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은 흐릿하게 오고 슬픔은 명랑하게 온다

2024.07.12 | 조회 4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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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은 흐릿하게 오고
슬픔은 명랑하게 온다

바람의 혀가 투명한 빛 속에
산다, 산다, 산다, 할 때

나 혼자 노는 날
나의 머리칼과 숨이
온 담장을 허물면서 세계에 다가왔다

나는 춤추는 중
얼굴을 어느 낯선 들판의 어깨에 기대고
낯선 별에 유괴당한 것처럼

허수경, 「나는 춤추는 중」,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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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실패하지 않았어. 실패라고 말할 수 있으려면 성공은 뭐냐에도 말할 수 있어야지. 취직해보니까 말야, 성공이 아니고 문을 하나 연 느낌이더라고. 어쩌면 우린 성공과 실패가 아니라, 죽을 때까지 다가오는 문만 열어가며 살아가는 게 아닐까 싶어.

성공은요?

자기가 그 순간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달린 문제 아닌가? 일을 하다 보면 깨진 계약인데도 성장한 것 같고 뿌듯한 케이스도 있어. 그건 실패한 걸까?

졌어도 기분 좋은 바둑이 있어요, 그런 걸까요?

잘은 모르지만, 그렇지 않을까?

—윤태호 '미생' 3권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원문을 꼭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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