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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 스스로 “내 영화 경력 전체는 정서경과의 만남 전후로 나뉜다”고 회고했을 정도다. 컴퓨터 본체를 공유하며 모니터와 키보드는 각자 하나씩 갖고, 한 사람이 자판을 두드리면 상대 모니터에도 글자가 뜨는 작업 방식은 둘의 신뢰 관계가 얼마나 끈끈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서경이 만들어낸 여성 캐릭터들도 고유의 목표와 뱡향을 가지고 나아간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름답지도 선량하지도 완전하지도 않다. 자신과 닮았고, 자신이 공감할 수 있는 인간을 그리는 탓이다.
정 작가의 지론은 확고하다. 결함이 있는 자들만이 고난을 경험하고, 고난을 경험한 자들에게만 변화와 성장의 가능성이 열린다. “자기 안의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 분투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쓰는 것이 너무 좋았다. 그녀들도 나도 한 발자국씩 나아가는 느낌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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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순을 아십니까? 등단 제도를 통해 문단에 데뷔한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근대 소설가, 여성 최초로 작품집을 낸 시인,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을 번역해 국내에 최초로 소개한 번역가, 평론가, 극작가, 기자, 배우 등 다방면으로 활동한 다재다능한 작가입니다. 하지만 어머니가 기생 출신이라는 이유로, 성폭력 피해자라는 이유로 당시 동료 작가들에게 공격받으며 1951년 일본에서 사망할 때까지, 그리고 그 후에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비운의 작가이기도 하지요.
"우리, 곤란하더라도 희망하기로 해요. 사는 일도, 쓰는 일도, 또 그 어떤 일도 내 편이 아닐 때나만은 기필코 나의 편이 되어주기로 합시다."
"우주가 무한대한 것과 같이 인생, 즉 사랑도 무한대이외다. 사람 사람마다 잠시 사랑이라는 것을 맛보고는 그것이 전체의 사랑인 줄로 오해합니다.그래서 혹은 실패니 실연이니 합니다.참으로 우스운 것입니다. 사랑은 무한대이외다. 사랑은 무한대이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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