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홍이 문화를 만나다: 문홍's 人터뷰
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매거진 서울문화홍보원'입니다!
저희는 인터뷰를 통해 한국 문화를 알리고, 또한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삶을 조망하고자 합니다.
독자 여러분들 마음속, '우리 문화'는 어떻게 자리 잡고 있을까요? 대답하기 어려운 물음 같지만 오히려 답은 간단할 지도 모릅니다.
2020년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했을 때, 수상소감으로 인용한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유명한 격언이죠. 저희 매거진 서울문화홍보원은 위 문장을 다시 적어 보려 합니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문화적인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이미, 우리 자체로 문화일지 모릅니다. 저희는 한국 문화 속, 개인의 문화, 그 소우주에 주목하는 것을 매거진의 지향점으로 삼고 앞으로 나아가려 합니다.
🙌저희의 여정에 함께 해주시겠어요? :)
🎙️ 문홍's 人터뷰 Vol.05 - Today's Topic
외국인이 바라본 한국어의 매력
📌다섯 번째 문홍's 人터뷰 주제는 바로 '외국인이 바라본 한국어의 매력'입니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우리의 언어를 구성해 숨 쉬듯이 우리 곁에 존재하는 모국어인 '한국어'. 가끔은 너무나 익숙한 나머지 그 소중함을 잊어버리기도 하는데요. 오늘은 한국어에 숨은 문화와 가치를 외국인의 남다른 시선으로 함께 바라보고, 또 느껴보고자 합니다.
<훈민정음혜례본>에는 한글 창제의 배경 아래, 다음의 문장이 뒤이어 서술됩니다.
이는 우리가 널리 알고 있는 '백성을 위한 문자'인 훈민정음의 창제 이유 외에도, '조선이라는 한 국가의 특수성을 언어적 정체성을 통해 실현'하고자 한 세종대왕의 뜻을 비추어 볼 수 있는데요. 이를 통해 언어란, 한 국가의 민족성과 역사성, 문화성을 내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일상에 무뎌져 우리가 찾지 못한 '한국어의 가치'는 무엇이 있을까요? 또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한 한국어의 '역사성'과 '문화성'이 있진 않을까요?
이와 관련해 어느 때보다 한국어의 매력을 다채롭게 다루기 위해 이번 인터뷰는 한양대학교 교육대학원에 재학 중인 '한국어학과 외국인 분들'을 모셨습니다.
한국어에 어떤 매력을 느끼고 먼 타국으로 와 석사를 밟게 되었는지, 이들이 바라보는 한국어와 그 속의 문화는 어떤 건지, 여러 이슈를 모아 답변을 요청해 봤는데요. 인터뷰 내용에 들어가기에 앞서, 독자 여러분도 해당 이슈에 대해 짧게 생각해 보신 뒤 인터뷰이 분들의 답변을 확인해도 흥미로우리라 생각됩니다.
어떤 이슈인지 한번 알아볼까요?
첫 번째는 한국어가 지닌 심미적 가치입니다.
최근 한글을 모티브로 한 다양한 전시와 패션쇼 등 한국어를 단순 언어적 차원을 넘어 예술적으로 접근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어를 시각적이고, 심미적인 시선으로도 조망해 보고자 하는데요. 과연 한국어가 어떤 효과를 지니고 있길래 예술로의 승화가 가능한 걸까요?
두 번째는 타 언어권과 다른 한국어만의 독특함입니다.
<정인지 서문>에서 세종대왕님이 말씀하셨듯, 국가와 지역에 따라 다양한 언어가 생성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이치입니다. 그럼, 한국어와 다른 언어와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혹은 공통된 부분이 있어도 재미있겠죠? 다른 언어와의 비교를 통해 한국어의 독특함을 살펴봐도 좋겠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는 한국어 간판 문화입니다.
한옥마을에 특성으로 자리매김한 한국어 간판은 우리의 길거리 간판 문화가 대체로 외국어로 보편화돼 있음을 방증합니다. 에디터의 외국인 친구는 '한국은 간판이 전부 영어라 어떤 가게든 쉽게 알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이쯤에서 한국어로도 충분히 세련된 간판 문화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한번은 고민해 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그럼, 함께 다뤄볼 한국어 관련 이슈도 살펴봤으니,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외국인의 시선에서 바라본 한국어의 매력'을 알아볼까요? 그럼 인터뷰 코너~
지금 시작합니다!
🎙️ 문홍's 人터뷰 Vol.5 - Today Interview
👩🏫 Interviewee: 박가희 님, 예민호 님, 쉴라 님
👩💻 Interviewer: Editor 혜정
🖱️기획: Editor 혜정, 서영
🎥 촬영: 기획팀 윤선
🗓️ 인터뷰 날짜: 2024.12.16
Intro.
👩💻ㅅㅁㅎ.mag
매거진 서울문화홍보원 방문해 주신 여러분 환영합니다.
오늘은 저희가 '외국인이 바라본 한국어의 매력'을 이야기 하기 위해 이렇게 모였는데요.
그래서 누구보다 한국어를 사랑하시고 또 아끼는 마음으로 보시는 세 분의 외국인을 모셔봤습니다.
각자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가희 님
안녕하세요, 저는 인도네시아에서 온 박가희라고 합니다.
👥민호 님
안녕하세요, 저도 인도네시아에서 온 예민호라고 합니다.
👥쉴라 님
안녕하세요, 저는 필리핀에서 온 쉴라라고 합니다.
👩💻ㅅㅁㅎ.mag
모두 한국어학과에 석사생으로 한국에 오셨다고 들었어요.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를 그 나라에서 공부한다는 것이 멋지게 다가오는데요.
여러분들은 언제 처음에 한국에 오셨나요?
한국에 왔을 때 느꼈던 강렬한 느낌이나 경험이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가희 님
저는 작년 2월 말에 교환 학생으로 왔어요. 와보니까 한국 대학생들이 다들 공부를 진짜 열심히 하더라고요! 특히 시험 기간에는 새벽 2, 3시까지 공부하고 있는 친구들을 보곤 ‘와! 진짜 열심히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민호 님
제가 처음 한국에 온 것은 2022년에 광주에 콘퍼런스가 있을 때였어요. 그때 한국을 경험해 보니, 드라마에서 자주 나온 장면과 한국 사람의 이미지가 조금 다른 점이 있더라고요. 예를 들면, 한국 드라마에선 한국 사람의 느낌이 다 차가운데 실제론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쉴라 님
저는 작년 8월 말에 왔어요. 한국 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진짜 신기하다고 생각하는 게 있는데요. 바로 이동이 너무 빠르다는 것이었어요. KTX도, 지하철, 모든 곳이 말이죠. 그리고 특히 음식 배달시킬 때, 진짜 빨리 와서 정말 신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ㅅㅁㅎ.mag
저에겐 일상인 부분이 여러분에게 신선하게 다가왔다는 점이 인상적이네요.
이번엔 한국의 언어인 '한국어'에 대해서 질문드리고 싶은데요.
한국어를 처음 접했을 때 어떤 느낌을 가지셨는지,
처음 한국어를 접하게 된 경로와
한국어로 석사까지 공부하시게 된 계기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가희 님
저는 한국어보다 케이팝을 통해서 '한국'을 먼저 알게 됐어요. 초등학교 4학년 때 언니가 슈퍼주니어, 빅뱅 같은 여러 가지 보이그룹을 좋아해서 저도 그걸 보고 좋아하기 시작했거든요. 그때는 케이팝을 좋아하는 또래 친구가 저랑 두 명밖에 없었는데. 어느 날 두 친구가 ‘우리는 한글을 읽고 쓸 줄 안다?’ 자랑하는 거예요. 그때부터 인터넷으로 한글을 배우면서 고등학생 때까지 한국어를 공부했어요.
그리고 대학 전공을 선택할 때도 다른 전공은 관심 없었고 오로지 한국어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엄마는 ‘한국어를 전공하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계속 일은 잘할 수 있을지’ 고민하시면서 반대하셨죠. 그러다 제 친척이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간 것을 보신 뒤로, ‘한국에서도 일을 할 수 있겠구나’ 싶어서 허락해 주셨어요. 사실 석사 생각은 없었는데, 신기하게 엄마가 적극 찬성하셔서 오게 됐습니다.
👥민호 님
저는 드라마를 보고 한국어에 관심이 생겼어요. 처음 봤던 드라마가 <수상한 파트너>였는데, 드라마에서 서울말만 나오다가 갑자기 부산 사투리가 튀어나오는 거예요? 그때부터 ‘이게 무슨 말이지?’ 신기해서 부산 사투리를 더 깊게 배우고 싶다는 생각하게 됐죠.
사실 한국어 공부하기 전에 먼저 일본어를 배웠는데, 일본어는 한자, 가타카나, 히라가나 같은 글자가 너무 많고 어렵잖아요. 근데 한국어는 글자가 적고, 배우기 쉽고, 읽기도 쉬웠어요. 그때부터 한국어의 매력에 빠져서 세종대왕님께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실제로 광화문 광장에서 감사 인사를 드리기도 했고요. (웃음) 그러면서 ‘아 한국어는 배울 만하다.’라고 느꼈어요.
저는 영어과에 지원했다가 떨어지면서 어쩔 수 없이 한국어 교육과에 들어간 거였어요. 그런데 오히려 다행이었죠. 왜냐하면 제가 만약에 영어과에 들어갔으면 아마 이만큼 잘할 순 없었을 거예요. 그리고 대학교에서 4년 동안 공부하고 나니 ‘아직 지식이 조금 부족한가’ 싶어서 석사까지 공부하게 됐어요. 그리고 석사 공부를 하면서도 여전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쉴라 님
저는 12살 때 한국 음악으로 한국어를 듣기 시작했어요. 사촌 오빠가 한국 음악을 좋아해서 처음으로 저도 몰래 들어봤는데 그땐 너무 신기했죠. 그냥 듣기만 했을 뿐인 데도요. 그러다 고등학교 때 드라마를 보고는 푹 빠졌어요.
사실 엄마는 제가 간호사가 되는 걸 원하셔서 간호학과에 들어가라고 하셨는데, 간호사가 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에 흥미 있던 한국어 전공을 찾아서 대학교에 입학하게 된 거예요. 막 대학교에 입학했을 땐 한글을 아예 몰랐죠. 학교 들어가서 한글부터 외우기 시작했는데, 정말 열심히 했어요. 다른 학생보다 10배 더 공부하겠다는 마음으로 했죠. 그래서 대학을 졸업할 땐 우수상을 받을 수 있었답니다. (웃음)
그리고 졸업 이후에 필리핀에 계시는 한국 교수님이 한국에 가서 석사를 맞는 게 어떤지 물어보셨어요. 저는 그때 필리핀에 있는 한국 회사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한국인들이랑 지내면서 한국 문화도 좋고, 일하는 게 좋아서 ‘아, 난 한국에 가야겠다. 한국에 가면 배울 수 있는 게 더 많겠다.’고 생각해서 장학금을 받고 오게 됐어요.
👩💻ㅅㅁㅎ.mag
여러분들에겐 낯선 언어임에도 불구하고 관심을 갖고
한국에 와서 학문에 정진하시는 모습이 굉장히 감명이 깊습니다.
그럼, 지금부터는 메인 인터뷰로 넘어가서 '여러분들이 바라보는 한국어'
에 대해 보다 심층적으로 얘길 나눠보도록 할게요.
Main interview
👩💻ㅅㅁㅎ.mag
혹시 여러분들은 한국말 중에서
좋아하거나 별로라고 생각하셨던 말이 있으신가요?
👥가희 님
저는 좋아하는 단어라기보다는 자주 쓰는 ‘막’, ‘약간’ 이런 말이 입에 붙고 왠지 모르게 계속 나와요. 좋아한다기보다는 입에 붙으니까 계속 쓰게 돼요.
반면에 별로라고 생각하는 단어는 특별히 없어요. 한국말은 대체로 예쁘게 느껴지더라고요.
👥민호 님
저는 ‘한국어 너무 잘하시네요!’라는 말을 되게 좋아해요. 다른 언어를 배운다는 게 힘들고 어렵잖아요. 근데 원어민한테 그런 칭찬을 받으면 뿌듯하고, ‘내가 지금까지 배운 한국어를 괜찮게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들어요.
그리고 별로라고 생각하는 한국말은 ‘이상하다.’에요. 특히, ‘네가 하는 말이 이상하다.’라는 표현. 왜냐하면 우린 모국어를 먼저 생각하고 한국어로 번역해서 말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막상 ‘뭐야 이상해.’라는 말을 들으면 상처받아요. 외국인 입장에서 한국어를 더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질 수 있잖아요? 그래서 그런 말은 조금 지양하면 좋겠습니다.
👥쉴라 님
제가 요즘 좋아하는 말은 ‘어쩔 TV’입니다. (웃음) ‘어쩔티비, 어쩔냉장고’ 이런 말을 친구들이랑 얘기할 때, 특히 한국 친구들이랑 얘기할 때마다 그냥 계속 웃게 돼요.
별로라고 생각하는 한국말은 딱히 없어요. 한국말 다 예쁘다고 생각해요. 심지어 비속어까지도요!
👩💻ㅅㅁㅎ.mag
여러분들만의 경험과 한국어가 만나 각자의 의미를 만들어내는 것 같네요.
특히나 여러분의 얘기를 들어보니,
한국어가 주는 특유의 '분위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분위기'와 관련해서 최근 다양한 예술적 움직임으로
한국어를 모티브로 한 회화, 조형, 패션쇼 등의 행사가 증가하는 추세인데요.
민호 님은 한국어가 어떤 심미적 가치가 있길래 이런 움직임이 나타난다고 생각하시나요?
👥민호 님
제 생각에는 사자성어처럼 뜻과 모양이 주는 간결함이 한국어의 심미적 가치 더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인도네시아어에는 사자성어가 없거든요? 예를 들면, 한국어에 ‘일석이조’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걸 인도네시아어로 하면 엄청나게 길게 표현해야 의미를 전달할 수 있어요. 그런데 한국어는 단 네 글자로 표현할 수 있고, 쓰기도 간단하잖아요. 이런 측면이 한국어가 예술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심미적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ㅅㅁㅎ.mag
제가 생각해 보지 못한 지점이에요.
가희 님도 인도네시아에서 오셨다고 하셨는데.
한국어와 인도네시아어,
이 두 언어의 차이점과 유사한 점이 있다면 자세히 들어볼 수 있을까요?
👥가희 님
차이점 먼저 말쓰드리면 가장 큰 차이는 ‘어순’이에요. 인도네시아어는 영어처럼 ‘주어+서술어+목적어’의 구조로 문장이 이루어져요. 근데 한국어는 ‘주어+목적어+서술어’로 되어 있으니까, 대부분의 인도네시아 사람은 한국어를 배울 때 어순을 많이 어려워해요.
두 번째는 요즘 제가 가장 관심 있는 ‘높임 표현’이에요. 인도네시아어는 높임 표현이 발달하지 않았어요. 어휘에 따라 존중이나 높임을 표현할 수 있는 정도인데, 한국은 아니잖아요? ‘상대 높임, 객체 높임, 주체 높임…’ 너무 많아요. (웃음) 그래서 인도네시아 사람에게는 모국어에 없는 표현이다 보니, 높임법을 많이 틀리고 헷갈리기도 하죠.
세 번째로는 ‘조사’예요. 한국어는 조사가 발달잖아요. ‘이, 가, 을, 를, 에게’처럼 너무 많죠. 그런데 인도네시아어는 ‘조사’라는 개념이 없어서 저도 인도네시아 학생들한테 가르칠 땐 어떻게 해야 틀리지 않게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되기도 해요. 하지만 제 생각에는 한국어의 ‘조사’만큼 매력적인 개념이 없다고 봐요. 어떤 조사가 붙느냐에 따라서 주어가 무엇이고, 목적어가 뭔지 바로 보이니까요.
한편으로 두 언어의 공통점은 생각해 보니까 ‘호칭’인 것 같아요. 한국에서는 가족 관계가 아니어도 언니, 오빠, 아줌마, 이모 같은 호칭을 쓰잖아요. 식당에서 음식 시킬 때도, ‘아줌마 이거 주세요!’라고 하는 것처럼요. 인도네시아에서도 똑같아요.
👩💻ㅅㅁㅎ.mag
그렇군요!
규범적, 화용적인 부분에서 차이점과 유사점을 말씀해 주셨는데요.
한국어뿐 아니라, 인도네시아어까지 새롭게 알게 된 점이 정말 많습니다.
이러한 언어적 차원에서 서로의 모국어를 지키고
보호해야 한다는 의식이 더욱 깊어지는데요.
정작 한국 길거리를 나가보면 한국어보다는
외국어 간판이 많다는 걸 여러분들도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쉴라 님은 이런 한국 길거리 간판 문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쉴라 님
저는 영어 화자라서, 한국에 왔을 때 모든 간판이 다 영어로 쓰여 있다는 점이 편하긴 했어요. 명동에만 가도 영어로만 볼 수 있으니까요. 이태원이나 홍대도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개인적으로 저는 한국어의 매력이 크다고 생각해서, 한국어로 쓰인 간편을 더 선호하는 편입니다. 얼마 전에 동물 관련 회사가 ‘야옹아 멍멍해’ 이런 간판이 있어서 신기했는데, 사실 외국인들이 한국에 오는 이유 중에 하나도 재밌는 한국어 간판이기도 하거든요. 한국어의 이런 매력을 보존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간판이 쓰이면 좋겠어요.
👩💻ㅅㅁㅎ.mag
그런 간판이 있었군요? 저도 찾아봐야겠네요. (웃음)
이렇게 한국과 한국어에 대해 누구보다 관심을 두고 공부하는 분들이니
이 질문을 안 할 수가 없을 것 같아요.
한국어를 공부하거나, 공부하고 싶은 다른 외국인분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한국 콘텐츠가 있을까요? 추천해 주세요!
👥가희 님
저는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보고 한국어를 많이 배웠어요. 아기들이 사용하는 언어가 간단하고 쉽잖아요. 그래서 초급이나 중급 학습자들한테는 좀 맞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재미도 있고요. (웃음) 프로그램 내에서 사용되는 표현이나 단어들이 어렵지 않아서, 한국어 학습 때 참고하면 좋겠습니다.
👥민호 님
최근에 저는 <소방관>이라는 한국 영화를 봤는데요. 내용도 흥미롭고, 대사도 인상 깊어서 한국어를 배우고 싶은 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특히 부산 사투리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에게 추천하고요. 영화에 이런 대사가 나와요, ‘군대는 매일 훈련이야, 소방관은 매일 실천이야.’ 이 대사를 듣고 개인적으로는 ‘한국어를 계속 훈련하기보다 계속 실천하고 수행해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라는 감상이 들었어요.
👥쉴라 님
저는 한국의 역사와 문화가 합쳐진 콘텐츠를 보는 것을 추천해요. 왜냐하면 이런 콘텐츠들을 봐두면 한국에 왔을 때 적응하기에 도움이 되거든요. 유튜브에 올라온 여러 한국 생활과 관련된 콘텐츠로 간접 체험 해보고 상상해 보기를 추천합니다.
Outer
👩💻ㅅㅁㅎ.mag
이제 인터뷰를 마무리할 시간이 다가오네요.
그 전에 인터뷰를 끝내기에 앞서,
매거진 서울문화홍보원의 공통 질문을 드리고자 합니다.
저희는 한국 문화의 우수성과 배우고 싶은 점 또는 개선하거나 부족한 점을
따뜻한 기운인 ‘온기’와 차가운 기운인 ‘찬기’로 비유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한국 문화의 온기와 찬기는 있으신가요?
👥가희 님
온기인지 찬기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는 ‘돌려서 말하기’가 떠오르네요. 한국 사람들이 특히 거절을 단칼에 못 하고, 돌려서 말하는 게 신기해요. 한국 사람들한테 좋을 순 있어도, 외국인들은 이러한 부분을 잘 모르니까 이해하기 어려워요. 이런 거절을 대하는 태도가 한편으론 온기이기도 하지만, 외국인에게는 찬기인 것 같아요.
👥민호 님
제가 생각하는 온기는 ‘물건 나누기’이었어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겨울에 입을 패딩을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 정보가 하나도 없었는데, 외국인에게 무료로 나눔 하는 패딩이 있었더라고요. 이때 온기를 느꼈습니다. 반면에 찬기는 ‘빨리빨리 문화’인 것 같아요. 왜냐하면 주변에서 너무 빨리빨리 하니까 저도 덩달아 조급해져요. 그리고 주변보다 빨리하지 못하면 ‘내가 느린 건가’라는 생각이 들고요. 조금 천천히 여도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웃음)
👥쉴라 님
저는 민호의 의견에 반대해야 할 것 같네요. (웃음) 저는 '빨리빨리'를 너무 좋아해서요. 제가 해야 할 일을 빠르게 정리하고 끝내면 성취감을 느낄 수 있어서, '빨리빨리 문화'가 온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완곡어'가 발달한 부분도 좋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만나고 헤어질 때 "'다음에 밥 먹자' 하고 약속을 잡지 않는 것"은 찬기라고 느꼈어요.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고, 외국인 입장에서 조금 이상하다고 느껴져서요. 저는 진짜 다음 주에 만날 걸 생각해서 언제 시간이 되는지 얘기를 꺼냈는데, 한국인 친구는 그게 아니라 ‘다음에 시간이 되면’이란 뜻이었다고 하더라고요. 제 입장에선 조금 이상했지만, 이제는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ㅅㅁㅎ.mag
마지막으로, 여러분들이 한국에서 찾은 최애 플레이스!
짧게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가희 님
사실 저는 집순이라서… 제 방이 최고입니다!
👥민호 님
저는 한강이 최애 플레이스예요!
👥쉴라 님
저는 석촌 호수 추천합니다!
👩💻ㅅㅁㅎ.mag
네. 오늘은 매거진 서울문화홍보원과 함께
'외국인이 바라본 한국어의 매력'에 대해 폭넓게 얘기해 봤는데요.
짧은 시간,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또 한국인으로서 한국어를 사랑해 주시고 연구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럼, 이것으로 인터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 문홍'Say
📢문홍이, 이번 인터뷰에 이렇게 답하다.
- 에디터의 한 줄: K-pop, K-drama에 이은 한국'어'의 세계화를 꿈꾸다.
한국 콘텐츠의 성장은 동시에 한국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단순 교양 강좌에 불과했던 한국어가 해외 주요 대학의 전공 학부로 자리매김한 것도 이에 상응한다. 그럼에도 '어째서 한국'어'의 세계화가 K-콘텐츠만큼의 위력을 발휘하지 못할까.' 한편으론 의문이었다. 이 의문을 제3 자적 시각에서 살펴보고자 한 것이 바로 이번 인터뷰의 출발점이다.
언어는 사용자의 사소한 생활 습관부터 한 국가의 역사적 맥락을 함의한다. 결국 언어와 문화는 동의어와 다름없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 콘텐츠를 소비하는 외국인 역시 한국어에 내재된 다양한 한국 문화를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수용하게 된다.
이로부터 우리는 한가지 질문을 던질 수 있다.
"과연 한국 콘텐츠는 한국 문화를 온전히 비추고 있는 걸까?"
인터뷰를 통해 세 명의 외국인 분들로부터 공통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답변은 한국어를 접하는 매개체가 한국 콘텐츠였다는 사실이었다.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도 볼 수 있지만,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민호 님이 답변해 주신 '드라마에서 보인 한국인의 이미지가 실제와는 달랐다'는 것이다. 즉, 콘텐츠에서 비치는 모습과 실제 사이에는 괴리감이 있단 것이다.
콘텐츠는 작가의 의도에 의해 가공된다. 즉, 드라마의 서사와 음악의 컨셉에 따라 필연적으로 현실과의 거리감이 생기는 것이다. 이는 민호 님이 말한 '차도남, 차도녀 이미지'나, 가희 님과 쉴라 님이 말한 '돌려 말하기', '인사치레 말'이 이상적인 K 콘텐츠 세계에서 다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생소함은 아닐지 사유해 보아야 한다.
'생소함과 거리감'은 의도치 않은 거부감을 유발할 수 있다. 즉, 한국어를 흥미 있게 공부하다가도 '어라? 이 말은 좀 이상한데?' 이질감을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보다 자연스러운 한국스러움을 추구하는 것이 '한국 문화'와 '한국어의 세계화'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단서가 아닐지 고려해 볼 필요성이 있다.
인터뷰 진행에 있어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다. 그럼에도 끝까지 성심성의껏 인터뷰에 응해주신 가희 님, 민호 님, 쉴라 님에게 감사하며, 추운 날씨에도 흔쾌히 촬영을 도와준 윤선과 서영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 Editor 혜정
- 에디터의 한 줄: '언어'라는 문화
우리는 '언어'를 통해 많은 것을 공유한다. 특히 자국 언어를 통해 그 나라의 정서, 문화 등 총체적인 사회적 맥락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반면, 외국어를 배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자국에서 잠시 벗어나, 타자의 문화로 녹아든다는 것.' '매분 매초 발화하고 읽고 듣는 모든 것을 새롭게 바꾼다는 것.' 외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의 역량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담대하다고 볼 수 있고, 그것에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고 느꼈다.
인터뷰 동안 세 명의 인터뷰이들은 눈을 반짝이며 본인들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또한, 한국어를 배우기까지의 과정과 유학 결정 속에서 한국에 대한 큰 애정을 엿보았다. 뛰어난 한국어 실력으로 미주알고주알 이야기하는 그들을 보며 어찌 사랑스럽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오늘 가희, 민호, 쉴라 님이 보여준 한국어를 향한 애정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매거진 서울문화홍보원의 마지막 인터뷰 페이지를 채워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다. 인터뷰를 진행한 혜정 언니와 함께 촬영을 진행한 윤선에게도 고생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 Editor 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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