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

TREND REPORT "2022년 8월에 본 것"

일 하다 눈길이 가는 소식을 큐레이션해서 공유합니다

2022.08.30 | 조회 2.35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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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버스백맨

🕵🏻 매달 1번 받아보는 UX 리서처의 생각

INDEX

  • 회사에서 내 '쓸모' 회복하는 방법 🎒(feat. 퍼블리)
  • 당근마켓이 '매너온도'를 포기한 이유 🥕
  • 심심한 사과와 UX 리서치 📖
  • PM에게 리서치란? 🔍🔭🗺
  • 문제를 모르는 것이 문제였다 ⚽️
  • 나는 연봉을 조정해달라고 한 적이 있던가? 🙋🏼‍♂️🙋🏻‍♀️
  • 피드백을 받고 있나요? 🧭

 


 

🎒 회사에서 내 '쓸모' 회복하는 방법 - 퍼블리에서 방금 발행했어요!

 

자기효능감 체크리스트 ©퍼블리
자기효능감 체크리스트 ©퍼블리

 

제가 퍼블리와 4번째로 협업한 리포트 소식을 알려드려요! '왜 중요한 일은 나한테 안 주지? 회사에서 내 '쓸모' 회복하는 방법'이라는 제목으로 제가 일을 하면서 자기효능감이 떨어질 때마다 고민했던 바와 시도했던 방법을 다루었습니다. 퍼블리를 이용하시는 분들은 한번씩 살펴봐주세요!

왜 중요한 일은 나한테 안 주지? 회사에서 내 '쓸모' 회복하는 방법

 


 

#1. 당근마켓이 '매너온도'를 포기한 이유 🥕

 

'당근마켓' 글로벌 서비스 화면에서 '매너온도'가 한국과 동일하게 36.5도 기본으로 표시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karrot<br>
'당근마켓' 글로벌 서비스 화면에서 '매너온도'가 한국과 동일하게 36.5도 기본으로 표시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karrot

 

구독자님도 당근이세요? '당근마켓(karrot)'은 한국뿐만 아니라 영국, 캐나다, 미국, 일본에서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서비스입니다. 당근마켓 글로벌팀에서 <'매너온도' 글로벌 수출기>라는 당근스러운 제목으로 UX 리서치 관련 글을 발행했습니다. '매너온도'는 과연 해외에서도 통할까요?

🎒 REDBUSBAGMAN

 

'매너온도'는 '매너'와 '온도'를 둘 다 이해해야 합니다

 

1️⃣ 매너온도는 36.5도에서 시작해 99도까지 점수를 높일 수 있는 거래 매너 지표입니다.

 

2️⃣ 매너온도가 높은 사람은 '그래도 믿을만하네' 혹은 '매너가 좋을 것이다'라는 기대감을 유발합니다.

 

3️⃣ 하나의 재미요소가 된 덕분에 당근마켓에 재미를 붙인 사용자는 매너온도를 더 높이기 위해서 앱을 더 적극적으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4️⃣ 매너온도를 높이려고 하는 헤비유저가 아니더라도 매너온도가 36.5도보다 낮은 사람은 일단 거르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는 인식도 커졌습니다.

 

5️⃣ 그런데 여기까지는 한국 사용자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글로벌 유저들은 '왜 내 점수가 이러냐?'라는 불만을 제기하거나, "어렵다"라는 평가를 했습니다.

 

6️⃣ 글로벌팀은 영국, 캐나다 출장에서 유저들을 만나 '매너온도'에 대한 인식을 확인했습니다.

➊ “우리동네 기온을 알려주는 건가요? 중고거래 서비스에서 왜 기온을 알려주죠?” ➋ “0도 아니고 50도 아닌 36.5라는 애매한 숫자가 이상해요. 뭘 의미하는 거에요?” ➌ “Neighbour Rating이면 이웃들이 부여한 점수일텐데, 100점 만점에 고작 30점대라니! 믿을 수 없는 유저들이 많아 보여요” ➍ (점수가 높을수록 따뜻한 사람이라는 설명에 대해) “warm-hearted도 좋은 말이지만, cool한 사람도 좋은 사람 아닌가요?”

 

6️⃣ 서비스를 글로벌화하는 데에는 유저 리서치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섭씨와 화씨를 쓰는 문화, '쿨하다'와 '웜하다'에 대한 인식의 차이, 99도 만점일 때 50점도 안 되는 점수를 갖고 평가를 시작하는 것에 대한 의문, 왜 체온과 매너를 연결하는지에 대한 질문까지. 자연스럽게 쓰면서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에는 문화적, 사회적 영향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매너온도가 가진 장점이 고스란히 적용될 수 없습니다.

 

7️⃣ 당근마켓은 리서치 이후 글로벌 당근마켓에서 당근마켓의 상징인 매너온도(Neighbour Meter)를 포기했습니다. 대신, ‘Karrot Score’으로, 기본점수를 36.5가 아닌 0점으로 변경했어요. 앱 내 커뮤니케이션도 점수가 높은 사람을 ‘따뜻한 사람’이 아닌 ‘믿을 수 있는 사람’ 혹은 앱 내 engagement가 더 많은 사람으로 바꿔서 표현하기 시작했습니다.

 

8️⃣ 흥미로운 점은 당근마켓에서는 UX 리서처를 따로 두지 않고 프로덕트 매니저, 프로덕트 디자이너, 그리고 개발자도 함께 리서치를 한다는 점입니다. 당근마켓이 UX 리서치를 활용하는 방법을 관심 있게 보고 계속 공유드리겠습니다.

 

당근마켓이 한국에서 자리 잡을 수 있던 가장 큰 이유는 '동네'와 '매너온도' 덕분입니다. '동네'라는 지리적 제약은 익숙한 동네에서만 거래를 한다는 점 덕분에 직거래에 대한 부담을 낮추고, 문고리 거래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매너온도'는 개인 거래에서 반복되는 불신, 사기, 탐색비용을 낮추는 장치이자 스스로 매너온도를 높이기 위한 동기를 부여함으로써 자정작용을 가능하게 했죠. '매너온도'가 'Karrot Score'가 된다면 어떨까요? 이름만 바뀌는 것이고 여전히 유사한 역할을 할까요?

🎒 REDBUSBAGMAN

 

당근마켓 '매너온도' 글로벌 수출기

 


 

#2. 심심한 사과와 UX 리서치 📖

 

'심심한 사과' 논란은 사인회 예약 관련한 콘텐츠 전문 카페의 사과문에서 시작했습니다 ©트위터
'심심한 사과' 논란은 사인회 예약 관련한 콘텐츠 전문 카페의 사과문에서 시작했습니다 ©트위터

 

1️⃣ '심심한 사과'에 대한 논란을 보면서 '문해력'과 '사용성'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왜 논란일까요? 사과를 받는 사용자가 단어의 뜻을 정확히 몰라서였을까요? 아닙니다, 몰라서가 아니라 오해했기 때문입니다. '심심한 사과'에서 '심심'은 한자어로 그 정도가 깊고 간절하다는 의미인데요. 그러니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고 쓸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걸 순우리말에서 지루하다는 의미인 '심심하다'라는 것으로 오해했기 때문에 사과하는 사람이 조롱을 했다며 그 태도를 문제 삼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이런 문제가 처음 일어난 것은 아닙니다. '금일'을 '금요일'로 오해하기도 했고, 2020년 광복절 임시공휴일 지정 때에는 '연휴가 사흘로 늘었다'는 보도에 "3일을 왜 사흘이냐고 하냐"라는 항의 댓글이 달릴 만큼 문해력에 대한 논란은 반복되고 있죠.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발표에 따르면 청소년들의 읽기 소양에 대한 성취도 평가에서 한국은 2006년 79개 참여국 중 1위였지만 꾸준히 하락해 2018년에는 6~11위를 기록했습니다. 중장년의 문해력은 OECD 꼴찌 수준으로 청소년에 비해 더 심각한 수준이고요. 어른들이 청소년을 나무랄 수는 없는 실정입니다.

 

3️⃣ 앞으로 상황이 좋아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알아야 하는 어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떄문인데요. 국립국어원이 1년에 선정하는 신조어가 400~500개에 이릅니다. 신조어 중 10개 중 7개는 10년 안에 소멸하기 때문에 언어의 유효기간도 짧은 편이죠. 재학습이 불가피합니다. 즉, 어떤 단어나 문장을 보고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들은 앞으로 더 빠르게 늘어날 겁니다.

 

4️⃣ 이번 논란의 근본적인 원인은 많은 사람들이 '심심'의 뜻을 몰랐다는 것, 또는 내가 아는 단어가 아닐 수 있다고 의심하지 않는 것, 그래서 의미를 찾아보지도 않고 화부터 낸 것으로 보입니다. 문해력 논란이라고 하기에는 애초에 어휘력에 대한 문제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해 보이고요.

 

5️⃣ 문해력은 글을 읽고 문맥을 파악하는 능력으로 비교적 긴 글, 문단에서 나타나는데 이번 논란은 단어의 뜻을 혼동하는 것과 관련이 깊으니 어휘력으로 인한 문제로 정의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사실 모르는 단어를 찾아보려고 하면, 지금이야말로 가장 빠르고 쉽게 뜻을 알아차릴 수 있는데 거기까지 하지 않는 것도 문제가 반복되는 이유입니다. 모르는 것을 찾아보지는 않지만, 의견은 강력하게 표현하는 것.

 

6️⃣ 앞으로 세대 간의 갈등을 부추기는 것 중 하나는 어휘력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말을 줄여서 쓰는 것을 즐기는 세대와 신조어보다 한자어가 익숙한 세대가 문자로 소통할 때 발생하는 문제는 반복될 수밖에 없죠. 여기에 이미지, 숏폼 영상과 모바일 친화도까지 결합이 되면 어휘력의 문제는 디지털 문해력 차원으로 번질 겁니다. 세대 간의 갈등이 언어의 차이로 인해서 심화되거나, 소통이 안 되기 때문에 갈등이 표면적으로 없는 것처럼 보여질 수도 있습니다.

 

7️⃣ UX 리서처의 일 중의 하나는 새로운 기능을 사용자가 의도한 대로 쉽게 사용하는지 검증하는 것입니다. '심심한 사과' 논란은 UX 리서처가 해야 하는 일을 생각하게 만들었죠.

➊ 새로 생긴 기능을 문자, 선, 도형, 색으로 전달할 때 발견할 수 있는가? ➋ 발견한 것의 의미를 쉽게 예상할 수 있는가? ➌ 예상한 기능을 조작할 수 있는가? ➍ 원하지 않는 기능일 경우 이전 단계로 돌아올 수 있는가? ➎ 모르는 용어에 대해서 의미를 쉽게 찾을 수 있는가?

 

현재는 한국어, 영어, 중국어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한국에서 세대 별로 나누어서 제공하게 되지 않을까요? 초등학교 저학년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수준으로 작성하면 될 것 같았던 문구는 각 세대 별 특성을 고려해서 세분화되지 않을까여? 사용자가 세분화될 수록 UX 리서치, UX 라이팅의 역할이 중요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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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PM에게 리서치란? 🔍🔭🗺

 

UX 리서치를 무엇으로 정의할 수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방망이를 깎는 일'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방망이의 손잡이를 정교하게 깎아서 손에 쥘 때 불편함이 없도록 해서, 마늘을 빻기 더 쉽게 만드는 일. 방망이의 손잡이는 부드럽게 깎고, 마늘이 닿는 부분은 둥글지만 거칠게 다듬어야 쓸만한 방망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쓰임새를 고려하지 않고 가운데를 매끈하게 깎거나, 반대로 손잡이는 거칠고 재료에 닿는 부분을 부드럽게 만든다면 엉뚱한 제품이 만들어질 겁니다.

 

리서치를 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진짜 문제를 찾기 위한 겁니다. 이걸 UX 리서치에서는 '문제 정의'라고 합니다. 현상과 근본을 구분해서, 정말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인지, 그 문제를 꼭 해결해야만 하는 것인지를 판단하기 위한 리서치가 선행되어야만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는 리서치로 이어갈 수 있습니다. 즉, 문제를 정의하는 리서치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예컨대, 남성용품을 갖춘 매장에 남성 고객이 찾아오지 않는 이유는 육아를 하는 아빠가 유모차를 끌고 다니기에 복도가 너무 좁거나 유모차를 잠시 세워둘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보스턴의 한 백화점에서 리바이스 코너를 조사할 때였다. 우리가 진행한 조사의 목적은 20대와 30대 남성 고객들을 유인할 수 있도록 매장을 개선하는 것이었다. 그곳에서 젊은 사내가 청바지 코너로 이어진 통로를 걸어가는 장면이 비디오에 담겼다. 아내와 동행한 그는 유모차를 밀고 있었다. 잠시 후 그들은 청바지 코너에 도착했다. 그는 벽에 설치된 진열대를 보고 싶은 눈치였다. 하지만 그와 청바지 코너 사이에 스탠드식 의류 진열대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탓에 그 사이로 유모차가 빠져나갈 수 없었다. 그는 잠시 고심하는 듯했다. 아기와 아내를 통로에 남겨두고 청바지를 사러 갈까? 결국 그는 같은 상황에 처한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행동했다. 그는 청바지 코너를 그냥 지나쳤다. 이렇듯 유모차의 진입을 막고 있는 매장들이 허다하다. 그리고 이것은 곧 많은 20대 및 30대 고객들을 매장 안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 『쇼핑의 과학』

 

UX 리서치를 정의하는 한 가지 유용한 방법은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의미를 살펴보는 것인데요. 우아한형제들 프로덕트비전팀 김기성 님은 리서치를 PM에게 문제를 정의할 수 있도록 하는 나침반, 프로덕트 자체를 더 자세히 관찰하거나 프로덕트를 사용하는 사용자를 더 자세히 관찰하는 돋보기, 마지막으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는 의미에서 지름길로 정의했습니다. 결국 이 3가지는 PM이 질문을 통해 제품을 출시하거나, 기능을 개선해가는 과정에서 설득을 할 수 있는 판단 근거를 확보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토스에 이어서 우아한형제들에서도 PM 세션을 진행했는데요. 저는 리서치 관련한 영상을 여러 번 반복해서 살펴봤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기업들이 PM, 리서치, 디자인, 데이터에 대해 어떻게 정의하고 어떻게 활용하는지 소개함으로써 업계에 더 많은 표본이 쌓이면 좋겠습니다. 개인 차원의 표본도 늘어야 하지만, 업종과 기업 표본이 늘어나야 자신의 커리어를 고민하면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면, 앞으로 뛰어난 직원을 채용하려고 하는 기업들은 자신들의 일 방식을 PM, PO 세션을 통해 경쟁적으로 알릴 겁니다. 기업을 돋보이게 하는 데에는 여러 방식이 있습니다. 광고, 공격적인 보상, 해외진출, 일하는 방식의 소개 등. 조직문화나 일하는 방식을 전달하는 방법으로서 PM 세션은 아주 효과적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일하는지 내부와 외부에 가장 자연스럽고 묵직하게 전달하는 방식은 덤덤히 자신의 일과 일에 대한 인식을 전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는 유용한 정보와 개인의 스토리가 모두 담겨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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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 데이비슨이 면도크림을 판매하는 이유

PM에게 리서치는 [🧭 + 🔍 + 🗺]이다

 


 

#4. 문제를 모르는 것이 문제였다 ⚽️

 

저는 아마추어 축구팀에서 CF(Center Forward), CB(Center Back)을 맡고 있습니다. 유튜브 이스타TV에도 살짝 나온 적이 있어요! ⚽️ 축구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취미활동이자, 유일하게 지속하고 있는 운동인데요. 매주 다른 팀과 매치를 하면서 처음 보는 상대팀과 실력을 겨루고, 승패에 연연합니다. 같은 팀 동료들과 축구를 하면서 가끔 카메라와 드론으로 경기를 촬영하고 분석하는데요. 생각해보니, 경기 후에 제가 한 플레이를 영상으로 돌려본 것은 축구를 시작하고 처음이었습니다. 30년 넘게 축구를 하면서 그냥 한 겁니다. 상대편 수비수, 수비형 미드필더가 강력하면 꼼짝없이 당하면서 공이 발에 없을 때 어떤 점이 잘못이었는지, 슈팅 대신 패스를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선택이었는데 왜 달려드는 동료를 보지 못했는지 경기 후에 금방 잊고 말았으니까요. 돌이켜보면, 문제를 파악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문제를 모르는 것이 실력이 늘지 않는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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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가 가진 생각이 지금까지의 제한된 경험, 학습에 따라 결정될 수밖에 없다는 '경험의 한계'를 인정해야 합니다. 내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이 실제로는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 생각, 내가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 것이 사소한 문제일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2️⃣ UX 리서치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문제를 정의하는 것입니다. 그중 해결 가능한 문제에 집중하는 것, 비즈니스에 임팩트를 만들 수 있는 문제에 집중하는 것이 핵심이죠. 인하우스 UX 리서처가 해야 하는 일은 학문적 검증, 과학적 진리를 찾는 것보다 '더 나은 고객 경험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비즈니스 방향, 목표, 리소스를 고려해 어디부터 개선하는 것이 시급한 것인지 제안할 수 있어야 합니다.

 

3️⃣ 예컨대 광고와 관련해서 흥미로운 사실은 사용자가 스마트폰에서 얼마나 큰 사이즈의 광고를 볼 때 가장 불쾌하다고 느끼는가? 에 대한 질문입니다. 핵심은 '절대적인 크기'가 아니라 디바이스에서 얼마나 차지하는지 '비율' 그리고 광고를 보고 바로 끄거나, 스크롤을 이용해서 광고가 아닌 화면으로 바로 벗어날 수 있는지 '통제감'의 영역에 있습니다. 광고가 노출되는 절대적 크기에 매몰되면 문제를 정의할 수 없고,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광고가 작아지면 더 좋을까요? 얼마나 작아져야 할까요?

 

4️⃣ 광고의 크기가 일정 수준까지 커지는 것은 광고로 노출한 제품을 회상하는데 유의미하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화면을 꽉 채운 광고는 어떨까요? '통제감'에 손상을 미치기 때문에, 이용하던 맥락에 단절이 생기기 때문에 불쾌감을 유발합니다. 결국 어떤 방향을 설정할 때 '광고 크기'가 아니라 광고를 더 크게 해서 이루고 싶은 목표에 집중해야 합니다.

 

5️⃣ 하루 종일 회의를 하고 나면 내가 오늘 무슨 일을 했는지 자각하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어떤 문제를 정의하려는 것인지,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인지, 왜 해결하려는 것인지 3가지 질문을 의식적으로 매일 던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5. 나는 연봉을 조정해달라고 한 적이 있던가? 🙋🏼‍♂️🙋🏻‍♀️

 

라인 넥스트에서 제품 관리자로 있는 희성 님 글을 공유드립니다. 2011년에 작성한 연봉 조정 신청서를 링크드인에서 공유해주셨는데요. 요약하면 5월, 새로운 회사에 입사하면서 이전 직장 연봉에서 12.5%를 줄인 금액으로 합류했습니다. 못내 아쉬웠고 같은 해 연말에 연봉 조정 신청서를 제출했고 대표님은 어떠한 피드백도 없이 연봉을 인상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많은 직장인이 지금보다 더 높은 연봉을 받기를 기대합니다. 적어도 물가인상률과 가파르게 오르는 대출금리를 고려하면, 연봉이 인상되더라도 실질적으로 동일하다는 생각을 할 때도 있습니다. 연봉을 높이기 위해서, 자기를 증명하기 위해서 이직을 하는 경우는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오늘 조선일보 기사에서는 신입사원 근속 예상기간을 2.8년으로 예상했고, 1~3년 정도로 짧게 회사를 다니는 MZ세대를 '잡호핑(job hopping)'족으로 불렀습니다. 이직은 이직이고, 회사 내에서 연봉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연봉 조정 신청서의 목차에 그 단서가 있습니다.

 

나의 현재 수준을 진단하고, 그에 맞춘 연봉을 요구합니다. 그리고 나의 현재 수준에 따라 조직에 기여할 수 있는 과제를 제안하고, 이 과제를 수행했을 경우 나타나는 효과에 대해서 예상합니다. 연봉을 올려달라는 것을 설득할 때에는 내가 합당한 대우를 받기에 현재 충분하다는 증명과, 내가 조직에 추가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바를 구체화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2011년에 박희성 님이 작성한 '연봉 조정 신청서' 중 1. 배경 ©LinkedIn
2011년에 박희성 님이 작성한 '연봉 조정 신청서' 중 1. 배경 ©LinkedIn
2011년에 박희성 님이 작성한 '연봉 조정 신청서' 중 2. 개요 ©LinkedIn
2011년에 박희성 님이 작성한 '연봉 조정 신청서' 중 2. 개요 ©LinkedIn

 

[연봉 조정 신청서 목차] 1. 연봉 조정 신청 배경 1.1 현재 연봉 책정 배경 1.2 현재 업무 적응도 1: 서비스 기획 1.3 현재 업무 적응도 2: 미디어 플랫폼 제품 관리 1.4 연봉 조정 신청 근거 2. 제안의 개요 2.1 제안 내용: 미디어 플랫폼 제품군 심층조사 2.2 제안의 필요성 및 예상 파급 효과 3. 현재 상황에 대한 진단 3.1 제안자 본인의 현재 상황 3.2 회사의 현재 상황 4. 제안 아이템의 목표 및 추진계획 4.1 제안 아이템의 목표 4.2 목표 달성을 위한 접근 방식 4.3 단계별 세부 추진계획 4.4 지원 요청사항 5. 결론 5.1 결과물의 활용 5.2 기대 효과 5.3 희망 연봉

 

11년 전 작성한 연봉 조정 신청서

링크드인 2022년 인재 트렌드 보고서 요약문

5년째 같은 회사 다니는데, 나는 뒤처진 건가요?

 


 

#6. 피드백을 받고 있나요? 🧭

 

8월 시작에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남은 5개월에 나는 무엇을 개선할 것인가? 새로운 것을 시작하기에 8월은 아직 늦지 않았다." 그렇게 9월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2, 3개월을 보내고 나면 2022년을 정리하는 자기 평가와 동료평가를 작성해야 하는 시기가 돌아옵니다. 2021년에 받은 피드백으로 2022년을 시작했다면 더 좋았을 테지만,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2022년에는 피드백을 더 적극적으로 듣고 2023년을 준비할 생각입니다. 피드백이 없으면 그냥 하던 대로 하게 되고,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는 상태로 내가 아는 것과 할 줄 아는 것에 집중해서 같은 성취와 같은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1️⃣ 피드백을 받을 기회를 의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같은 분야에서 오래 일을 할수록, 연차가 쌓일수록 피드백을 받는 빈도와 강도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내가 먼저 나서서 피드백을 요청해야 한다. 피드백이 없으면 관성에 이끌려 변화와 내 의도와 무관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2️⃣ 뛰어난 개발자분께서 해주신 말씀이 있다. 개발자로서 코드를 짜는 것도 결국 글쓰기와 비슷하다. 글을 쓸 때 어떤 이는 글을 읽는 독자와 글을 쓰는 목적을 고민하고, 목차부터 잡는다. 일이 되게 하려면 일을 시작하기 전에 구조를 잡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 부분을 건너뛰면 내가 무엇을 만들려고 했는지 잊게 된다.

 

3️⃣ 개발, 디자인 직군에서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관점이 필요하다. PM, PO 직군에게 요청받아서 일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금이야 업황이 좋고 여기저기서 제안도 간간히 오니 괜찮다. 계속 그럴까? 내 관점이 없다면 요청한 일을 대신해주는 대행자에 불과해질 수 있다. 내가 어떻게 일을 하고 있고, 어떻게 일을 하려고 하는지 정의할 필요가 있다. 관점이 있는 사람은 판단할 수 있는 힘이 있다.

 

4️⃣ 토머스 칼라일은 "경험은 수업료만 받을 뿐, 가르침을 주지는 않는다"라고 했다. 경험을 많이 해야 배울 수 있지만, 경험한 만큼 배움이 쌓이지는 않는다. 경험에서 배움으로 가려면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노력 중 하나가 피드백이다. 어떻게 경험에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을까? 경험한 것을 공유하는 것이 시작이다. 그럼 비슷한 사람과 연결될 수 있고 그들의 생각을 관찰하고, 그들의 생각을 들을 수 있다. 보통 경험에서 끝난다.

 

5️⃣ 따뜻한 글을 쓰려면 따뜻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건강한 글을 쓰려면 건강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내가 000한 것을 만들고자 한다면, 내가 000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Source: 커리어리, 『쇼핑의 과학』, 링크드인, WHTM, 한국일보, 조선일보, 유튜브, 당근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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