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EX
- 오늘부터 마켓 떼고 '당근' 🥕
- 모두 디테일을 이야기하는데, 정작 그 디테일에 대하여 📐
- UX 리서치 노션 템플릿 모음집 📒
- 브랜드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컨셉팅 ✅
- 구글의 25년, 새로움이 일상이 된 시간 😊
- 인터뷰를 앞둔 모두에게 보내는 3가지 마음 💗
#1. 오늘부터 마켓 떼고 '당근' 🥕
컬리도 당근도 '마켓'을 뗀 이유에 대하여
1️⃣ 중고거래를 넘어서 커뮤니티로 나아가려는 의지
이미 당근마켓은 동네생활, 알바, 중고차, 부동산 등 플랫폼의 SKU를 늘려온 상황입니다. 문제는 여전히 중고거래를 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사용자들에게 확산되어 있다는 건데요. 내 근처, 동네생활은 중고거래만큼 파급력이 크지 않았습니다. 부동산은 네이버 부동산, 호갱노노, 직방에서, 중고차는 엔카나 동호회 카페 장터에서 거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름을 바꾸는 당근을 보며 기시감이 드는 이유는 2022년 11월, 마켓컬리라 컬리로 플랫폼 이름을 변경하며 '라이프스타일'을 외쳤다는 점입니다. 모든 기업이 라이프스타일 전반의 경험을 추구하지만, 소비자의 인식과 괴리가 생기는 근본적이 이유를 이름 변경으로 충분히 해소할 수 있을지 유심히 두고 봐야 합니다.
2️⃣ 당근을 먹여살렸던 양분, 중고거래로는 충분하지 않아서
중고거래만으로도 충분히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면 이름을 바꾸는 것은 득과 실을 심각하게 따져봐야 하는 문제였습니다. 중고거래와 리셀 플랫폼은 팬데믹에 전성기를 누렸고, 엔데믹에 조정을 받았습니다. 광고를 늘리고, 수수료를 인상하는 패턴이 중고거래와 리셀 플랫폼에서 반복되는 것은 위기 신호입니다. 이미 당근마켓은 수년 전부터 개인이 중고차를 등록하려고 하면 광고비를 써야만 했는데, 지난 5월부터 중고거래 품목 전반으로 늘리는 테스트를 시작했습니다. 돈을 내야 내 물건을 당근에서 잘 팔 수 있으니, 돈을 내고 물건을 홍보하라는 것에 대해 당근마켓 초기유저들은 어떤 생각을 가질까요?
3️⃣ 트래픽만 높다고 면죄부를 받을 수 없는 시장상황
과거에는 플랫폼이 돈을 벌지 못하더라도 일단 사용자를 모아두고 커머스, 콘텐츠, 커뮤니티를 엮어서 돈을 벌 수 있는 모델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투자를 받는 것도 가능했습니다. 투자금이 넘치는 시기가 지난 이후부터는 기업의 성장세, 현재의 수익성을 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게다가 당근마켓 트래픽이 줄고 있습니다. MAU 1,700만 명을 기록한 작년 1월 이후, 1,500만 명까지 줄어든 상황이죠. 무엇보다 심각한 건 DAU가 크게 줄어 450만 명 수준에서 더 늘어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트래픽이 줄었다는 것은 새로운 물건이 줄고, 거래까지 줄어드는 상황으로 악순환에 빠진다는 겁니다. 조금 더 리스크가 있더라도 중고나라에서 조금 더 싸게 택배거래를 하는 빈도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트래픽만 높다고 면죄부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저보다, 서비스 트래픽이 줄고 있는 것이 더 심각한 문제입니다.
당근마켓이 '마켓'을 떼어낸 진짜 이유는 뭘까? (©생각노트)
#2. 모두 디테일을 이야기하는데, 정작 그 디테일에 대하여 📐
『어른의 국어력』이라는 책을 읽다 디테일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라는 말처럼 이음새나 마감까지 훌륭한 서비스, 제품, 공간을 보면 처음에는 비슷해 보이지만 쓸수록 괜찮고 자꾸 손이 갑니다. 겉으로 볼 때 비슷해 보이지만 결국 고객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제품은 디테일이 뛰어나죠. 디테일이 뛰어난 제품을 쓸 때에는 돈이 아깝지 않습니다. 제값을 한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죠. 경험은 총체적이라 사소한 순간에도 그 가치가 훼손될 수 있기 때문에 세심하게 살피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디테일의 사전적 의미는 '옷을 만드는 봉제 과정에서 장식 등을 할 목적으로 이용된 세부 장식의 총칭'이라고 하는데 일상에서는 '세부', '작은 것'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말로 쓰입니다.
그런데 영어 어원을 살펴보면 De는 자르다, tail은 꼬리라는 뜻이니 '꼬리를 자르다'라는 말입니다. "디테일을 챙기자"라는 말을 "자세히 살펴보고 보충하자"라는 말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원에 따르면 "중요하지 않은, 불필요한 일을 자르고 정말 중요한 것에 집중하자"라는 의미가 됩니다. 즉, 중요하지 않은 것에 집착하지 않겠다는 태도가 디테일인 겁니다. 많은 것을 이야기하려고 하기보다는 정말 중요한 것에 집중하고 그 하나에 충실하는 것이 디테일을 챙기는 것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본질에 집중하게 됩니다.
#3. UX 리서치 노션 템플릿 모음집 📒
Nordhealth의 Lead UX Researcher, Odette Jansen이 링크드인을 통해 공유한 29가지 노션 템플릿입니다. 노션을 통해 리서치 결과를 작성하고 공유하는 빈도는 적지만 리서치를 할 때 고려해야 하는 점, 결과물에 반드시 포함해야 하는 정보를 살펴보는데 유용하네요! 아래는 일부 목차입니다.
➊ Research Plan
➋ Stakeholder Kickoff
➌ UXR Consent
➍ Analytics
➎ Diary Study
➏ Card Sorting
➐ Expert Review
➑ Jobs to Be Done
➒ Shawdoing & Protocol
➓ Tree Testing
UX Research Templates (©Odette Jansen)
#4. 브랜드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컨셉팅 ✅
어떤 제품이든 서비스든, 그것이 줄 수 있는 '기능'에 상징적으로 '의미'를 더할 때 브랜드에 가치가 생기고 이게 브랜드의 생명력이 됩니다. 브랜드에 의미를 붙이는 과정을 '컨셉팅'이라고 하는데 여기에는 7C라고 부르는 체크포인트가 있습니다.
컨셉팅에 활용할 수 있는 7가지 체크포인트
1️⃣ 고객지향성(customer-orientation) - 고객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무슨 사업을 하는 걸까?
2️⃣ 응축성 (condensation) - 우리 브랜드의 컨셉을 고객 마음에 심상으로 심어줄 수 있는가?
3️⃣ 창의성 (creativity) - 우리 브랜드의 컨셉을 어떻게 창의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가?
4️⃣ 지속성 (continuity) - 세월이 흘러도 브랜드가 한결같아 보일 수 있는가?
5️⃣ 조합성 (consistency) - 우리 회사의 여러 품목들이 포트폴리오 균형을 잘 맞추고 있는가?
6️⃣ 일관성 (consistency) - 우리 구성원들의 마음으로 하나로 움직일 수 있는가?
7️⃣ 보완성 (complementary) - 우리 구성원들의 마음을 응집할 내부 브랜딩이 충분한가?
#5. 구글의 25년, 새로움이 일상이 된 시간
구글은 9월 말, 공식적으로 창립 25주년을 맞이합니다. 순다 피차이 구글 및 알파벳 CEO가 회고의 글을 적었습니다. 구글의 시작과 검색의 의미, 25년간 구글이 시도했던 것들과 구글이 생각하는 미래에 대해 살펴볼 수 있습니다. 특히 아래 대목에서는 아직은 초기 실험 버전인 바드(Bard)에 대한 피차이의 기대감과 책임감이 함께 드러납니다.
"구글의 제품이 사람들의 삶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오는지를 바라보는 시간들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입니다. 비 오는 날 밖에 나가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부모가 만들기 재료들의 사진을 찍고 바드를 사용하여 재미있는 만들기 시간 아이디어를 얻을 수도 있고, 여행자가 구글 렌즈(Lens)를 사용하여 외국어로 된 기차 시간표를 번역하기도 하고, 더 근본적으로는 음성 인식 및 합성에 대한 연구 덕분에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남성의 목소리를 가족이 들을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대규모의 사람들을 돕는 제품을 디자인하는 것은 특권인 동시에 무거운 책임감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이러한 신기술을 신뢰할 수 있을까?’ 등의 질문을 합니다. 모든 사람의 정보가 안전하게 보호되는지 확인하는 것에서부터 온라인의 악의적인 행위자로부터 사람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등 구글은 책임감 있는 기술을 구축하는 방법에 대해 처음부터 깊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구글이 이룬 성과는 혁신에 대한 믿음으로 꾸준하게 도전했기에 가능했다는 점입니다. 구글이 선보였지만 실패한 서비스만 공동묘지처럼 모아둔 웹페이지(https://gcemetery.co/)가 따로 있을 만큼, 구글이 선보였던 많은 프로젝트는 서비스적으로, 사업적으로 실패했습니다. 행아웃, URL Shortner, PICASA, Wave 등 2006년 이후 중단한 서비스는 166개에 이릅니다. 이게 실패라고 할 수 있을지 고민스럽지만 구글의 성공적인 서비스를 이루는 단초가 되었다는 것, 앞으로도 성공하려면 실패를 해야 된다는 자세는 배울 점이 많습니다.
구글 '이모지 키친'으로 살펴보는 매력적인 서비스의 3가지 조건
#5. 인터뷰를 앞둔 모두에게 보내는 3가지 마음 💗
1️⃣ 인터뷰어는 여러분에게 관심이 있습니다
인터뷰어가 서류, 과제 또는 여러분의 커리어, 경험을 보고 시간을 내서 만나려고 했을 때에는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싶은 마음, 당장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을 함께 할 수 있는 의지할 만한 동료를 찾고 싶은 마음을 갖고 미팅에 들어왔을 겁니다. 너무 긴장이 되거나, 상대방이 디자인 크리틱을 할 것 같은 마음이 들 때에는 "저 사람은 내가 합격하기를 바라는 사람이야"라는 낙관주의를 스스로에게 허락해도 괜찮습니다.
2️⃣ 지원한 회사, 직무와 무관한 사이드 프로젝트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
인터뷰 시간은 짧고 서로 묻고 싶은 것이 많습니다. 인터뷰와 무관한 이야기는 최소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모두 강점과 약점을 갖고 있는데, 강점을 전달하기도 모자란 시간을 사용하면서 인터뷰와 관련이 떨어지는 이야기를 길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이야기할 때에는 1) 도메인(산업군)과 관련이 있거나 2) 직무와 관련이 있거나 3) 현재 지원한 회사가 처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는 인사이트가 있는지 따져봐야만 합니다.
3️⃣ 자기소개를 할 때에는 즐거운 이야기를 포함하세요
상대방을 사용자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수많은 인터뷰를 해야 하는 인터뷰어 입장에서는 진지하고 안타까운 이야기보다 즐겁고 새로운 이야기에 귀를 기울입니다. 이직하는 이유를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재직하고 있는 회사에 대한 비판, 함께 일하는 동료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는 인터뷰 시간을 어둡게 만듭니다. 솔직함은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부족했던 점, 개선하려고 했던 점, 그때는 몰랐지만 이제는 알게 된 점에 대해서 회고하면서 이야기해도 충분합니다.
9월엔 제가 졸업한 학교에 가서 후배들에게 UX 리서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감사한 기회가 있었습니다. 틀릴 수 있다. 그래도 된다. 표본을 늘린다는 마음으로 내가 경험한 것을 가능하면 날 것 그대로 공유하고 그 안에서 나의 배움과 해석까지 더해 필요한 자리에서 나눈다. 이런 생각들로 블로그와 뉴스레터를 쓰다 책을 낸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12월에 한 차례 더 북토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혹시 관심이 있다면 인스타그램을 통해 북토크 소식을 살펴봐주세요! 뉴스레터에 대한 피드백이나 함께 하고 싶은 일들에 대해서도 열려있습니다. 그럼, 구독자님, 간만의 연휴를 앞둔 9월 마지막주 출근도 어찌어찌 잘해보시죠!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