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지옥>후속편이 나올 예정이라며 영화소개 프로그램이 떠들썩하다. 유아인이 출연하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하며 <지옥>을 다시 보았다. 새진리회 의장 정진수 (유아인역)가 20년전 사망예정고지를 받고 자신이 얼마나 고통스럽게 살아왔는지를 호소하는 장면이 나온다. 20년동안 왜 자신에게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얼마나 고뇌하고 그 시간 동안 알마나 불안하고 괴로웠는지 아느냐고 말한다.
'어차피 받은 예정고지 뭘 그렇게 불안하고 괴롭게 사나? 주어진 시간이라도 잘살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나에게 남은 시간은 얼마나 되는지 생각해보았다. 백세시대라고 하니 50년정도라고 어림짐작 해 볼 수 있었다. '20년이나 50년이나 뭐가 다른가?' 자신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고뇌하고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불안해하는 건 예정고지를 받은 정진수나 우리나 마찬가지다.
김주환 교수의 "내면소통"에서는 얼룩말이 위궤양에 걸리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말한다. 사자가 쫓아올 때는 죽을 힘을 다해 도망치지만 사자가 없을 때는 사자에 대해선 잊어버리고 행복하게 풀을 뜯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사자가 없는 상황에서도 사자생각에 여념이 없다. 나에게 상처를 주었던 사자에 대해 생각하고 다가올 지 알 수 없는 사자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걱정한다.
우리 주위엔 많은 사자가 있다. 상사사자, 동료사자, 배우자사자, 자식사자, 입시사자, 노후사자... 지나간 사자는 놓아버리자. 다가오지 않은 사자도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20년이나 50년이나 어차피 우리는 끝이 있는 인생아닌가? 정확환 날짜만 모를 뿐... 주어진 시간이라도 잘 살아보자. 지금 풀을 뜯는 이 순간만 생각하자. 현재를 살자.
*글쓴이_김경애
중고등학생 사춘기 자녀를 둔, 두 아이의 엄마로 아이들의 정신적 지주가 되고 싶은 꿈을 가지고 나만의 세계를 넓혀나가고 있다. 요양원과 주야간보호센터에서 시니어 강사로 활동하며 브런치 작가로 글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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