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놀이터

동적인 그녀와 정적인 그녀

책읽기를 좋아하던 아이

2024.09.29 | 조회 9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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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 드 까뮤

그림과 글로 내 안의 나를 만나는 시간

스티븐 거트슨
스티븐 거트슨

책 읽기를 좋아하던 아이

어릴 때부터 많이 달랐던 나의 두 그녀들. 그중 큰 아이는 어려서부터 순둥순둥했다. 주는 대로 먹고 놀다가 졸리면 한쪽에 쓰러져 자던 아이다. 나는 책 읽기를 썩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만큼은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워 내고 싶은 소망이 있었다. 도서관을 다니며 책을 대출하는 부지런함은 없었다. 들을 수 있을 때부터 책을 사서 읽어 주고 옆에 항상 책을 놓아뒀다. 책장을 넘기며 물고 빨고 하던 아이다.

사물인지 책에서 동화책을 읽어 주며 아이가 조금 이르게 혼자 책을 읽었으면 했다. 내가 편해지고 싶었다. 이르게 한글을 떼었는데 시간이 지난 후 후회되었다. 아이는 엄마와 함께하길 바랐을것 같은데, 정서적 교감의 시간을 내가 줄여 버린 것 같아서였다.

아이는 특히 세계의 국기를 빠르게 인지하고 나라의 위치를 잘도 찾아냈다. 그래서였을까 외국어에 대한 관심도 많고 외국에 나가 일하는 꿈을 가진 아이로 자랐다. 5살 때 체능단에서 영어를 처음 접하고, 눈이 반짝이던 때를 잊을 수가 없다. 지금 생각하니 그때 아이의 재능을 알아봐 주신 원장님께도 감사하고, 일렀지만 영어 수업을 권유해 준 언니에게도 고맙다.

제일 감사한 분은 초등학교 1학년 때 담임 선생님. ‘책 읽어 주는 선생님으로 아침마다 10분씩 책을 읽어 주셨다. 이때 많은 세계의 작가들을 접하며 다양한 책을 읽었고, 이때 잡힌 습관으로 지금도 책을 읽는 아이다.

눈썰미 좋고 꼼지락거리기 좋아하던 아이

조산기가 있어 8개월부터 세상 구경을 하고 싶었으나 잘 참고 9개월이 지나며 태어난 아이다. 큰아이와 네 살 터울로 태어났다. 극성맞은 엄마 덕분에 이르게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큰아이를 낳고 빠지지 않는 살로 비만 센터를 다녔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둘째를 낳으면 운동으로 살을 빼겠다 마음먹었다.

태어난 후 100일이 지나자마자 아이를 데리고 스포츠센터에 등록했다. 스포츠센터 안에는 큰아이가 다니는 체능단이 있었다. 아침에 아이를 넣어 주고 운동을 했다. 처음 선택한 운동은 주 3회 벨리댄스였다. 다행히 수업 시작할 때 유모차에서 낮잠을 자주던 아이. 혹 아이가 깨서 울면 헬스장에서 운동하다 나와서 우는 아이를 달래 주던 어르신들이 많았다. 신경 쓰지 말고 운동하라고 손짓으로 신호를 보내 주셨었다. 여러 사람 손을 탄 덕분에 아이는 낯가림 없이 반죽 좋은 아이가 되었다,

이르게 음악을 들으며 박자를 맞추던 아이는 댄스에 흥미를 느꼈다. 선생님은 눈썰미가 좋아 곧잘 따라 한다고 아이를 받아 주었다. 네 살 어린 나이에 초등학생 언니들 사이에서 춤을 추던 아이다. 이때만 해도 주위 사람들과 나는 아이가 춤꾼이 될 줄 알았다.

바느질도 곧잘 하고 만들기도 뚝딱뚝딱 잘했다. 지금도 생각 나는 건 아이가 토이 스토리4’를 좋아해서 카우보이 우디도 만들고 포크인형 포키를 만들었다. 손끝이 야물었다. 눈썰미 좋고 꼼지락거리기 좋아하더니 요리 꿈나무가 되었다.

정적인 그녀와 동적인 그녀

정적인 그녀가 모레면 우리나라에 없다. 자신의 꿈에 한발 다가가고 싶어 큰 결심을 하고 러시아에 공부하러 떠난다. 그 나라의 언어를 잘 구사하기 위해 서다. 몸으로 부딪치며 배우고 싶다기에 전쟁터인 나라에 보낸다. 걱정이 앞서긴 하지만 이제껏 알아서 많은 일을 해 온 아이라 걱정은 내려놓기로 했다.

활동적인 그녀는 오늘 댄스 연습으로 연습실에서 시간을 보냈다. 연습이 끝난 후 양손에 재료를 사 들고 집에 돌아왔다. 내일이 떠나기 전 마지막 날이라며 언니를 위한 밥상을 준비한다. 내일 먹을 저녁의 밑 작업이 한창이다. 하교 후 와서 차려낼 저녁, 언니를 위해 동생이 차려내는 정성 가득 식탁이 될 것이다. 언니를 응원하는 동생의 마음에 내가 많이도 고마운 날이다.

글쓴이_김혜정

엄마 레세피 코팽(momrecipe_copain)대표이다. 우리나라 식음료, 서양요리와 디저트 및 빵을 만든다. 두 딸을 키우고 있는 엄마이며, 그 중 작은 아이와 같은 일을 하며 많은 것을 공유중이다. 30대의 마지막에 위암 진단을 받았다. 병을 이기기 위해 식단 관리하고 운동하며 암을 이겨냈다. 그때 시작한 댄스로빅은 현재까지 유지하는 운동중 하나이다. 미술에세이 쓰기로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그림을 보고 글쓰기를 통해 나를 알아가고 있다.

 

*'살롱 드 까뮤'는 그림 감상과 글쓰기로 이어 가는 인문.예술 커뮤니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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