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삶에 대한 지향

2023.12.27 | 조회 4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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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영애

젊었을 때는 몰랐는데 살아보니 쓸데없는 계산하느라, 남들과 비교하느라 힘과 시간을 허비하지 않으면 제법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더라. 세상의 정말 중요한 일들은 ‘외로움의 힘’으로 이루어진다. 외로움은 ‘정말 중요한 일’을 이뤄내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인생을 너무 계산적으로 살 필요는 없다고 본다. 비록 도중에 이 길이 맞는지 알 수 없다 할지라도 자신의 일을 성심성의껏 하면 그 안에서 길이 반드시 생긴다. ‘본업에 충실하면서 반듯하게 사는 게 손해보는 일만은 아니다’는 말을 꼭 해주고 싶다.

 

그저 무얼 좀 배우고 싶었고, 그냥 무슨 수 쓰지 않고 내가 바르다고 생각하는 대로 살아보고 싶었다. 한편으로는 세상이 무법천지 같아 살아가기가 막막하고, 무슨 수든 쓰지 않고는 못 살 듯하지만, 살아보니 바르다고 생각하는 대로 살아도 살아진다. 남을 배려하고 격려하며 살면, 조금 더 잘 살아진다. 쓸데없는 계산하느라, 남들과 비교하느라 힘과 시간을 허비하지 않으면 제법 많은 것을 이룰 수 있기도 하다. 내가 거쳐 온 시간이, 내가 만난 아름다운 사람들이, 그것을 깨닫게 했다.

 

힘든 시절에도 그랬다. ‘이 어둠이 뭔지’ 알고 싶었다. 그래서 그냥 막 읽었다. (…) 사실은 그 책을 쓴 사람들도 알고 보니 다들 숱한 고생 끝에 그 높이에 이르렀던 것이다. 그래서 겸손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정말 다들 힘든 인생을 그렇게 감내하고 살았구나, 그런 생각을 볼 수 있었다. 책을 읽을 때마다 내가 정말 얼마나 부자인가 싶었다. 책을 쓴 사람과 그것을 읽는 수많은 사람들과 엄청난 유대감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러니 힘든 것도 좀 의연하게 감당하게 되고.

우리는 내 인생 하나 겨우 산다. 그런데 문학 작품을 읽으면 다른 삶들을 경험하고, 나와 다른 사람들 곁에 가볼 수 있다. 이게 엄청난 경험이다. 그럼으로써 다른 사람을 더 잘 이해하고 감동받는다. 또 어떤 예상치 못한 일에 충격과 조종당하는 사태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범람하는 소셜미디어 등으로 조종·쏠림·왜곡이 일상화된 시대에 문학과 인문학의 가치는 과거 보다 훨씬 더 높다. 지금이 제대로 인문학을 할 때다.

 

근본에서는 바른 삶에 대한 생각과 닿아있는 것 같다. 그런 심지가 없으면 어떻게 세상 만물에 애정이 생길 수 있겠나. 바른 삶에 대한 뿌리가 없으면 그건 질투로 갈 수도 있고 질환으로 갈 수도 있다. 바른 삶에 대한 지향이 있기 때문에, 그 사랑이 그만큼 유난스러워서, 그 사랑을 어떻게든 좀 표현을 해보려는 사람이 시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학문도 마찬가지다. 제가 ‘높은 산’ 비유를 자주 하는데, 올라갈 때 어느 길로 가느냐는 것은 별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산의 발치에서는 사람들도 바글바글하고 외롭지도 않고 좋다. 중턱쯤 올라가면 고요하기도 하지만, 이따금씩 오가는 사람을 만나면 반갑지, 정상쯤 올라가면 모든 사람이 다 반갑다. 다들 나름의 고생을 하고 올라왔을 테니까 그런 것이다. 학문이든 예술이든 사실 인류가 사랑 이상의 복음을 찾은 것은 없지 않나 싶다. 모든 것이 궁극적으로 생명에 대한 사랑이 기반이 되지 않았을 때는 그것이 갈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원문1, 원문2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원문을 꼭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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