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인생의 맛 모모푸쿠> 데이비드 장
규칙 1 요리는 셰프의 전부가 아니다
셰프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학교를 자퇴하거나 안정적인 직장에 사표를 내기 전, 어떤 세계에 발을 들이려 하는지 확실하게 알아야 한다. 그래서 다음 질문을 준비해보았다. 설거지를 좋아하는가? 바닥 걸레질이나 쓰레기 내다 버리기, 상자 옮기기, 냉장고 정리는 어떤가? 셰프가 되기까지 업무의 90퍼센트는 이런 일이다.
규칙 2 요리학교에 가지 마라
규칙 3 대신 셰익스피어를 공부하라
셰프가 되고 싶다면 요리보다 더 넓은 세계를 알아야 한다. 사람들과 어울릴 줄 아는 동시에 비판적이고 창조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수학과 과학도 알아야 한다. 역사는 물론이다. 양서를 읽어왔다면 도움이 된다.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의 역사를 배우고 세계 문화의 발전에 주의를 기울여라. 메디치 가문, 오토만 왕조, 칭기즈칸, 아즈텍 부족, 재레드 다이아몬드, 다윈주의를 공부하라. 나는 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했는데 바가바드 기타를 배우고 인생이 바뀌었다. 논리와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도 같은 영향을 미쳤다. 토론 모임에 가입하고 피아노를 배우라. 대학 신문 기자로 일해라. 친구들과 그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여라.
규칙 4 세계를 가능한 한 넓게 많이 보라
사람들과 함께 일하면서 요리 세계의 원리를 이해해야 한다. 최대한 이것저것 많이 먹어보라. 모든 경험을 흡수해라. 음식뿐만 아니라 아름다움, 두통, 부, 가난, 난관, 인종차별, 역사, 예술을 닥치는 대로 경험하라. 셰프에게 가장 강력한 도구인 공감 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규칙 5 어떻게든 원하는 일자리를 손에 넣어라마그누스는 어느 아침에 찾아가 일하고 싶다고 말했지만, 이전에 찾아온 수백 명의 요리사처럼 거절당했다. 그래서 그가 어떻게 라스트랑스에서 일하게 됐느냐고? 기회를 줄 때까지 몇 개월 동안 아침마다 계속 찾아갔다. 일단 찾아가는 시도부터 해야 원하는 일을 손에 넣는다.
규칙 6 잘 챙겨 출근하자
규칙 7 모든 게 미장 플라스다
미장 플라스는 서비스 동안 필요한 모든 요소를 미리 준비하는 일이다. (…) 범위를 넓혀보면, 미장 플라스는 철저한 준비를 뜻한다(심지어 요리 바깥의 삶까지도).
규칙 8 시간을 다르게 쓰는 버릇을 들여라
가장 먼저 출근하는 직원이 되자. 그만큼 진지하게 일한다는 걸 보여주기도 하지만, 특히 시작 전에 시간을 충분히 쓸 수 있어 좋다. 전화기는 사물함에 넣어두자. 서비스가 시작되면 시계를 들여다보지 말자. 분과 초만 확인하고 시각은 무시한다.
마감 중인데 문을 닫기 5분 전에 두 사람이 찾아오는 경우라도 마찬가지다. (…) 그들이 누구인지 어디에서 왔는지, 왜 그다지도 늦은 시간에 끼니를 찾아 레스토랑에 왔는지는 모른다는 점을 기억하자. 그들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지만, 최선을 다해 대접하자. 모든 손님이 생의 마지막 식사로 여러분의 음식을 골랐다고 상상하자.
규칙 9 몸으로 배우자
규칙 10 맛있는 직원 식사를 만들자
그날 아크타르는 직원 식사를 만든다고 일찍 출근했다. 내가 아는 모든 성공한 셰프는 직원 식사를 엄청나게 신경 쓴다. 동료를 잘 보살피지 않으면 레스토랑에 찾아오는 생판 남을 어떻게 잘 보살피겠는가? 하지만 단지 동료를 위한 존경과 사랑을 담는다고 장땡이 아니다. 직원 식사는 말단 요리사가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한 줄기의 기회이자, 자투리와 남은 식재료로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법을 연습할 기회다.
규칙 11 어려운 길을 골라 가라
그 가운데는 셰프가 지시한 것보다 더 쉬운 요령도 있다. 그에 따라 일을 한다면 가장 똑똑한 요리사가 될 것이다. 하지만 더 힘든 길을 택한다. 왜? 그래야 손님이나 셰프를 속인다는 기분이 들지 않는다. 쉬운 길을 택하면 스스로를 속이는 것이다.
농구선수 래리 버드는 최전성기였던 1986년에 대회 전체를 왼손으로 치르기로 했다. 그는 왼손만으로 47득점에 트리플더블로 이겼다. 왜? 도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규칙 12 꼼수의 대가가 되라
규칙 13 역설을 받아들여라
요리사 혹은 셰프로 일하다 보면 때로 일부러 일을 더 어렵게 해야 한다. 아니면 시간과 노력을 최대한 덜 써야 할 때도 있다. 끊임없이 움직이는 목표이므로 이 접근 방식을 동시에, 그리고 온전히 이루어내는 방식을 찾기란 어려운 일이다. (…) 삶은 한구석이 편해지는 만큼 다른 구석이 불편해진다. 스스로를 새로운 길로 이끌 시간을 만들어라.
규칙 14 일을 잘 못하고 있다고 느낄 때는 쉬어라
바다에서 수영할 때 파도에 밀려 바깥으로 떠내려간다면 해변과 평행으로 수영을 해야 한다고 알고 있다. 파도와 맞서면 금세 지쳐 익사할 뿐이다.
규칙 15 언제든 그만둘 수 있다
불만족스러운 감정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쓰는 게 요령이다. 요리사는 매일매일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 전날의 나빴던 서비스에 계속해서 영향받지 않기 때문이다. 내일의 실수는 이미 먹어치워 사라지고 없다. 오늘 더 잘하겠노라고 결심을 다지자. 다만 서너 달 뒤 다른 분야로 옮겨가면 다시 잘해낼 것 같지 않은 기분이 찾아온다는 점만 기억하자.
규칙 16 매트릭스 세계의 작은 결함이 되라
장인의 길을 걸으려면 엄청난 인내심으로 이미 존재하는 스타일이나 조리법을 완벽하게 갈고닦는 데 매진해야 한다. 많은 요리사가 다른 이를 따라 하거나 기존의 스타일을 완벽하게 익혀 요식업계에서 성공한다. 이들을 폄하하고 싶지 않지만, 나는 요즘에는 이제껏 먹어보지 못한 음식을 팔아야 더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규칙 17 머릿속에서 지레짐작하지 마라
천재는 실수하지 않는다. 그가 저지르는 실수는 자유 의지이자 발견의 관문이다. _제임스 조이스, 『율리시스』
분명 나쁜 아이디어는 있지만, 모든 아이디어는 발전시켜볼 만한 가치가 있다. 때로 보나 마나 실패라고 확신한 아이디어가 생각보다 좋은 결과를 내서 놀랄 수도 있다. 하지만 하나의 아이디어를 최대한 발전시켜보고 여러 방향으로 살펴본다면 틀림없이 가치 있는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다. 너무나 많은 젊은 셰프가 첫 시도만으로 생각을 접는다. 모든 요리와 서비스가 데이터를 모을 기회다. 배우지 않으려 든다면 손해일 뿐이다.
규칙 18 경계를 분명하게 정해주라
“맛있는 걸 만들어보세요”라는 말을 듣는다면 당신의 머릿속에서 생각이 오만가지로 뻗어나갈 것이다. 반면 “당근으로 맛있는 걸 만들어보세요”라고 말한다면 일이 훨씬 쉬워진다.
한편 직업인으로서 넓은 의미의 한도를 규정해두는 것도 좋다. 완전한 성공과 회복이 어려운 실패를 의미하는, 최선과 최악의 시나리오를 짜보자. 전자를 목표로 삼되 후자 이하의 실패를 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그리고 그 중간 어딘가에서 시간을 들여 생각하지 말라.
규칙 19 베끼되 훔치지 말라
규칙 20 숭배의 대상이 되어라
“모든 일에 이렇게 진지한 사람은 처음이에요.” 언제나 이런 인상을 풍겨야 한다. 평론가든 손님이든 죽기 살기로 요리하는 사람에게 반응한다. 그런 데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끌릴 것이다.
그러므로 무엇보다 스스로를 굳게 믿어야 한다. 여러분의 시각을 보고 싶은 누구보다 더 멀리까지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모두에게 드러내 숭배의 대상으로 거듭나야 한다.
규칙 21 끔찍하고 지루한 일에 빠져라
위대한 셰프라면 적어도 스무 가지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위대한 셰프는 레스토랑을 낸 주의 주류 취급 면허 담당관, 동네 반상회, 건물주, 노동법, 인사 규정, 전력 회사, 주방용품점, 국토부, 보건부, 소방청, 세탁 업체, 쓰레기 처리 업체, 회계사, 냉난방, 저축과 대출, 사무기기, 급여, 결제 시스템을 다룰 용어와 관료제를 배웠다. (…) 핵심은 살아남으려면 이 모든 말도 안 되는 일을 다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규칙 22 돈을 들인 만큼 성과가 난다
규칙 23 적극적으로 자기 홍보를 하라
규칙 24 언제나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라
규칙 25 자신의 약점을 파악한다
규칙 26 패스트푸드점의 지배인만큼 성질을 다스려라
규칙 27 이전의 성공을 내던져라
지나친 자기의식과 안주하려는 자만심은 셰프의 적이다. 물려받은 재산이 인생의 걸림돌 역할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손님들은 낌새를 챌 것이며, 그러자마자 레스토랑에 발을 끊을 것이다. 일이 쉬워진다는 느낌이 들면 새로운 도전거리를 찾아야 한다. 순수하게 금욕적인 이유 때문이 아니라, 그래야 오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성장은 실수하지 않는 날 멈춘다. 실수에서 배우지 않는 게 셰프가 저지르는 유일한 실수다.
규칙 28 과거의 성공 비결이 지속가능하지 않다
규칙 29 모든 요리에서 단서를 포착하라
규칙 30 삶이 자연 다큐멘터리라면 셰프는 영양이다
셰프는 문자 그대로 타인을 먹이기 위해 존재한다. 비유하자면 포식자인 건물주, 동업자, 투자자, 브랜드에게 잡아먹히기 쉬운 먹이다. 일반적으로 레스토랑 종사자들은 모든 사업 관련 정보에 대체로 어둡다. 물가의 영양처럼 풀숲에 몸을 숨긴 사자를 언제나 극도로 경계해야 한다. 입 안 대고 물 먹기, 두당 배분, 초의결권처럼 여러분을 혼란에 빠트리기 위한 용어와 은어를 속속들이 공부한다. 그리고 투자 전략을 배워라. (…) 여러분이 성공한 뒤 접근하는 이를 절대 믿지 말라.
규칙 31 소중한 것에 눈을 돌려라
규칙 32 동료 체계를 구축하자
요리 세계에 대해 배우면 배울수록 나는 더 겸손해진다. 성공의 대부분이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요인에 달려 있다. 우리의 고향, 인종, 부모, 일하면서 받은 도움, 어떤 시기에 거쳐 갔던 일터 등 말이다. 우리는 스스로 믿고 싶어 하는 것만큼 삶의 주도권을 잡지 못한다. 아무도 혼자 승리할 수 없다. 성공을 거둔다면 정상에 이르기 전에 멈춰 서서 혼자 끝까지 올라가고 있는 건 아닌지 살펴볼 것이다.
규칙 33 거슬러 돌아갈 수 있는 에너지를 아껴놓자
나는 의욕을 북돋고 싶을 때 〈가타카〉를 본다. (…) 영화의 절정에서 빈센트는 다시 한번 형과 수영으로 붙어 승리한다. 졌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는 안톤은 어린 시절은 물론이고 어른이 돼서도 어떻게 이겼는지 묻는다. 빈센트는 “형, 나는 그저 돌아갈 에너지를 전혀 아껴두지 않았을 뿐이야”라고 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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