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 —스테파니 카치오포
나와 존은, 다시 말해 ‘사랑 박사’와 ‘외로움 박사’인 우리 두 사람은 우리가 설교하는 것을 실행에 옮기지 않고 있었다. 우리 둘의 연구는 스펙트럼의 양 극단에 서 있기는 하지만 결국 인간이 사회적 관계를 얼마나 필요로 하는지를 강조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 다 혼자서 삶을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오만함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각회는 인류의 진화 역사에서 보면 매우 최근에 등장한 영역으로 우리를 인간답게 하는 특징들과 함께 진화했다. 창의력, 직관, 자전적 기억, 복잡한 언어 사용, 경험을 통한 학습, 상상력, 틀을 깨는 사고 등이 그것이다. 이 영역이 사랑에 그토록 강렬히 반응한 이유는 무엇일까? 각회는 기쁨이나 놀라움과 같은 다른 긍정적 감정에는 활성화되지 않았다. 이는 사랑이 단지 감정일 뿐 아니라 사고 방식이기도 하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 아닐까?
사랑은 어느 누가 생각했던 것보다 뇌에서 훨씬 복잡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하지만 이 사랑의 신경지도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그 정교한 모양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이를 공유한다는 사실이었다. 사람들은 흔히 자신의 사랑은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만 생물학적 차원에서 사랑은 그것을 느끼는 주체에 관계 없이 같은 형태였다. 태어난 곳이 어디이든, 동성애자이든 이성애자이든, 남성이든 여성이든 성전환자이든 상관없이 누군가가 당신에게 특별한 존재라면 이 사랑의 회로에 똑같은 방식으로 불이 들어올 것이다.
낭만적 사랑을 깊은 애정과 애착을 가진 넓고 다양한 관계로 규정하면, 물론 육체적 관계를 원하지 않고도 상대를 사랑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 그러나 사랑을 특유의 신경생물학적 청사진에 기초한 감정이라 정의한다면, 욕망은 사랑하는 관계의 부수적 요소가 아니라 필수적 재료라는 사실이 명확해진다.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이 욕망은 꼭 성적일 필요는 없지만 육체적이어야 한다. 정신뿐 아니라 몸도 개입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외로운 사람에게 할 수 있는 최악의 행동은 도와주려고 하는 것이다. 주변에 외로운 사람이 있다면 도움을 주기보다는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다. 존중받고 누군가에게 의지가 되고 중요한 존재로 인정받는 것, 외로운 사람들은 이러한 사실로부터 스스로의 가치와 소속감을 느끼고 고립된 느낌을 줄일 수 있다.
연애를 시작하고 몇 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바닥을 치는’ 현상은 매우 정상적이며, 이런 느낌을 관계에 문제가 생겼다는 조짐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관계가 변화하고 있을 뿐이며, 진화로 봐도 무방하다.
뇌의 관점에서 보면 자아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자아는 역동적이고 끊임없이 진화하며 여러 요소들의 결합으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사랑하는 관계에는 두 개의 자아가 함께하므로 혼자일 때보다 두 배로 그러하다. 우리는 이 점을 너무 자주 잊는다. 사랑하며 오래도록 만족하고 행복하기 위해서는 나 자신은 물론 파트너 역시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반백 년을 함께했다 하더라도 상대방을 ‘알아가는’ 과정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 순간, 두려움이란 행복과 마찬가지로 우리 뇌 안에서 화학물질의 결합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을 분명히 알게 되었다.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을 막을 수는 없지만 그 일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는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언제나 그렇게 생각할 수는 없다 해도 말이다.
떠나버린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그를 더 가까이 안는 것이며 마음처럼 느껴지는 뇌 안에 그를 간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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