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은 끊임없이 머리 속에 떠오르고 사라진다. 나를 스쳐 지나간다. 요즈음 사람들은 그 끊임없는 생각들에 지쳐 생각을 비우는 명상을 하기도 한다. 그러한 생각을 우리는 나의 것이라 여기고 더 나아가 나 자신이라고 여기기도 한다. 그래서 나의 의견에 반기를 드는 것은 마치 나를 배척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내 생각이 옳다고 말하고 싶고 상대가 틀렸다고 주장하고 싶다. 내가 틀렸다고 상대가 이야기하는 것이 나를 거부하는 것 같다. 그러나 잠시 후에 내 무슨 생각을 할 지 알 수 있을까? 생각은 떠오르고 사라지는 것일 뿐 내가 아니다.
감정도 그렇다. 기쁨, 슬픔, 서운함, 억울함, 좌절감, 당황함, 두려움, 속상함, 평온함, 후회, 괴로움, 화남, 용기남, 안심됨, 뿌듯함, 놀라움, 기대됨, 실망감, 아쉬움, 심심함, 불안함, 신경쓰임, 신남, 쓸쓸함, 긴장됨, 고마움, 외로움, 궁금함, 그리움, 우울함, 지루함, 회의감, 가슴뭉클함, 혼란스러움, 재미남...등등의 가지각색의 감정들이 시시때때로 떠오르고 사라진다. 감정은 더욱 나 자신 같다. 내 몸에서 그대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화가 나면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호흡은 가빠진다. 평온하면 심박수가 느려지고 호흡도 편안해진다. 이렇게 내 몸에서 느껴지는 감정이 수용받지 못하면 나 자신을 수용받지 못 한 것 같은 거절감에 상처까지 받는다.
그러나 감정 역시 상황에 이러저러한 감정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것일 뿐 내가 아니다. 나는 생각도 아니고 감정도 아니면 무엇인가? 나의 육체가 나인가? 나의 육체도 매 호흡마다 새로운 산소를 공급해서 세포가 새로 생성되고 사멸하며 바뀌고 있다. 나의 육체도 변화하는 것일 뿐 내가 아니다.
집착을 버려야 자유로울 수 있다고 현인들은 이야기한다. 그러나 나는 계속 집착한다. 내 생각이 옳다는 것에 대해, 내 감정이 타당하다는 것에 대해, 내 육체와 내 자아에 대해. 내가 집착하는 나에 대해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또 집착한다. 나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하는 것인가? 내가 집착하는 나에 대해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는 지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하는 것인가?
*글쓴이_김경애
중고등학생 사춘기 자녀를 둔, 두 아이의 엄마로 아이들의 정신적 지주가 되고 싶은 꿈을 가지고 나만의 세계를 넓혀나가고 있다. 요양원과 주야간보호센터에서 시니어 강사로 활동한다. 여러곳에서 미술심리상담사, 이미지메이킹 강사로 활동하며 브런치 작가로 글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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