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우리를 감동시키는 이유

2024.07.15 | 조회 3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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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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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드 창, 2024 사람과디지털포럼 기조 강연

기술과 지능을 구분해, 기술은 작업을 얼마나 잘 수행하는가로, 지능은 새로운 기술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습득하는가로 규정할 수 있다.

인간 체스 기술자는 그랜드마스터에 도달하기까지 몇 천 번의 게임을 한다. 알파제로가 인간 선수보다 더 나은 실력을 갖추기까지 4시간이 걸렸지만 그 4시간 동안 1000만 번의 게임을 연습했다. 인간 수준에 도달하려면 1000배나 연습을 많이 해야한다는 것이다. 단지 비인간적으로 많은 연습을 했을 뿐이다. ‘인공지능’이라기보다는 ‘인공기술의 시연’에 가깝다.

 

챗지피티가 “만나서 반갑습니다”라고 말하는 건 쉽지만, 실제 우리를 봐도 반갑지 않다. 강아지와 갓난아기는 우리를 보고 반가워하고 기분을 전달할 수 있다. 챗지피티는 아무것도 못 느끼고, 어떤 의도도 없기 때문에 언어를 사용한다고 할 수 없다. 주관적인 느낌, 감정 상태를 전달하려는 의도가 있어야 의미 있는 언어적 발화가 된다.

 

다양한 종류의 글쓰기를 구분하는 하나의 방법은 사고적인 글쓰기와 귀찮은 글쓰기다. 역도에서 바벨을 들었다 놨다 하는 것이 무의미해 보이지만, 축구·야구 등 어떤 스포츠든 잘하고 싶다면 웨이트룸에 가서 바벨을 들었다 놨다 하는 그런 시간을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것이야말로 스포츠를 잘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에세이 쓰기는 바로 두뇌를 위한 근력 운동이다. 에세이를 쓰기 위해서 챗지피티를 사용할 경우, 마치 웨이트트레이닝룸에서 바벨 대신 지게차를 가져와서 쓰는 것과 같다. 

 

합성 텍스트, 또는 합성 이미지가 예술이 될 수 있을까? 예술은 표현의 한 형태다. 챗지피티는 스스로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없다. 예술가적인 의도도 없다. 예술은 무수히 많은 선택의 결과물이다. 생성형 인공지능 프로그램 프롬프트를 이용한다면 선택이 확연히 줄어들고, 결과는 특징도 없고, 흥미롭지도 않은 단어들의 평균이다. 인공지능이 생성한 이미지는 대부분 일반적인 것이다. 인터넷상 데이터의 평균을 가지고 만들어낸 것이다.

사진 기술이 처음에 도입되었을 때는 예술적인 매체처럼 보이지 않았다. 사진을 찍을 때, 많은 선택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메라를 통해 많은 것들을 할 수 있고, 예술가들은 점차 자신만의 선택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전문가의 사진은 아마추어의 사진과 구별되었다.

영화는 매우 많은 사람이 수많은 선택을 거쳐 만들어진다. 작가·감독만 있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카메라 각도를 조절하는 카메라맨, 세트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프로덕션 디자이너, 의상에 대해 선택을 하는 의상 디자이너, 속도에 대한 선택을 하는 편집작가, 음악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작곡가들이 필요하다. 그리고 참여하는 배우들은 연기에 대해 선택을 한다. 한 편의 좋은 영화는 수많은 선택을 거쳐 나온 결과물로 영화의 흡인력은 여기에서 나온다.

예술이라는 것을 땀 흘리지 않고도, 노력없이도 쉽게 만들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데, 이것은 불가능하다. 예술은 모든 단계의 미세한 선택을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우리는 10초마다 감동할 수 없다. 예술의 위대함은 정량화할 수 없다. 마치 빛을 정량화할 수 없는 것처럼. 예술이 우리를 감동시키는 것은 예술작품에 있는 측정가능한 속성 때문만은 아니다. 우리의 개인적인 삶의 경험 때문에 감동하는 것이다.

우리가 소설을 쓰든 그림을 그리든 아니면 영화를 찍든 우리는 청중과 소통을 하는 것이다. 창작물이 우리의 고유의 삶의 경험에서 비롯되었다는 것,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청중에게 도달했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작품을 새롭게 만든다. 이런 것들은 결코 응용통계가 할 수 없다.

원문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원문을 꼭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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