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과 다이어트가 내 삶에 깊숙이 들어오게 되면,
자연스럽게 '숫자'를 신경 쓰게 됩니다.
몸무게, 섭취한 칼로리, 운동으로 소모한 칼로리,
탄수화물 g 수, 인바디 수치, 운동 시간, 운동 횟수
등등 셀 수 없이 많죠.
그런데, 이 숫자들이 정말 그렇게까지 중요할까요?
저는 다이어트 강박이 정점에 달했을 때, 모든
음식을 저울에 올려 g 단위로 계산하며 먹었어요.
고구마 1개가 몇 g인지, 아몬드 1알이 몇 g인지,
작은 고구마 1개랑 작은 호박 1개를 더하면
순탄수화물이 몇 g인지까지 따졌죠.
헬스장에서는 애플워치에 찍힌 운동 칼로리가
무조건 600kcal를 넘겨야 했고,
몸무게도 아침-저녁으로 쟀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런 숫자 집착은
다이어트 강박을 더 심화시킬 뿐이었어요.
체중 1kg 늘었다고 세상이 무너지는 게 아닌데.
고구마 50g 더 먹는다고 큰 일 나는게 아닌데.
그게 뭐라고 그렇게까지 매달렸을까요.
(게다가 인간의 몸은 계산기처럼 작동하지 않아요.
음식의 칼로리는 소화율, 식품 구조, 가공 방식에
따라 실제 흡수량이 달라져요. 운동으로 소모한
칼로리 역시 총 소모량에 1:1로 더해지지 않아요.
그러니 섭취 칼로리와 운동 칼로리 계산은
이제 그만!)
강박에서 벗어난 지금은,
저는 숫자보다 몸의 감각에 집중합니다.
"몸의 감각에 집중하라고? 어떻게 하는건데?"
싶으실 거예요. 이미 식욕이 무너졌거나
운동을 과하게 해온 분들은 더더욱 몸이
보내는 신호를 듣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우리 몸은 회복합니다.
그러니 이렇게 시작해보세요.
- 정량대로 먹기
- 하루 1시간 이내, 주 4-5회 이내로만 운동하기
1. 정량대로 먹기
식단으로 식욕을 억누르다 폭식하시는 분들이라면
최소 2끼 이상은 정량대로 드셔보세요. 여기서
'정량'이라 함은, 식당에서 나오는 1인분을 뜻해요.
1인분을 천천히 음미하여 먹은 뒤,
포만감을 기준으로 배가 고프면 조금 더 먹고,
배가 부르면 조금 남기세요.
음식의 종류나 칼로리는 신경 쓰지 말고,
오직 나의 포만감만을 기준으로 삼아주세요.
2. 하루 1시간 이내, 주 4-5회 이내로 운동하기
운동 강박이 있다면 스스로 운동량을 줄이는게
어려워요. 그럴 땐, 운동을 짧게 끝낼 수 밖에 없는
환경을 만드는게 효과적입니다.
평소 퇴근 후 시간이 많을 때 운동했다면,
출근 전이나 점심시간으로 옮겨보세요.
정해진 시간 안에 끝내야 하는 스케줄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집니다.
운동을 과하게 하면 오히려 식욕이 자극되어
폭식 욕구가 올라올 수 있어요. 몸이 에너지를
너무 많이 소모하면 위협을 느끼고 뇌가
"더 먹어!" 라는 신호를 보내기 때문이죠.
그러니 하루 최대 1시간, 최대 주 4-5일 운동하며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유연하게 운동량을
줄이고 늘리는 연습을 해보세요!
처음 몇 주는 불안할 수 있어요.
하지만 운동을 줄여도 괜찮다는 걸, 오히려
다른 일에 쓸 에너지가 생긴다는 즐거움을
알게 되면, 자연스럽게 운동 시간을
줄여나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나를 숫자로 옥죄는
체중계, 인바디 머신, 저울은 모두 멀리 치우세요!
저는 체중을 1년에 2-3번 재고,
인바디는 아예 재지 않습니다.
숫자를 얼굴에 써 붙이고 다니지 않으니까요.
대신, 옷을 입을 때의 느낌으로
현재 몸 상태를 파악해요.
숫자에서 벗어나는 건 하루아침에 되지는 않아요.
저도 오래 걸렸습니다. 그래도 괜찮아요.
오늘 하루,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 하나에
귀 기울이는 것부터 시작해 다시 천천히
회복해가면 되니까요.
그러니 지금 다이어트와 운동 강박으로
고통 받는 분들에게 이 글이 작은 위로가 되면
좋겠습니다. 그럼, 다음 레터에서 또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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