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종종 문 앞에 있어서 문을 열기만 하면 되거든

2023.12.25 | 조회 4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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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동화』 야코프 그림, 빌헬름 그림

전해지는 이야기는 결코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널리 퍼져 민중의 입술 위를 감돈다.
불멸의 여신이기 때문이다

헤시오도스

동화들을 아직 읽는 사람들은 정말 많은 것도 함께 알고 있을 것이다. 동화를 읽는 인간은 멸종해 가지만 인간에게는 동화가 결코 멸종하지 않기 때문이다. (…) 그것들이 아직 지켜지는 곳에서 동화들은 그렇게 살고 있다. 좋은지 나쁜지, 시적인지, 똑똑한 사람들한테는 입맛 떨어지는 것인지 그런 건 생각하지 않고. 사람들은 그냥 알고, 사랑한다. 받아들이는 것도 바로 그랬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럴 이유가 하나도 없어도 거기서 기쁨을 느낀다. 살아 있는 풍습이란 그렇게나 멋지다. 바로 그런 점을 시(詩)가 모든 영원한 것과 공유한다.

 

"넓은 세상으로 가겠어. 거기서는 어떤 시간도 지루하지 않을 거야. 나는 놀라운 일들을 충분히 보겠어." —겁나는 게 없는 왕자

 

"그래. 도착하면 언제나 제시간이 되는 거야. 그거 알아? 느림보 달팽이가 한번은 결혼식에 초대를 받아 길을 나섰는데 그 집 아이 세례식 때 도착했대. 집 앞 울타리를 넘다 넘어져서는 말하기를 '서둘러서 좋을 게 없어.' 하더래." —게으른 하인츠

 

"뭐라고? 네 말을 어기는 거야? 직접 오기 전에 먼저 전령을 보내겠다고 약속하지 않았어? 나는 아무도 보지 못했단 말이야." 그러자 죽음이 대답했다. "조용해라. 이미 너에게 전령을 하나씩 보내지 않았더냐? 열이 나며 찌르듯 아프고, 몸이 떨리고, 병상에 눕지 않았더냐? 어지러움에 머리가 마비되는 듯하지 않았더냐? 통풍이 네 사지를 꽉 조이지 않았더란 말이냐? 귀가 웅웅거리지 않았더냐? 치통에 볼이 갉히는 듯하지 않았더냐? 눈이 어두침침해지지 않았더냐? 그걸 다 두고서라도 내 형제인 잠이 매일 찾아가 죽음인 나를 일깨우지 않았더냐? 밤이면 이미 죽은 것처럼 눕지 않았더냐?" 남자는 무슨 말로 대답해야 할지 몰랐고, 제 운명에 항복해 죽음과 함께 떠났다. —죽음의 전령

 

"진정하렴, 내 아들아." 하고 왕비가 말했다. "네가 알기도 전에 이미 와 있을 거란다. 행복은 종종 문 앞에 있어서 문을 열기만 하면 되거든." —완두콩 시험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원문을 꼭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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