입고싶다, 외출할 일이 많아진다, 평소에
무채색 옷만 가득하다.
2) 더 많은 선택지를 가진다, 소유욕을 채워준다, 예쁜 옷을 가졌다는 만족감을
얻는다.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 늘어난다
전가기기
1) 노트북이 굉장히 오래됐다, 디자인 작업을 하기에 무리가 있다, 카메라는 비교
적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취향의 변화로 다른 카메라를 꾸준히 원해왔다. 다른
카메라와 함께라면 더 좋은 사진을 남길 수 있을거란 자신감이 있다.
2) 작업 속도가 올라간다, 퀄리티도 올라간다, 시간을 아끼는 만큼 다른 일들에
더 많은 노력을 쏟을 수 있다, 불편함이 사라진다 (렉, 부팅, 튕김 현상), 더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사태기 (사진 권태기) 극복에 도움이 된다
방 데코용품
1) 나만의 공간을 처음으로 꾸미면서 필요한 아이템들이 많다, 쉼에 있어
서 나의 공간을 꾸미는 일은 매우 큰 부분이다, 필요에 의해 잘 꾸며진
방에서 컨텐츠를 만들어볼 수 있다, 단순히 자는 공간이 아니라 업무 공간의
의미를 심어줄 수 있다.
2) 나의 방을 더욱 사랑하게 된다, 내 방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진다, 능률이
올라간다, 만족스러운 쉼을 누릴 수 있다, 영감을 받을 수 있다.
지인 선물
1) 최근 이사한 지인들이 많다, 연락을 오래도록 못한 지인들이 많다, 지인들에게
선물할 수 있는 금전적 여유가 생겼다.
2) 소홀했던 인간관계에 다시 한 번 관심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된다, 그동안 받
은 사랑에 보답 할 수 있게 된다. 사랑을 나눌 수 있다!
투자자금
1) 투자는 일찍 시작 할수록 유리한 것, 시드머니는 클 수록 유리한 것, 지금 투자
를 배우기에 아주 적절한 시기란 것, 투자를 알려주고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2) 시드 머니를 모아갈 수 있다, 미래 투자에 있어서 큰 교훈 또는 가르침을 얻을
수 있다,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어쩌면 큰 수익을 낼 수 있다.
개인 프로젝트 예산
1) 금전적인 문제 때문에 시작하지 못한 프로젝트들이 많다, 구상해온 프로젝트
들을 하나씩 시작 할 수 있다, 돈이 없는 마케팅은 쓰레기다 = 즉 돈이 생겼으
니 제대로된 무언가를 만들 수 있다.
2) 프로젝트를 진행함으로써 경험(포트폴리오)을 쌓을 수 있다, 이는 다른 분야로
의 확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새로운 도전에 있어서 즐거움을 느낀다.
적으면서 생각해보니
확실하게 한 문장으로 요약이 가능 할 것 같습니다.
저의 소비 성향은
'나를 기쁘게 만드는 무언가, 또는 나를 발전시키는 무언가'로 향하고 있다라고.
옷, 방 데코를 통해 지극히 개인적인 만족감을 채우고
투자, 프로젝트 예산을 통해서 개인적인 발전에 힘쓰고자 합니다.
너무나 소비 성향이 뚜렷해서 부끄러울 정도네요.
적어도 한 문단 정도로 요약을 해보려고 했는데
한문장으로도 완벽히 정리가 가능하니 당황스럽습니다.
이런 저의 소비 습관을 빌어 저라는 사람에 대해
어느정도 유추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저는 저와, 제 주변 환경에 굉장히 큰 관심을 가진 사람입니다.
제가 입는 옷, 제가 경험하는 사람, 제가 맡는 냄새와 기억, 그리고
그 주변을 이루는 환경들. 저를 스쳐가는 모든 것들에 많은 의미를 담습니다.
이런 저의 성향이 소비 습관에도 큰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 봅니다.
또한 저는 안주하는 것을 가장 싫어하는 사람입니다.
발전하는 모습에서 뿌듯함과 살아있음을 느껴요.
제자리에서 자신의 모습을 유지하는 것 또한 멋진 일이지만
제가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아요.
저는 더 많은 제 모습을 찾아 떠나는 바람 같은 사람으로
이 세계를 여행한 후, 마치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사라져버리고 싶습니다.
나아감을 가장 큰 원동력으로 삼는 저의 모습 또한 소비 습관의 한 부분으로
비춰지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사람마다 독특한 소비 습관, 패턴이 존재할 것입니다.
개인이 겪어온 삶과 욕망, 목표가 다르기에
각자가 자신의 기회(돈)을 소비하는 것에 대해 다른 주관을 가질 것이고요.
하지만 우린 모두 한없이 작고, 초라한 인간이기에
인간의 범주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극히 인간적인 범주에서 정의한 '소비'는
'더 나은 나를 만들어가고자하는 마음'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는 인간의 심리가 반영된 습관 혹은 행태'
라고 이야기 하고싶습니다.
물론 이것은 저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어떠한 질문에 대한 정답도 아니고, 또 누군가를 가르치거나
혹은 어떤 영향을 주기 위한 것도 아닙니다.
그저, 당연시 우리가 행하고 있는 무언가에
조약돌을 한 번 던져본 것 뿐
그 일렁임까지 제가 내다볼 순 없는 것이죠.
여러분들에게 소비는 어떤 의미인가요?
저와 비슷하신 부분도, 완전히 다른 부분도 있으실거라 생각합니다.
궁금하네요! 그 속엔 당신이라는 사람의 일부분도 함께 녹아 있을테니까요.
단 한번도 생각해본적 없는 질문이라면, 짧게
5분만 내어서 빠져나간 카드 명세서를 보며, 나는 어떤
소비를 하고 있는지 스스로를 알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자신을 이해하는 것에서 개인의 성장이 시작됩니다.
오늘도 질문으로 성장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에게 소비는 어떤 의미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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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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