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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하면 모두가 이해하는데 우리말로는 한 단어로 존재하지 않는 말들이 있다.
덴마크어 휘게(Hygge)는 편안함, 따뜻함, 안락함 등 일상에서 얻는 기쁨을 뜻한다.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또는 혼자서 보내는 소박하고 여유로운 시간, 일상 속의 소소한 즐거움을 뜻하는 단어로 사용된다.
프랑스어로 에스프리 드 레스칼리에(esprit de l'escalier)는 계단을 내려오면서 떠오르는 농담을 뜻한다. 누구나 자리는 뜨고 난 후에 "아까 그렇게 말할걸!"이라고 이마를 치던 순간이 있었을 것이다.
핀란드에는 뮈오타하페이(myötähäpeä)라는 말이 있다. 다른 사람의 우스꽝스럽고 어리석은 행동 때문에 내가 느끼는 수치심을 말한다.
책에 나온 단어는 아니지만 티에라 델 푸에고에서 유래한 말 중에 마미흘라피나타파이(Mamihlapinatapei)는 가장 번역하기 어려운 단어 중 하나로 꼽힌다. 말없이 두 사람이 무언가를 시작하고 싶어 하지만 둘 다 시작하지는 않는 것, 또는 상대방이 두 사람 모두가 원하는 것을 제안하기 바라면서 서로를 쳐다보는 것으로 번역된다.
우리나라는 휘게라는 단어를 사랑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가 가진 단어는 재벌, 갑질, 꼰대 같은 것들이다. 줄 세우기를 습관화하고, 남들과 비교하기 좋아하고, 소수자에 대한 감수성이 낮은 탓일지도 모른다. 당신이 쓰는 언어가 당신의 세계라던데, 우리는 어떤 세계에 살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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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올해의 xx을 정리하는 시기가 왔다. 작가, 번역가, 출판 관계자 20인이 뽑은 올해의 책을 읽으며 한해를 마무리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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