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누구인가에 대한 이야기

2024.01.23 | 조회 4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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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을 주는 메시지.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좋은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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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찾을 수 있다면 어떻게든 읽을 겁니다』 어슐러 르 귄

옳든 그르든 간에 나는 따분하고 서툰 스타일은 곧 사고의 빈한함이나 불완전함을 나타낸다고 믿는다. 다윈의 정확하고 폭넓고 탁월한 지력은 그의 명료하고 강하고 활력 있는 글로 표현된다고 본다. 그 글의 아름다움이 곧 지성이다.

 

미국 중산층 지식인/아내/주부/세 아이의 엄마라는 직업과, 작가라는 직업 (…) 많이 포기하지도 않았고, 예술을 위해 인생을 희생하거나 인생을 위해 예술을 희생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인생과 예술이 서로를 풍요롭게 하고 깊이 떠받쳐 주었던 탓에, 돌아보면 다 하나처럼 보인다.

 

상상력은 정신의 필수 도구이며 생각의 본질적인 방식, 사람이 되고 사람으로 남기 위해 꼭 필요한 수단입니다. (…) 정신이 눈앞의 현실에서 벗어나 새로운 이해와 새로운 힘을 얻고 돌아오도록 훈련하려면 시와 이야기만 한 게 없습니다.

 

T.H. 화이트의 <아서왕의 검>은 아서왕에 대한 이야기지만, 동물이 잔뜩 나와요. (…) 모든 생물이 자기들 중 하나였고, 자기들과 함께했던 소년에게 특별한 지혜를 전합니다. 꼬치고기는 “온 힘을 다해.”라고 말하고, 돌은 “일관되게.”라고, 뱀은 “심신의 힘을 하나로 모아.”라고 하죠. 그리고 “와트는 세 번째로 거대한 검을 향해 걸어갔다. 오른손을 가만히 내밀더니 아주 부드럽게 칼집에서 뽑아냈”습니다.

 

제 작업의 진정하고도 핵심적인 가치가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에 있다거나, 정보나 위안을 제공하거나 지혜를 제시하거나, 희망을 주는 데 있다고 생각했다면 전 이야기나 시를 쓸 수 없었을 겁니다. (…) 글의 제일 중요한 임무는 단순히 올바르고 진실한 형태를 주는 말을 찾아내는 거예요. 그 형태가 곧 글의 아름다움이자 글의 진실입니다.

 

그릇은 비어 있음으로써 그릇의 쓰임이 있게 된다

노자

 

우리 손끝에 달린 온갖 유혹에도 불구하고, 나는 책 읽기를 익힌 고집스럽고 내구력 있는 소수가 오랫동안 그러했듯 앞으로도 계속 책을 읽으리라 믿는다. 종이든 화면이든, 찾을 수 있다면 어떻게든 읽을 것이다. 그리고 책을 읽는 사람들은 대개 그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 하기에, 그리고 아무리 막연하다 해도 그 공유가 중요하다고 느끼기에, 어떻게 해서든 책이 다음 세대에도 존재하도록 만들고야 말 것이다.

 

저는 소설을 사랑하고,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지어 보라 격려합니다. 그리고 시간을 들여 말을 제대로 하는 방법을 배우라고 하죠. 말을 이용하는 방법을 배우자면 시간이 좀 걸려요. 연습이 필요하죠. 노력이, 그것도 몇 년의 노력이 필요하고요. 그러고 나서도 여러분이 쓴 글이 영영 출간이 안 될 수도 있어요. 출간된다 해도 여러분이 생계를 꾸릴 정도로 팔리지 않을 게 거의 확실해요. 하지만 그게 여러분이 원하는 거라면 그 무엇도, 세상 그 무엇도 여러분에게 글쓰기보다 더 달콤한 보상을 줄 순 없어요. 글을 쓰는 일 자체도, 그리고 자신이 글을 쓴다는 사실을 아는 것도, 말을 제대로 하고 있으며 이야기를 만들고 진실하게 말했다는 사실을 아는 것도 엄청난 보상이죠. 진실을 말한다는 건 대단한 일이고, 희귀한 일이에요. 즐기세요!

 

무신론자이자 사회주의자로서 주제 사라마구는 그냥 믿음이나 견해가 아니라 합리적인 신념에 따라 발언하고 그 발언으로 고통받았다. 그 신념이란 거의 한 문장으로 줄일 수 있는 또렷한 윤리 체계에 기반하는데, 한 문장이기는 해도 어마어마하게 복잡한 정치적, 사회적, 영적 함의를 담고 있다. 그건 바로 ‘너보다 약한 사람들을 해치는 건 잘못이다.’라는 문장이다. (…) “신은 우주의 침묵이고, 인간은 그 침묵에 의미를 부여하는 외침이다.”

 

대단히 뛰어난 스승 밑에서 생물학자로 훈련받은 H. G. 웰스는 다윈의 역동적인 생물관을 받아들이는 데 흔들린 적이 없었다. 생명을 사회적 다윈주의자처럼 우세를 점하기 위한 투쟁으로 보지 않았고, 기독교인 다윈주의자처럼 인간으로 올라가는 것이 마지막 목표라고 보지도 않고 오직 진화로 이해했다. 멈추지 않는, 필요한 변화로. 변하지 않고 머물면 죽는다. 적응하면 계속 살아간다. 유연하게 적응할수록 더 멀리 간다. 포용력이 전부다. 변화는 어리석고 잔인할 수도 있고, 지적이고 건설적일 수도 있다. 도덕성은 오직 생각하고 선택하는 정신이 있을 때만 체제에 들어간다.

 

모든 소설이 그렇듯, SF는 우리가 누구인가에 대해 이야기하는 한 가지 방식이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원문을 꼭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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