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서경의 세계
저는 제인 오스틴의 〈센스 앤 센서빌리티〉도 좋아하는데, 이성을 담당하는 첫째와 감성을 담당하는 둘째가 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마음속에서 늘 싸우잖아요. 합리적으로 행동해야 할까, 욕망이 이끄는 대로 가야 할까. 세 자매를 통해 한 사람의 마음속 서로 다른 자아들이 어떨 때는 싸우고 어떨 때는 뭉치는 걸 표현하고 싶었어요.
전 서사를 날것의 현실로 표현하는 건 좋아하지 않아요. 극 속에서는 매일매일 사람들이 죽는데, 살인이 예쁜 건 아니잖아요? 하지만 이야기 속 살인은 실제로 사람이 죽는 게 아니라 우리 마음속에서 누군가를 죽이듯이 허구와 메타포의 연장이죠. 그러니까 예쁘게 포장되는 거고요.
솔직한 것. 거짓 없는 말과 표현. 정확하게 솔직해서 듣는 이의 체험을 일깨우는 표현들이 있거든요. 서사에서도, 실제로도 그런 솔직함을 가진 사람들을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 우리는 중남미에 대해 무엇을 상상하는가
자기 의사를 밝혀라. 단 떼쓰지 말고 논리를 대라. 개똥철학이라 비난을 받을지라도 근거와 논리는 필수다. 중남미 대화의 기본이다. 아이가 어른들의 대화에 끼어 의견을 밝혀도 버릇없다고 야단치지 않는다. 오히려 어른들은 아이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는다.
작금의 칠레 상황은 답답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그들은 라울 소토 하원의장의 말대로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함께 전진"하는 데 합의의 의의를 두고 나름의 오랜 협의 과정을 거치는 중이다. 비록 그들의 속도가 세상보다 느릴지라도, 칠레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선을 넘지 않고 천천히, 그리고 확실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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