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em.
"나는 겪지 않은 것, 나를 애타게 하거나 마음쓰게 하지 않는 것은 작품으로 쓰지 않으며 표현하지도 않는다. 나는 사랑할 때만 사랑의 시를 썼다."
"세상은 넓고 또 풍부하며 인생은 다양하니까 시를 쓸 동기가 없어지는 일은 결코 없다."요한 볼프강 폰 괴테
# 『파우스트』
인식했으면, 무엇이 세계를
그 가장 깊은 내면에서 지탱하고 있는지,
모든 작용하는 힘과 그 맹아(萌芽)를 보았으면
영들의 세계가 닫혀 있는 게 아니다.
네 감각이 닫히고, 네 마음이 죽었을 뿐!
자아, 씻어내거라, 배우는 사람아, 꾸준하게
속세의 가슴을 아침노을에다!
인간은, 지향(志向)이 있는 한, 방황하느니라.
(...)
그러다가 부끄러워하며 서거라, 이렇게 고백해야 할 때면,
어두운 충동에 사로잡힌 선한 인간은
바른 길을 잘 의식하고 있다고.
하지만 누구든 타고난 건,
마음이 부풀어 오르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
우리 머리 위, 푸른 공중에서 아스라이
보이지 않는 종달새가 그 노래를 흩뿌릴 때면,
치솟은 가문비나무 꼭대기 위에서
독수리가 날개 펼치고 떠돌 때면,
평원 위로, 호수들 위로
학이 고향 찾아 날아가고 있을 때면.
시간을 잘 쓰게, 시간은 참으로 빨리 가버리니까,
하지만 질서가 자네에게 시간 얻는 법을 가르쳐줄 걸세.
내가 당신과 눈에 눈을 마주 보고 있으면
우주가 밀려오지 않는가,
(…)
그 모든 것으로 당신의 가슴을 채워요, 아무리 크더라도,
그리고 감정 가운데서 당신이 희열로 차오르거든
그때는 그걸 당신 마음대로 불러요.
그걸 불러요, 행복이라! 마음이라! 사랑이라! 신이라!
오직, 네가 아름다운 명료함을 명료하게 들여다보는 곳,
그곳이 너 있을 곳이니 너 자신만 믿고 의지하거라.
그곳으로 가라, 아름다움, 선함이 호감을 주는 곳,
고독에로! — 거기서 너의 세계를 지어라.
내게 세계는 얼마나 무가치했던가, 미답(未踏)이었던가!
내가 (아름다움의) 사제(司祭)가 된 이래 이제 세계는 내게 어떤가?
비로소 소망할 만하고, 탄탄하고, 지속적인 것이 되었다!
이건 젊음의 가장 고귀한 소명!
세계, 그건 내가 창조하기 전에는 없었어.
(...)
난 자유롭게, 정신 속에서 뭔가가 말해주는 대로,
즐겁게 나의 내면의 빛을 따라서 가지,
하여, 오로지 나만의 황홀함에 휩싸여 썩썩 나아가지,
밝음은 내 앞에, 암흑은 내 뒤에.
작은 이들과는 작은 행동을 하게 되고
큰 이들과 함께하면 작은 이가 커지지.
너는 넓은 바다에서 시작해야 한다!
거기서 우선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가장 작은 것을 삼키면 즐겁지,
그렇게 차츰차츰 커가면서
보다 높은 완성을 향해 이루어나가지.
세계가 어떻게 그대 앞에 전개되는지, 그대가 직접 아리따운 시선으로 보라.
세상 단 한 번뿐인 운명을 두고 너무 골똘히 생각 말아요,
존재하는 건 의무입니다, 비록 한순간이라 하여도.
이 땅이 낳은 이들
이 위험에서 벗어나 저 위험 속으로 들며
자유롭게, 한계 없는 용기로
자신의 피를 아낌없이 쏟는 사람들,
그 억누를 수 없는
신성한 뜻을 위해
싸우는 모든 사람들에게
승리를 가져오라!
나 그대 앞에, 자연이여, 만약 한 인간으로서 홀로 서게 된다면
한 인간이 되고자 노력할 만한 가치가 있으리.
자유도 생명도 누려 마땅한 자는
날마다 그것들을 싸워서 얻어내야 하는 자뿐.
하여, 위험에 에워싸여 있음에도,
여기서는 아이도, 어른과 노인도 그 알찬 세월을 보낸다.
그런 무리를 나는 보고 싶노라,
자유로운 터에 자유로운 백성과 서고 싶노라.
그 순간에게 내가 말해도 좋으리,
멈추어라, 너 참 아름답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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