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비츠

2022.07.04 | 조회 7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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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em

영감을 주는 메시지.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좋은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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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비츠’는 이디시어로 친구들과 격의 없이 지내는 모든 것을 두루 일컫는 단어이다. 몰려다니며, 농담하고, 수다를 떨고, 놀리고, 이야기하고, 마음의 짐을 풀어놓고, 귀 기울여 들어주고, 킬킬거리는 등의 일들 말이다. 하찮고 사소해 보이지만 키비츠의 시간은 무의미하지 않다. 오히려 목적지향적인 삶과 의미 추구의 무거움을 지탱해주는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할 때가 많다. 삶은 의미와 무의미, 당위와 현실, 경쟁과 협동, 역할과 노릇 사이에서 이루어진다. 격렬한 운동을 하거나 힘든 노동을 한 후에 몸에 쌓인 피로물질을 적절히 풀어내야 하듯이, 우리 정신에 알게 모르게 누적된 무거움을 풀어놓아야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다.

268명의 하버드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장기 연구 프로젝트인 ‘그랜트 연구’는 1938년부터 시작되어 지금까지 80년 이상을 이어가고 있다. 실험 참가자들의 성격, 지성, 건강, 습관, 관계 등이 풍요로운 삶에 어떤 기여를 하는지 알아보기 위한 연구이다. 30년 이상 그 연구를 이끈 베일런트 박사는 그랜트 연구 결과로 얻은 교훈이 뭐냐는 질문에 “삶에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다른 이들과 맺는 관계”라고 대답했다. 친밀한 관계가 돈이나 명예보다 중요하고,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고, 자발없는 삶으로 하강하지 않도록 지켜주고,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도 쇠약해지는 속도를 늦추더라는 것이다.

아브라함 헤셸은 우리가 “절망을 피하는 유일한 길은 자신이 목적이 되는 게 아니라 남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통받는 타자들의 삶에 관여하기를 꺼리지 않을 때 우리 삶은 확장되는 동시에 상승한다. 상승이란 욕망 주변을 맴돌던 삶에서 벗어나 더 큰 존재의 지평 속에서 세상을 바라봄을 의미한다. 욕망이 삶의 중심이 될 때 우리는 고립을 면하기 어렵다. 부푼 욕망에는 타자를 위한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철학적 거리 두기가 아닌 고립은 타자에 대한 편견과 적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적대감에 사로잡히는 순간 세상은 전쟁터로 바뀐다.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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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힘은 무자비해서 열여덟 새색시는 삶의 온갖 신산을 겪어낸 60대 여인으로 변하고, 그때 40대 후반이던 내 엄마는 구순을 목전에 둔 백발노인이 되었다. 그 완강한 시간 앞에서 '하나도 변하지 않은' 것을 한눈에 찾아내고 눈물 흘리는 것, 삶의 진짜 이야기들은 사실 그 안에 숨겨져 있다는 데 생각이 미치자 코끝이 시큰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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