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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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인생에 남은 일이라고는 끝을 기다리는 일밖에 없는 것처럼 보일 때 시인은 무엇을 할까? 시간은 하염없이 흘러만 가고, 주변 사람들은 하나둘씩 흩어지고, 사랑하고 미워했던 어머니도 세상을 떠났을 때 말이다. 그럴 때 루이즈 글릭과 같이 위대한 시인은 과거로 돌아가 미래로 이어지는 길을 낸다. 한밤중에 들려오는 죽은 어머니와 언니의 목소리를 통과하고, 영국 시골에서 부모 없이 형과 함께 이모네 집에서 사는 소년의 목소리를 빌리면서 말이다. 강을 거슬러 올라갔다가 다시 돌아오고, 물속의 길을 부수면서 새로운 앞을 향해 나아가며, 돌고 돌도록 이어져 한참을 헤맨 후에야 간신히 제자리로 순환하는 밤길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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