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일요일이다. 주말은 무조건 쉬어야지라는 생각만으로는 충전이 되질 않는다. 그렇다. 생각은 다시 생각을 낳을 뿐이다. 나는 이럴 때 은둔의 공간과 시간을 찾는다.
왜냐하면 그것만이 나에겐 쉼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소위 말하는 멍 때리기 좋은 시간을 찾는다는 뜻이다.
이 그림을 처음 보는 순간 떠오르는 음악의 가사가 생각이 났다. 연극이 끝나고 난 뒤 ~~~ 아마 이 문장을 읽는 순간 이 음악의 가사가 떠오른다면 아마도 중년의 나이가 되었을 것이다. 나도 이 중년의 나이가 올 줄은 몰랐다 위의 그림을 보다가 이 작가가 몇 살에 이 그림을 그렸을까? 하고 연도를 계산해 보니 그도 53세라는 중년의 나이였다는 것 매일 뜨고 지는 자연의 현상을 보며 나이를 생각하게 된 내가 좀 우습다.(피식 ㅎㅎ) 예전에 윤여정 배우님이 노을을 보며 했던 말도 생각이 났다 .'젊었을 땐 노을을 보면 슬프지 않았어. 그런데 70대가 되고 나니 너무 슬프다'라고 그 순간 나도 비슷한 감정이 들어서인지 눈물이 핑 돌았었다.
물론 이 그림에서의 색감이 노을이 지기 직전의 이미지는 아니다 .노을이 밤이 되기 까지는 시간이 남아 있다 그저 멍하니 바라볼 시간 말이다.
이 그림을 보며 그곳에 털썩 앉아 있는 나를 상상해 본다.
그리고 문득 내가 추억하는 아름다운 스위스의 호수 색이 생각이 났다. 내가 스위스의 호수를 본 건 30대 중반의 나이였는데 아이와 호들갑을 떨며 기차 밖 아름다운 호수를 보고 감탄했던 기억이 또렷이 남아있는 걸 보니 빛나는 젊은 날의 내가 50대가 된 내가 바라보는 호수의 색감이 이렇게 다르다니 갑자기 슬픔 감정이 올라온다.
그래도 호수인지 바다인지 알 수 없는 저 끝없는 공간에 비친 오렌지 빛깔만은 내게 위로가 되니 한 장의 그림으로 선물을 받은 느낌이 든다. 화면의 엑스트라로 그려진 검은 색감의 나무들은 마치 살랑살랑 부는 바람도 느끼게 해 준다. 마치 그것은 얇은 커튼 사이로 부는 바람 같다랄까?
이 그림의 소재는 평범하나 느낌은 평온함을 준다. 작품으로서는 구도보단 색감이 다했다는 말을 할 수 있을 듯하다. 해는 눈이 부셔 바라보기 힘들다. 그러나 노을은 주변의 소리를 멈추게 하는 힘이 있는 것 같다. 멍하니 바라볼 수 있는 몰입의 상태라고나 할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쉼이란 도대체 뭘까? 어떻게 하면 진정한 휴식의 상태를 만끽할 수 있을까. 그것은 일단 멈춤인 것 같다 . 멈추고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 그리고 느끼는 것이다 그것이 은둔의 시간을 갖는 진정한 목적? 이 아닐까?
이 글을 쓰고 있는 내 방 창 너머에는 엊저녁 펑펑 내렸던 눈이 거짓말처럼 녹아 있는 풍경이 그리고 반려견 코코가 좋아하는 햇살이 한가득이다. 반려견 코코의 숨소리와 가끔 들리는 코 고는 소리가 행복하다. 그의 그림 선셋도 오늘의 한낮 시간도 내겐 모두 은둔의 시간으로 충전된 가장 좋은 배터리가 된듯하다.
일주일 정신없이 바빠 피곤에 쪄들린 내 영혼까지 맑게 해 준 이 그림이 가끔 나에게 은둔의 그림이 될 것만 같다. 나만의 공간이 없어져도 이 그림 한 장만으로도 나만의 공간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랄까? 이처럼 그림이 주는 치유의 힘은 크다.
*글쓴이 -박숙현
저는 <쉼>이라는 주제로 치유작가 SUE 이름으로 활동 중이며, 가끔 미술관 나들이를 향유하며, 요리 에세이 쓰기와 미술 에세이를 쓰는 미래의 글쟁이도 꿈꾸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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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thy의 ART
바빠서 피곤에 쪄들 때 은둔의 시간이 갚지고, 암중모색의 시간도 깊어질 것 같아요. 바쁜 삶 속에서 귀한 은둔을 잘 누리시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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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bm39
30대 중반의 선생님,-, 기차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요. 다음에 저랑 호들갑떨며 같이 놀아주세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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