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첫 비를 맞이한 오늘,
전날 야근에 찌뿌둥한 몸을 베베 꼬며
평소와 같은 하루를 시작하려다
약간의 게으름에, 또 약간의 뭉글한 마음에
침대와 조금 더 붙어있기로 결심했습니다.
혼자 있기 조금은 적적하니
전날 발견한 새로운 인디밴드의 노래를 재생하고
창문 밖 휘날리는 물방울들을 찬찬히
세어보았습니다.

그러다 문득
노래 가사를 읊조리다
'네가 살고 싶은 세상이 되어줘야지' 라는 부분이
순간 저를 집어삼켰습니다.
'세상이 되어준다'
이 얼마나 아름답고도 찬란한 말인가요.
이 구절을 열번도 넘게 반복하고 나니,
'그렇담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세상도 누군가가 만들어 준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 나아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세상도 그런것인가? 그럼 누가 만들었을까?
또 그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여러 갈래로 질문들이 나눠졌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세상'에 대한 질문.
지금부터 펼쳐 나가볼게요
일단 제 세상에 대해서 말씀드리는 것이 좋겠어요.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구독자님의 세상도
한번 느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제 세상은요,
잘 가꿔진 원통 정원 안에서
종종 바깥 세상을 구경하는 것이 즐거운
파랑새의 세상같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 파랑새는 따뜻하고, 항상 빛이 들어오는
가히 '완벽'에 가까운 정원에 나고 자라서
행복의 기준이 높게 자리하고 있어요.
남들이 보기엔 작은 일에 실망하기도하고
혹은 속상해하기도 해요.
또 외부 자극에 종종 취약하답니다.
다른 새들은 폭풍우와, 추위에 떨고 있을 때
정원의 보호 속 어려움을 겪어보지 않아서
남들이라면 덤덤히 넘길 자연스러운 인생의 경험이
특정 부분에 있어서 민감하게 다가올 때가 있어요.
(관계적인 부분, '나'의 능력에 대한 부분이 가장 큰 것 같아요)
원통 정원은 파랑새의 마음에도
또 하나의 작은 원통 정원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세상과 자신을 분리하는 어떤 보이지 않는 벽'을 만들고
그 벽은 다른 새들과, 세상과 가까워지는 것을
막아내고 있었어요. 나와 같은 새들일지라도
안 / 밖을 구분해 애써 그들을 밀어내고
스스로가 규정한 정원 안에서의 모습을 유지해가는데 힘을 썼죠.
스스로 이러한 모습을 인지하면서 측은하게 바라보면서도,
머리와 마음은 독립적이라 정원의 문을 열고 나가는 일이
아직까지도 쉽지 않은 파랑새에요.
이런 파랑새에게 가장 큰 기쁨은
제일 좋아하는 호수 나뭇가지 위,
꽃들이 넘실거리는 언덕과
수평선이 걸린 서쪽 끝에서
세상의 가장 아름다운 장면들을 누리는 것.
나의 정원에 들인 모든 것들을 아낌없이 사랑하고
그들을 위해 희생하는 것.
그리고 아등바등 스스로가 만든 정원에서
나가기 위해 끊임없이 시도하는 것.
이것들이 가장 큰 기쁨이라 할 수 있겠네요.

이렇게 제 세상은 어떤 모습인지
여러분들께 소개드렸습니다.
솔직하게 무언갈 얘기한다는 것이 쉬운일은 아니네요!
하지만 이렇게 털어놓고 보니 후련합니다.
여러분들과 한발자국 더 가까워진 기분도 들고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이 '세상' 에 대해서 질문을 던져보려합니다.
1.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세상도 누군가가 만들어 준 것인가?'
2.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세상도 그런것인가? 그럼 누가 만들었을까?'
3. '다른 사람의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이렇게 세가지 질문에 답해보면서 제가 바라보는 세상의 개념과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세상은 어떻게 다른지 알아가봐요!
1.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세상은 누군가가 만들어 준 것인가?
저는 제 세상을 만드는 주체가 자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선
확실하게 정답이라고 말 할 수 있어요. 저의 세상을 짓고, 보완하고, 부숴가는
존재는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입니다. 물론 외부의 자극과 환경도 굉장히 중요한
요소겠죠. 예를 들어, 어렸을 적 누군가가 저의 행동에 대해서 큰 목소리와 강한
어조로 꾸짖었다고 생각해봅시다. 저의 행동이 크게 꾸중을 들어야 하는 행동은
아니었음에도 말이죠. 아마도 저는 나이를 먹고, 제 행동이 전혀 잘못된 행동이
아니었다는 것을 꺠닫기 전까지는 그 행동을 최대한 피하려고 안간힘을 썼을 것
입니다. 옆에 있는 친구들이 괜찮다고 이야기 한다고 하더라도 그 이야기가 제게
닿지 못했을 거에요. 긍정적이던, 부정적이던 '경험'은 한 사람의 인생에 엄청난
영향을 끼칩니다. 그리고 작은 행동이던, 큰 행동이던 영향력의 크기가 다를 뿐
내가 하는 행동은 직/간접적으로 누군가의 삶에 영향을 주게 돼요.
'나 하나 쯤이야' 에서 '나 하나'가 누군가에겐 굉장한 트리거가 될 수 있음을
드디어 깨닫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반응하는, 돌고 돌아서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방향성을 정하는
본체는 제 자신입니다. 내가 외부 자극에 어떻게 대응하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정함으로써 나의 세상의 모습이 변화하게 되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모든 행동에 '나의 세상의 모습이 이랬으면 좋겠으니 이렇게
행동해야지!' 라는 의미를 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어떤 경험을 하는지, 어떤 사람을 만나고, 무엇을 느끼고 보고 듣는지,
그리고 최종적으로 나의 역사에 기반한 현재 세계가 이 새로운
정보와 자극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따라 완전히 다른 미래 세계를
보게 될 것입니다.
2.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세상도 그런것인가? 그럼 누가 만들었을까?
분명 다른 사람의 세상도 그럴 것입니다. 무의식에서 누군가의 말과 행동, 그리고
자신의 경험에 의해 지금의 세계가 완성 됐을것입니다. 직접적으로 인지하지
못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나의 사고와 행동에는 어떤 계기, 혹은 이유가
담겨 있는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저를 스쳐간 모든 사람들이 지금의 제 세계를 만드는데
지대한 공을 쌓았다고 생각합니다. 제 아무리 지하철에서
옷깃조차 스치치 못한 사람이었을지라도 분명 제게 미세한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해요. 하물며 안면도 없는 수 많은 사람들이
제게 영향을 주는데, 저와 한마디라도 섞어본 사람의 경우라면
그 사람이 제게 주는 영향은 그 크기를 가늠할 수 없을 것 같네요.
저는 이런 깨달음을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우연한 계기로 초등학생들을 지도하는 선생님이 되었고
그 과정에서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세상과 낯선 아이들에게
더 좋은 세상이 되어주고 싶다는 마음이 저절로 솟아 오르더군요.
그렇게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스스로의 세상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내가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깊게 하게 되었고
이번 질문의 씨앗도 그 과정에서 피어난 듯 해요.
(제가 아이들의 영향을 더 많이 받고있네요!)
3. '다른 사람의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저는 주변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 사람은 어떤 모습이 매력적일까, 저 사람의 습관은 뭘까
저 사람은 왜 저런 행동을 하는 것인가, 등 그 본질을 파악하는데
의미를 두고 주의 깊게 관찰합니다. 그리고 제가 그 사람을 통해서
배울 수 있는 점, 가르침 등을 최대한 흡수하려고해요.
이 방법이 제게 최대한 긍정적인 영향을 끌어올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이렇게 살아왔습니다.
그동안의 관찰을 하는 저의 모습을 보면서, 특히
굉장히 매력적인 사람을 만나게 되면 제가 반복적으로
'어떤 질문'을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바로
'저 사람의 인생을 어떨까?'
'저 사람은 어떤 인생을 살아왔을까?'
하는 질문들입니다.
그리고 직접 그 사람이 되어보기로 합니다.
마인드 셋, 그 사람의 습관, 행동, 말투,
그 사람들의 모든것에 집중합니다.
짧은 시간동안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살아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새로운 세상을 엿봅니다.
가장 최근 제 눈을 사로잡았던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같이 일하고 있는 젊은 남자 선생님이었습니다.
짧게 소개해드리자면, 20대 초반의 굉장히 어린 나이에도
자신감이 넘치고, 예의 바른 사람이었고, 유머있고 유쾌한
사람이었습니다. 자신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어려움에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았습니다. 그 덕분에
주위엔 항상 사람들로 가득했고 모두 행복해보이는 얼굴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 또한 그분 옆에 있으면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특별히 무얼 하지 않았는데도요. 참으로 신기하더군요.
그 후로 그분의 삶을 살아보려고 노력했어요. 그리고 이 글을 쓰는
4월 4일의 아침에도 역시 그분에 빙의(?)하다
의자에 앉아 노트북을 펴게 됐고요.
제 세상과 그 분의 세상을 들여다 보고, 서로 비교하며 느낀점을
글로 정리하면서 '세상'에 대해 좀 더 알아보면 좋겠다는 마음에
이렇게 긴 글을 이어갑니다.
그분의 삶을 엿보니, 세상이 참 즐거웠습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행복하고 웃을 일이 참 많고,
힘든 와중에도 꽤나 낭만있고 보람 가득한 시간들이었죠.
또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니 뭐 하나
부족함이 없는 일자리였습니다.
사무실 밖에서도 나를 찾는 유쾌한 고향 친구들,
그리고 군 입대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맛난 밥을
사주겠다는 친구들의 전화와 문자는 이런 강한 사람의
마음도 무르게 만들 것만 같았어요. 새로운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이 너무 좋고, 새로운 관계에서 많은 것을
받아갈 수 있었기에 앞으로 나의 능력을 키워 나 또한
주위 사람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사람으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합니다. 그리고 오늘도 '사람들에게 잘하자!' 는 다짐과 함께
출근길에 올라요.
무미건조하다고 생각하는 제 세상과 다르게 너무나도 다채로운
세상이더군요. 쩌적! 하고 벽에 금이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오랜시간 타자를 치고있어요.
금이간 정원 유리벽을 보며 전진할 준비를 합니다.
작은 틈이라도 내보려고, 제 몸을 희생하는 한이 있더라도
저 벽을 넘어볼 궁리를 합니다.
두려움과 기대감이 공존하는 이 감정은 언제나 익숙치 않습니다,
하지만 분명한건 제 세상에 큰 변화가 일어나지 직전
이런 감정을 느꼈다는 사실이에요.
결국 내가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 제 세상입니다.
그리고 그 세상은 제 마음의 모양이기도 합니다.
마음의 모양은 제가 정하는 것이고
과거의 경험과 나라는 본질이 합쳐져 굉장히 단단한 형상을 하고 있지만
그것을 변화시킬 사람 또한 나 자신밖에 없습니다.
변화의 길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몇 번이나 좌절하고 눈물 흘릴 것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세상으로 가는 길이 쉽다면
새로운 세상이라 이야기 하지 않겠죠.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고 싶거든,
다른 누군가가 직접 되어보세요.
그 사람의 삶은 어떨지, 세세한 상황까지 설정하면서
내가 아닌 그 사람은 어떨지 한번 상상하고 느껴보세요.
다른 누군가의 삶의 자세를 나에게 이식해 하루를 살아보세요.
뭔가 이질적이지만 꽤 괜찮은 경험일겁니다.
분명 구독자님께 새로운 시각을 선물할거에요
오늘 이렇게 제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이야기를
여러분들께 나눴고, 또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 글이 누군가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되겠죠.
어떤 방향일지 모르겠지만 돌고돌아 종착점만큼은
긍정에 다다르기를 바랍니다.
또 자신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하지 말고
선한 영향력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퍼트릴 수 있는
사람이 되기위해 노력하는 하루들을 보냅시다.
제가 구독자님과 함께 합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은 모두가 그럴 것입니다.
그럼 행운을 빕니다.
당신의 찬란한 세상을 향하는 길에
제 이야기가 그대와 함께하길.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빈
비공개 댓글 입니다. (메일러와 댓글을 남긴이만 볼 수 있어요)
질문가 J 의 생각
새로운 세상은 항상 두렵기 마련이죠. 사실 그리 대단하고 위험하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첫 발을 내딛기가 그렇게 힘들수가 없어요. 그렇게 한 장소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게 되면 마음이 고착화되기 떄문에 더더욱 밖으로 나가는 것을 꺼리게 될 것이도 끝내 원룸, 혹은 정원을 벗어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에겐 그 누구보다 든든한 주위 사람들이 있어요. 수달 친구, 파랑새 친구, 강아지 친구처럼 저에게도 그런 친구들이 있답니다. 그렇기에 아플걸 알면서도 다시 한번 일어나 벽을 노려보게 돼요.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해보자!' 하는 용기는 모두 주변 사람들의 존재가 만들어내는 위대한 힘이고, 긍정적인 영향 아닐까 싶어요. 파랑새도, 강아지도 새로운 세상을 볼 날이 얼마 안남은 것 같네요! 축하해요!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