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EX
- Intro - 목소리를 잃은 사람에게 온 봄 🌸
- #1. 당근이 매너온도를 포기한 이유 🥕
- #2. 엘리베이터를 탈 때마다 느끼는 관습적 디자인의 힘 🛗🐕
- #3. 하나은행 앱이 죽었습니다 🪦
- #4.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때에도 지키려는 품위에 대하여 📖
- Outro - 툭, 쓱 예상하지 못한 위로 🍀
#1. 당근이 매너온도를 포기한 이유 🥕
2022년에 제 홈페이지에 쓴 글입니다. 인스타그램을 올해 열심히 해보려고 발행했던 글을 인스타그램에 맞춰 새롭게 만들었습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3,500회의 조회수와 77회 공유하기를 달성했습니다. 괜찮은 성과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걸 트위터에 올렸더니 200만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자기에게 맞는 옷이 있는 걸까요? 그 옷은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법이니 더 부지런히 쓰고 부지런히 공유해야겠습니다. 정답이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 REDBUSBAGMAN
#2. 엘리베이터를 탈 때마다 느끼는 관습적 디자인의 힘 🛗🐕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은 무엇일까요?
버스? 지하철? 기차? 택시? 아, 자전거?
정답은 엘리베이터입니다.
오티스(Otis) 엘리베이터만 하더라도 매일 25억 명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REDBUSBAGMAN





좋은 디자인은 무엇일까요? 관습적 디자인일까요? 관습을 깬 디자인일까요?
관습과 무관하게 사용자를 생각하게 하지 않는 디자인일 때가 많습니다.
우린 엘리베이터 버튼을 잘못 눌렀을 때 그걸 어떻게 취소하는지에 대해서 정확히 배우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쉽게 쓸 수 있는 건 '다시 누르면 취소된다'라는 학습된, 관습적 디자인입니다.
모든 관습적 디자인을 깨는 것이 사용자에게 좋은 것인지에 대해서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만 합니다.🎒 REDBUSBAGMAN
#3. 하나은행 앱이 죽었습니다 🪦





"구글의 보안 정책상 서명 키(signing key)가 다르면 기존 앱의 권한을 승계하는 업데이트는 원천적으로 차단되어 있다"라는 것이 구글의 기본 가이드입니다. iOS도 유사합니다. 식별자(Bundle ID)가 변경되면 별개의 앱으로 취급되며, 기존 사용자를 자동으로 이전하는 방법은 없습니다.
빠르게 만들고 실패하면 다시 만들면 된다라는 것에도 지켜야 하는 선이 있습니다.🎒 REDBUSBAGMAN
#4.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때에도 지키려는 품위에 대하여 📚
이 책을 시작할 때 저자는 '다른 세계를 상상하고 공감하기 위하여'라고 적었습니다. 저는 리서치도 같은 마음이라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 생각은 유효합니다. 많은 경우 만드는 이는 만드는 사람들 사이에서 만드는 일을 하며 사용자를 잘 안다고 가정하니까.
직급이 높을수록, 고객을 직접 대면해 본 적이 있는 경험이 있다면 이런 오류는 더 쉽게 나타나곤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그들이 기억하는 고객은 그 목소리가 가공되어 있거나 시의성이 떨어집니다. 고양이 목에 방울을 걸기 어려워하는 많은 이들은 고양이 귀에 캔디를 넣곤 하니까요.🎒 REDBUSBAGMAN
모임에서 함께 나눈 지적 대화의 쿠키들 (김겨울, 『책의 말들』)
AI 시대에 손편지를 쓰는 사람
그럼에도 효율이 비효율을, 편리함이 물성을 대체하는 시대입니다. 영화도 줄여서 보고, 책도 유튜브에서 1.5배속, 2배속으로 보는 시대에 종이책이라니요? e-ink가 개발된 지 얼마나 오래되었는데 종이책을 고집하시나요? 무한 스크롤이 익숙한 시대에 유한한 책이야말로 인간이 안심할 수 있는 유일한 지적 쾌락의 수단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책을 넘길 때 느껴지는 감각, 그 책이 내 가방에 (심지어 거의 읽지 못하고 들고 나갔다 그냥 들고 들어오는 날도 있지만) 있다는 사실만으로 괜찮은 기분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런 설렘 3초, 5초, 1분으로 하루를 살아가곤 합니다.
무한 스크롤의 시대에 한계가 있는 것들에 안도감을 느끼곤 합니다.
🎒 REDBUSBAGMAN
최근 신간 『살면서 한번은 벽돌책』을 낸 장강명 작가의 경향신문 인터뷰에서도 흥미로운 대목을 발견했습니다. AI로 세상이 바뀌는 이 시점에 벽돌책을 읽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에 대한 답을 조금 찾은 것 같아요. 대학교재를 들고 다니던 때에 그 책들을 한 손에 들고 사물함에서 강의실로 뛰어가던 날들이 떠오르기도 했고, 법전 같은 책을 들고 고시를 준비하던 선배의 모습도 떠올랐습니다. 다들 잘 지내겠지요?
벽돌책 완독은 다른 행위로 대체하기 어려운, 독자의 사고체계에 가해지는 일종의 충격이다. 그런 경험을 하고 나면 사람은 전과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게 된다.
장강명

<리서치 하는데요> 시즌 7에서는 틈틈이 AI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하며 일하는 사람으로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AI 시대를 떠올리면서 자주 등장하는 영화가 스파이크 존스 감독의 Her인데요. 이 영화가 2013년 작입니다. 그리고 LA가 배경이었는데 2025년 정도를 추정하며 그리고 있어요. 올해가 2026년인데! 영화를 본 많은 이들은 AI 여자친구, 사만다를 기억합니다. 스칼렛 요한슨이 목소리 연기를 했지요. 남자 주인공 시어도어 트웜블리(호아킨 피닉스)의 직업은 무엇인지 혹시 아시나요?
손편지를 대신 써주는 사람이었어요. 재밌지 않나요? 우리가 AI가 많은 것을 대체한다며 떠올리는 영화의 남자 주인공 직업은 손편지를 대신 써주는 사람이라는 것. 손편지야말로 효율로 판단할 때 존재가치가 부정되기 쉬운 일이지만 우리의 삶은 비효율에 감동을 느끼며, 비합리성을 통해 로봇과 다름을 증명하는 것만 같습니다. 김겨울 님의 『책의 말들』을 2021년에 읽고 2026년에 다시 읽는 것도 AI가 볼 땐 이해하기 어려운 비효율적인 일이겠지요? 물론, 굳이 이해하려고 하지 않겠지만.
많은 낭만은 비효율에서 오고, 비효율을 선택하는 것만이 사람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 아닐까?
🎒 REDBUSBAGMAN
Outro - 툭, 쓱 예상하지 못한 위로 🍀

트위터에서 본 '용인 집주인'의 메시지를 보고 위로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위로란 무엇인가? 위로를 하는 이와 받는 이 사이에는 어떤 관계성이 필요할까? 그러다 첫 회사를 퇴사할 때 같은 팀에 계신 한 수석님이 준 편지의 글귀가 생각났습니다. "함께 일해보고 싶었는데 그럴 기회가 없어서 아쉬웠어요. 어디서든 잘하실 테니까 응원할게요. 나태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앞으로도 그러길" 담백한 이 문장은 일을 할 때마다 한 번씩 생각이 났어요. 예상하지 못한 사람에게서 받는 위로, 툭 건네는 따뜻한 말. 무심한 것 같지만 쓱 그 자리에 채워지는 말의 형태를 지닌 마음의 퍼즐. 이런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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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땡땡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따뜻한 4월이 왔으니 얼른 나으시길 !!! 응원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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