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 파울리_아침식사시간

휘겔리한 삶

2024.05.24 | 조회 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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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 드 까뮤

그림과 글로 내 안의 나를 만나는 시간

 

한나 파울리_아침 식사 시간 1887
한나 파울리_아침 식사 시간 1887

 

아침밥상

결혼 전 친정집은 꼭 아침밥을 먹었다. 집을 나서는 시간이 다 제 각각이라 함께 한 상에 모여 밥을 먹진 않았다. 6명의 식구들이 세 그룹으로 밥을 먹었던 기억이 있다.

새벽밥을 드시고 출근 하던 아빠와 0교시 수업을 위해 일찍 봉고를 타고 학교를 가야 했던 나는 첫 번째 그룹이었다. 할머니와 엄마가 식사를 하고나면 실업계 고등학교를 다니던 여동생과 늦잠꾸러기 남동생이 마지막으로 밥을 먹어야 상이 치워졌다.

엄마는 아침마다 밥솥에 따끈하게 새 밥을 지어냈다. 특별한 재료는 아니어도 때때에 나오는 제철 재료로 반찬을 해 주었다. 그래서 음식 재료에 대한 거부감이나 편식이 없는 편이다.

난 항상 아침을 먹고 살아 온 터라 우리 아이들에게도 아침은 챙겨 먹이려 노력했었다. 적어도 작은 아이가 중학교 다닐 때 까지는 그랬다. 현재는 조금 편하게 아침을 먹는다.

신랑 아침은 패스. 챙겨 달라고 할 때도 있지만 안 먹던 아침을 먹으면 부대껴서 다시 아침을 먹지 않는 패턴으로 돌아간다.

나는 청국장 환을 20알정도 털어 넣고 사과 반쪽이나 녹즙을 내려 먹기도 하고 가끔 빵 한쪽에 커피를 마시기도 한다. 위암 수술을 하고 추적관찰 하던 5년은 아침뿐 아니라 삼시 세끼를 건강식으로 악착같이 차려 먹었지만 지금은 먹는 것에 조금은 헤이해졌다.

두 아이들은 간편하게 시리얼을 먹거나 구워 둔 고구마에 과일이나 구운 계란을 입맛에 맞게 찾아 먹는다.

한 상에 앉아 아침밥을 먹는 건 주말이 왔을 때 아점을 먹는 경우가 아니고는 주중엔 상당히 어렵다.

주말에 밥을 먹을 때면 한식으로 차려 먹으려 한다. 우리 몸엔 우리 땅에서 나고 자란 재료로 우리의 스타일로 만든 한식 밥상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1인이다. 또한 밥이 보약이다란 말을 믿는 사람이다.

티타임과 예쁜 그릇 욕심

한나 파울리의 그림에서 유독 눈에 들어 온 것은 은색 티 포트와 홍차를 마시는 찻잔 그리고 파란 유리 볼 그린색의 설탕통과 다양한 오일병들 이였다. 음식이나 디저트를 담아내는 식기류에 관심이 많아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직 유럽이란 문화권에 가보지 못 했다. 간접적으로 책과 검색에 의해 알게 된 것들이다. 차 문화가 발달하여 영국엔 애프터눈 티 문화가 있고 북유럽에는 하루에도 몇 차례씩 커피와 간식을 즐기는 '피카(FIKA)'가 있다고 한다.

애프터눈 티에서는 예쁜 접시가 놓인 삼단 트레이가 기본이 된다.

층별로 1층엔 샌드위치 2층엔 잼과 크림을 발라 먹을 수 있는 스콘 3층엔 케이크나 비스킷 등의 달달한 디저트를 담는다. 그리고 홍자를 곁들인다.

음식이 도드라져 보이려면 식기는 심플한 것이 좋지만 차와 디저트를 담는 잔과 접시는 꽃무늬 정도는 있어 줘야 어울리는 것 같다. 식기들을 풀세트로 갖추고 있진 않다. 필요한 것 들을 한두 가지씩 다양하게 가지고 있다. 쇼핑 중에 주방용품코너에 가는 걸 좋아한다. 식기나 찻잔들 커트러리세트를 구경하며 집으로 데려오는 것이 나에게는 즐거운 일 중 하나이다.

음식에 따라 담을 그릇들이 틀려 지는 것은 때에 따라 옷을 다르게 입는 것과 같다.

휘겔리한 삶

테이블을 세팅하는데 있어 음식만 만들어 올려 놓기보다 조화롭게 세팅을 하면 좋겠다. 또한 경치가 빼어나거나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장소라면 더 할 나위 없이 좋을 것 이다.

한나 파울리의 <아침 식사 시간>의 그림에만 보아도 따사로운 햇살과 싱그러운 나무가 주변에 있는 자연과 함께 하는 장소. 나무 탁자위에 테이블보를 씌우고 냅킨도 돌돌 말아 냅킨 링을 끼웠다. 접시위에 찻잔과 찻잔받침이 놓여있다. 작은 스템 글라스에 꽂힌 붉은 꽃. 빵을 덮어 놓은 유리 돔 뚜껑까지. 소소한 것들까지 신경을 쓴 상차림이다.

소박하고 건강한 북유럽 요리가 어울릴 테이블 세팅이다. 그림을 보며 휘게 라이프스타일 요리(HYGGE LIFESTYLE FOOD)' 란 책을 다시 열어 보게 되었다.

행복지수 1위인 나라 덴마크의 식탁.

화려한 음식이 아니더라도 가족이나 친구들과 모여 추억을 만드는 시간. 모여 앉아 음식을 나누며 행복함을 느끼는 일상. 작지만 만족하는 모든 것이 휘게이다. 휘게의 어원은 불분명 하지만 편안하고 아늑함을 내포하는 삶의 행복을 가리킨다고 한다.

행복을 즐겨야 할 시간은 지금이다. 행복을 즐겨야 할 장소는 여기다. - 로버트 인젠솔

*글쓴이 - 김혜정

두 아이를 힘차게 키워내는 한국의 엄마입니다. 요리하길 좋아해서 다양한 먹거리를 만들어 나누고 있습니다. 글쓰기를 통해 나의 또 다른 쓰임을 찾기를 원합니다.

 

#살롱드까뮤 #그림에세이 #미술에세이 #공저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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