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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서울메이트 에디터 타미입니다.
예상치도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아무런 풍문 없이 갑작스레 안익수 감독이 지난 8월 19일, 대구전을 끝으로 중도 사임했습니다. 축구계에 따르면 안 감독은 올해를 끝으로 재계약 없이 팀을 떠난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이렇게 시즌 중에 팀을 떠날지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더구나 이번 사임 발표는 구단의 오피셜이 아닌 안 감독의 기자회견 중 나온 것이라 팬은 물론 구단 관계자 모두 당혹해했습니다. 물론 그간의 성적과 경기력에 일부 팬들은 안 감독 사임 소식에 속이 후련하다는 말도 합니다. 하지만 한 팀의 감독이 중도에 하차한다는 것은 새로운 위기일 수밖에 없습니다.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우리 FC서울은 안익수 체제에 있었습니다. 안 감독은 위기의 팀을 구하고 무너지는 팀 시스템을 재정비해 서울이라는 명가를 다시 재건하려고 했지만 결국 3분 20초의 짧은 ‘사퇴의 변’으로 끝나게 됐습니다.
2021년 9월 6일 : 안익수 감독, FC서울 지휘봉을 잡다
전임 박진섭 감독의 성적 부진으로 팀이 최하위 늪으로 빠진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박 감독은 팀에서 사임하게 됐고 구단은 새로운 감독으로 당시 선문대학교 감독이었던 안익수 감독을 선임하게 됩니다.
안익수 감독의 첫 번째 과제는 ‘소방수’였습니다. 당시 서울은 리그 최하위에 머물면서 강등 위기에 빠져있었죠. 그리고 해이해진 팀 기강도 잡아야 했었습니다. 당시 축구계에서는 서울 선수단 기강에 해이해졌다는 등의 내부 문제가 거론되고 있었기 때문이었죠. 이 대목에서 ‘강성’ 감독으로 유명한 안 감독의 역할에 팬들의 기대가 컸었습니다.
팬들의 기대에 안 감독은 성적으로 답했습니다.
부산 감독 시절에 보여준 질식 수비와 펩 과르디올라를 연상시키는 공격 전술로 전반기와 완전히 다른 경기력을 보여주었죠, 2021시즌, 서울은 안 감독 체제 이후 11경기 6승 4무 1패를 기록, 최하위였던 팀을 하위 스플릿 1위에 올렸습니다.
2022년 : 기대와 악재 사이
‘익수볼’ 우리가 안 감독의 축구를 지칭할 때 부르는 말입니다. 2022시즌은 익수볼에 거는 기대감이 컸었습니다. 그간 K리그에서 볼 수 없었던 ‘주도하는 축구’가 성공하기를 바랄 뿐이었죠. 그 기대감은 1라운드 대구와의 원정경기에서 시작됐습니다. 숨 막히는 수비라인과 물 흐르는듯한 빌드업을 보여주면서 올 시즌은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 같았습니다.
특히 황인범의 합류는 익수볼을 완성했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중원에서 보여주는 탈압박과 결정적 패스는 빌드업의 완성도를 높여주었습니다.
그러나 주축 선수들의 장기 부상과 공격진의 득점 부진으로 기대보다 낮은 성적을 보여주었고 상대팀들은 익수볼을 꿰뚫기 시작하면서 서울은 경쟁력을 잃게 됐습니다. 게다가 중원에 무게감을 실어준 황인범까지 원소속팀에 복귀하면서 전반기보다 경기력이 좋지 못했었죠.
중요한 것은 플랜B 혹은 완전히 다른 대안이었습니다. 이미 많은 팀이 익수볼 파훼법을 들고 온 이상, 그동안 보여준 우리의 전술은 상대에게 허를 보여줄 뿐이었죠. 하지만 안 감독은 고집을 굽히지 않고 똑같은 전술을 들고 옵니다. 그리고 무기력하게 승점을 내주게 됐습니다. 결국 서울은 3년 연속 하위 스플릿으로 내려갑니다.
다시 한번 강등 위기에 빠지자 참고 참은 팬들은 ‘익수 아웃’ 감독 사퇴를 외치고 선수단 버스를 막기도 했습니다. 안 감독은 ‘선수들은 보호해주라. 여러분의 아들이다’라며 상황을 진정시키려고 했었죠.
사실 서울은 강등권에서도 잔류가 매우 유력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상외로 잔류 확정은 리그 최종전이 가서야 확정 짓게 됐습니다. 중요한 순간 승리를 챙기지 못한 대가는 뼈저리게 아팠습니다.
3년 연속 하위 스플릿, 또 다시 찾아온 강등권 경쟁이라는 악재 속에도 서울은 2022시즌 FA컵 결승전까지 올라가게 됐습니다. 비록 전북을 넘지 못해 준우승에 그쳤지만, 팬들은 올해보다 나을 내년을 기약하고 밝은 미래를 희망했습니다.
2023년 : 만개한 서울의 봄은 어디에...?
사실 서울 팬들은 사이에서도 안 감독에 대한 여론은 유임과 사퇴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유임파에서는 그래도 무언가를 시도하는, 주도하는 축구를 보여주는 안 감독을 믿어보자는 의견이었지만, 사퇴파는 지난해 좋지 못한 성적을 기록한 감독과는 함께할 수 없다는 목소리를 냈습니다.
하지만 축구계에 새로운 루머가 나왔습니다. ‘안익수 감독은 2023시즌도 함께한다’라는 내용이었죠. 그리고 서울의 안익수 체제는 2023시즌에도 이어지게 됩니다.
서울은 창단 40주년을 맞이했고, 이전보다 많은 선수가 입단하는 등 알찬 이적시장을 보냈었습니다. 팬들은 안 감독에 유임에 불만이 있었지만 올 시즌은 지난번과 다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리고 전반기까지는 작년과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면서 서울의 봄이 만개했음을 알렸습니다. 다득점 경기, 상위권 경쟁 등 팬들은 서울 축구를 보면서 행복했고 그동안의 한을 드디어 풀 수 있나 기대했었습니다. 아시아 진출이라는 한을 말합니다.
하지만 6월이 되자마자 서울은 위기에 빠지게 됩니다. 6월부터 12경기 단 2승이라는 최악의 성적이 모든 것을 증명했습니다.
팬들은 이해할 수 없는 선수 기용과 전술에 의문을 표했습니다. 이한범 선수를 1선 공격으로 올리는 전술, 후반 75분밖에 안 지났는데 3백으로 바꾸는 전술, 의미 없는 볼 돌리기 등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주었습니다.
팬들이 안 감독을 비판하는 이유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무릇 패배 원인을 찾고 이를 시정하는 게 감독의 역할 중 하나지만 안 감독은 오로지 자신의 전술만을 고집했습니다. 매 라운드 포메이션, 주전, 벤치명단 모두 사실상 그대로였습니다.
2023년 8월 19일 27라운드 대구와의 홈 경기. 이날도 서울은 똑같은 패턴이었습니다. 2:1로 앞선 상황에 후반 75분, 너무 이른 시간에 수비를 잠갔고 이것이 화근이 돼 동점 골을 내주게 됩니다.
무기력한 경기력에 2:2로 마무리. 참다못해 팬들은 ‘익수 아웃’ ‘안익수 나가’를 외쳤습니다.
안 감독은 수호신을 향해 화를 냈고
곧바로 기자회견에서 자진 사임을 표명합니다.
2년 간 이어온 안익수 체제는 이렇게 끝나게 됩니다.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정식 감독이 없는 서울의 지휘봉은 김진규 수석코치가 잡게 됐습니다. 약 2~3달밖에 안 남은 K리그, 지금 서울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럼 서울메이트의 서른 번째 레터 <씁쓸한 뒷맛만 남긴 ‘안익수 체제’>는 여기서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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