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랑 영상 만들기

이 나이에 모션 그래픽, AI랑 찍었습니다

30년 경력, 1분 24초. 감독은 저, 스태프는 클로드.

2026.10.26 | 조회 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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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 한 줄 요약: 요즘 유행이라는 '모션 그래픽 자기소개 영상'을 클로드와 만들었습니다. 저는 잔소리만 했고, 클로드는 작곡까지 했습니다.

다들 움직이는 자기소개를 합니다

요즘 자기소개는
종이로 안 합니다.

글자가 움직이고,
선이 그어지고,
음악이 깔립니다.

모션 그래픽이라고 합니다.

보고 있으면
괜히 샘이 납니다.

'나도 하나 있으면 좋겠다.'

그런데 저는
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열어 본 적도 없습니다.

그래서 또
클로드를 불렀습니다.

주문은 까다롭게

광고회사에서 30년 가까이
남이 만든 영상에
잔소리하던 사람입니다.

주문만큼은 자신 있습니다.

"너무 가볍지 않게.
세련되고 지적으로.
정신없이 빠르지 말고,
차분하지만 잘 읽히게."

광고 경력과
프로스포츠 사무총장 경력이
둘 다 살아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클로드가 내민 콘셉트는
「두 개의 축, 하나의 교차점」.

두 경력을 따로 늘어놓으면
'직업을 바꾼 사람'으로 읽힌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두 선이 달려와
한 점에서 만나게 하자고.

듣는 순간
속으로 '오' 했습니다.

첨부 이미지

사진 다섯 장, 검사를 받다

사진은 제가 올렸습니다.
다섯 장.

클로드가
한 장씩 검사를 했습니다.

"이 사진 오른쪽 아래에
별 모양 마크가 있습니다.
AI로 보정한 사진에 붙는 표시로 보입니다."

"이 사진 캡션에는
'사진 한국농구연맹'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쓰시려면 KBL 허락을 받아 두세요."

AI가
AI 사진을 잡아냅니다.

그리고 저작권까지 챙깁니다.

제 자기소개 영상인데
제가 제일 허술했습니다.

제 목소리는 뺍시다

클로드가 물었습니다.

"내레이션을 직접 넣으실까요?"

상상해 봤습니다.

제 목소리로
"저는 두 길을 모두 걸어왔습니다."

…뺐습니다.

이상할 것 같았습니다.

대신 영어를
군데군데 같이 쓰기로 했습니다.

좀 있어 보이니까요.

감독 놀이

첫 시안이 나왔습니다.

그때부터
제 본업이 시작됐습니다.

"한글 서체가 너무 얇다."
"같은 사진이 두 번 연달아 나온다."
"장면 넘어갈 때마다 뚝뚝 끊긴다."
"마지막 이메일 서체가 뜬금없다."

고치면 또 보고,
보면 또 고쳤습니다.

어느 버전에서는
글자가 다 나왔는데
화면이 안 넘어갔습니다.

멍하니 화면만 봤습니다.

물었습니다.

"혹시 나중에 음악 붙이려고
일부러 늘린 거냐?"

클로드의 답.

"음악 때문은 아니었습니다.
제 판단 실수입니다."

깔끔하게 인정하더니
장면 길이를 반으로 줄였습니다.

마지막 글자가 나오면
딱 2초만 머물고 넘어가기.

그렇게 규칙을 정했습니다.

음악도 직접 만들겠답니다

영상이 거의 다 됐을 때
음악이 문제였습니다.

저는 이런 걸 못 고릅니다.

"무료 음원 중에서 골라 주면 안 될까?"

클로드가 말했습니다.

무료 음원 사이트에서는
파일을 받아 올 수 없게 막혀 있다고.

대신
곡을 직접 작곡해서 붙이겠다고.

"와, 그게 되면 멋진데…"

첫 곡이 나왔습니다.

자연 다큐멘터리 배경음이었습니다.

사자가 초원을 걸어갈 것 같은.

"이건 아니다.
힘 있고 밝게 가자."

두 번째 곡.

"훨씬 낫다. 킵."

재미있는 건
클로드가 이 곡을
직접 들어 보지는 못했다는 겁니다.

소리 크기를 숫자로만 확인했답니다.

듣지도 못하고 만든 곡에
제가 합격을 줬습니다.

효과음, 한 번 넘어지다

욕심이 났습니다.

모션 그래픽은
효과음만 쓰는 경우도 많잖아요.
타닥타닥 타이핑 소리,
휙 넘어가는 소리.

만들어 보라고 했습니다.

결과는
종소리, 휘파람, 벨소리.

화면과 상관없이
아무 때나 울렸습니다.

"에이, 이건 아니다."

그러자 클로드가
방법을 바꿨습니다.

소리를 화면에 맞추는 대신
화면을 소리에 맞게 고쳤습니다.

글자가 스르륵 나타나던 것을
커서와 함께
한 자씩 찍히게 바꾸고,
그 한 자 한 자에
키보드 소리를 붙였습니다.

이게 묘하게 좋았습니다.

글자가 하나씩 찍히니
눈이 따라갑니다.

결국 최종본은
타이핑 화면에
아까 킵해 둔 음악을 입혔습니다.

두 축이 만나
가능성이 펼쳐지는 순간,
곡이 '빵' 하고 터집니다.

첨부 이미지

최종 확정, 그리고 한 번 더

"최종 확정!! 수고했어요. 마음에 들어."

바탕화면에 저장까지 받았습니다.

그런데 다시 보니
끝부분이 걸렸습니다.

'만남', '접점', '가능성'.
같은 말이 세 번 나옵니다.

좀 무성의해 보였습니다.

"최대한 심플하게 다시 잡아 줘."

세 장면이 두 장면이 됐고,
1분 31초가 1분 24초가 됐습니다.

광고 일 할 때도 그랬습니다.

빼는 게
제일 어렵고,
제일 효과가 큽니다.

77초라고 했는데요

지난주 예고에서
"77초에 담아 봤다"고 썼습니다.

정확히 말씀드리면
장면 길이만 더하면 77초,
타이핑 효과까지 넣은 최종 영상은
1분 24초입니다.

7초는
키보드가 먹었습니다.

유튜브에도 올렸습니다

영상을 뉴스레터에 넣고 싶었습니다.

메일리에서는
유튜브 링크를 넣으면 된다고 합니다.

유튜브에 영상을 올린다?

제 인생에 없던 일입니다.
유튜버는 젊은 사람들 얘기인 줄 알았습니다.

이것도 클로드에게 맡겼습니다.

제가 한 일은 딱 하나.
크롬에서 유튜브에 로그인해 둔 것.

비밀번호는 클로드가 대신 넣지 않습니다.
그건 제 몫입니다.

나머지는 클로드가 했습니다.

전화번호를 흐리게 가린 영상을 올리려는데
파일이 조금 무겁다고 했습니다.

클로드가 쓰는 도구는
한 번에 10MB까지만 올릴 수 있답니다.

그러더니 화질을 살짝 낮춘
가벼운 사본을 만들어 올렸습니다.
원본은 그대로 두고요.

제목을 달고,
'아동용 동영상인가요?'에는 '아니요',
공개 범위는 '일부 공개'.

여기서 제가 물었습니다.

"일부 공개면, 누가 볼 수 있는 거냐?"

"링크를 가진 사람이면 누구나 볼 수 있습니다.
검색이나 채널에는 나오지 않습니다.
다만 링크를 받은 분이 다시 보내면
그분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뉴스레터를 받으신 여러분이
바로 '링크를 가진 사람'입니다.

VIP시라는 얘기입니다.

로그인부터 업로드까지
커피 반 잔이면 끝났습니다.

▶ 아래 화면을 누르면 완성된 영상(1분 24초)을 보실 수 있습니다.

 

첨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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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 해보기

  1. 콘셉트부터 받으세요. "내 경력으로 1분짜리 자기소개 모션 그래픽을 만들고 싶어. 어떤 구조가 좋을지 먼저 제안해 줘."
  2. 분위기를 형용사로 주문하세요. 가볍게/무겁게, 빠르게/차분하게. 이 정도만 말해도 방향이 잡힙니다.
  3. 사진은 검사를 받으세요. 남이 찍은 사진, AI로 보정한 사진은 쓰기 전에 클로드에게 물어보세요. 저처럼 걸리는 게 나옵니다.
  4. 영상 파일은 확정 뒤에. 시안을 화면으로 충분히 고친 다음 영상 파일(MP4)로 만들어 달라고 하세요. 고칠 때마다 영상을 다시 만들면 시간이 걸립니다.
  5. 음악은 영상이 끝난 뒤에. 영상 길이가 정해진 다음 음악을 맞추는 게 순서입니다.
  6. 유튜브는 '일부 공개'로. 로그인만 직접 해 두고 "이 영상을 유튜브에 일부 공개로 올려 줘"라고 해 보세요. 클로드가 브라우저를 대신 조작하려면 크롬 확장 프로그램 'Claude in Chrome'이 필요하고, 유료 요금제에서만 쓸 수 있습니다.

이번 주 유람 숙제

"내 경력을 두세 줄로 알려 줄 테니,
1분짜리 자기소개 영상 구성안만 먼저 짜 줘."

영상까지 안 가도 됩니다.

구성안만 받아 봐도
'아, 내 인생이 이렇게 요약되는구나' 싶으실 겁니다.

다음 주 예고

클로드, 챗GPT, 제미나이.

요즘 저는
이 셋을 다 써 봤습니다.

그래서 물어봤습니다.

'셋 중에 누가 제일 쓸 만하냐?'

전문가 평가표 말고,
은퇴한 시니어 기준으로.

다음 주에는
제 맘대로 매긴
AI 삼총사 성적표를 공개합니다.

  이 글은 AI와 함께 초안을 만들고, 싸나이투가 직접 고쳐 썼습니다. 매주 월요일 오후에 다음 유람 이야기로 찾아갑니다. 주변에 AI가 궁금한 분이 계시면 이 뉴스레터를 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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