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서
당신과 옴쏙옴쏙, 나 홀로 우물우물, 이제는 움쑥움쑥
벌써 자취 인생 6년 차에 접어드는 만큼 혼밥의 달인이 되었다.
씩씩한 날에는 혼자인 날 더 잘 챙겨야 한다며 몸에 좋은 음식을 해 먹지만,
외롭고 쓸쓸한 날에는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다.
허한 몸을 채우기 위해 과하게 밀어 넣은 음식은 속을 더부룩하게 만들어
이내 후회하지만, 달리 채울 수 있는 것이 없기에 매번 똑같은 후회를 하게 된다.
나는 누군가와 함께 음식을 먹을 때는 돈이 아깝지 않지만, 혼자 음식을 먹을 때는 아깝게 느껴진다.
누군가와 함께 먹을 때 느낄 수 있는 행복이 2배가 되어서일까.
혼자서는 밥 먹을 때 돈을 아껴놓았다가, 좋아하는 사람과 맛있는 것을 먹을 때는 옴쏙옴쏙, 움쑥움쑥 보는 사람도 군침 돌게 신나고 즐겁게 밥을 먹는다.
정말 맛있는 음식을 먹게 되면 덩실덩실, 둠칫둠칫 춤추는 나의 기쁨의 댄스도 볼 수 있다.
(사실 춤을 추면 소화가 잘 되어서 맛있는 음식을 더 먹을 수 있기에 활용하는 나의 필살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제 아끼고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는 일도 줄고,
낯선 지역에 홀로 있으니 나는 혼자 오몰오몰, 우물우물 밥을 먹는다.
지난날들을 되돌아보면,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만큼 쟁취하기 쉬운 행복도 없는 것 같다.
행복이란 고생 끝에, 노력 끝에 쟁취해야 하는 값비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음식으로부터 얻는 행복도 이 정의에 어느정도 부합한다.
당장 매일 내게 오는 허기짐을 버티고 맛있는 음식을 입에 넣으면 행복을 쟁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혼자 있다고 밥을 대충 챙겨먹지 말고, 씩씩하게 움쑥움쑥 오늘의 행복을 누리길 바란다.
지원
밥을 함께 지어 먹으며
요근래 집에서 동생과 밥을 자주 지어 먹었다.
7월부터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우울의 시간은 최악이다. 힘들다.
취업 준비도 차근차근 해야하는데 많이 못했다.
이 시간들에 친구들을 만나 밥을 먹어도 썩 편하질 못했다.
마음이 아프고 슬펐다.
그렇게 우울에 빠져 멍하니 허공을 바라본 채 시간을 보내도,
밥을 먹을 땐 행복해졌다. 동생이랑 같이 먹어서 그런 것 같다.
나는 다시 살아가야지. 다시 살아가야 하는데...
사랑과 열정을 잃은 시간도 돌아보고 나니 내게 큰 지지대가 되어줄 것 같다.
다들 밥 잘 챙겨 드십시오.
나는 또 나와 싸우러 간다 ...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