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지의 글로벌 매체 특파원을 만난 적 있다. “기생충, 삼성전자, 김정은과 그가 쏘아 올린 로켓 때문에 발생한 사건, 사고. 그런 이벤트가 아니면 해외 매체가 한국 스타트업을 취재할 확률은 거의 없어요.” 그녀가 내게 해준 이야기다.
한껏 들뜬 마음으로 그녀를 만나러 갔던 길이 기억 난다. 홍보 일을 10년 했지만 글로벌 매체 특파원을 만난 건 처음이었으니까. 정성껏 준비한 회사 소개 자료는 꺼낼 분위기조차 아니었다. 그녀는 인구 5천만 반도의 작디작은 한 스타트업의 아직 영글지 않은 이야길 전하러 한국에 온 게 아니었으니까. 더 중요하고 ‘기사다운’ 이야길 전 세계 독자에게 전하는 것. 그게 그녀가 한국에 온 이유였다.
‘희망 편’이라고 써 놓았지만 글로벌 PR이 어렵다는 사실을 되짚고 싶다. 대행사 없이 한국에서 글로벌 PR을 하고 있다면 더욱 어려울 것. 그건 마치 전장에서 적토마 없이 싸우는 여포와 같다. 이기기 쉽지 않다는 뜻이다.
하지만 아직 희망은 있다. 글로벌 PR 전장에서 승리하기 우린 뭘 해야 하는가.
더도 덜도 말고 이 3가지를 반드시 챙기자. 나에게, 그리고 대표에게 반복해서 묻고, 답할 3가지를 소개한다. 답을 찾아낼 수 있다면 글로벌 PR을 시작해 봐도 괜찮을 것. 글로벌 PR이 필요한 스타트업, 소상공인, 1인 기업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1. 그 나라와 연관성 있는 이야기인가?
(Relevance to the Market & Local Impact)
한국 매체가 한국 기업의 이야길 취재하는 게 당연하듯, 미국 매체가 미국 기업을 취재하고, 일본 매체가 일본 기업을 취재하는 것 역시 당연하다. 당연하지 않은 게 있다면 미국 매체가 한국 기업의 이야길 취재하는 것이다. 이것은 비범한 사건이다.
그 나라의 국민과 지역 사회에 필요한 이야기가 아니라면 한국의 스타트업, 소상공인, 1인 사업자의 평범한 이야기가 기사화될 확률은 희박하다.
가령 한국의 한 인공지능 음악 스타트업이 AI 음악 생성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고 가정해 보자. 만약;
- 이 서비스가 세계 최초가 아니라면
- 빌 게이츠가 해당 서비스를 사용해 본 후 “성능이 놀라운걸” 트윗을 남긴 게 아니라면
- 미국 현지 VC(벤처 캐피털)에게 투자받은 회사가 아니라면
- 미국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맺은 게 아니라면
해외 매체가 이 서비스를 취재할 가능성은 작다. 보도자료를 배포해도 기사화될 확률 역시 낮다. 그 나라의 국민과 지역 사회에 연관 되었거나, 필요한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타깃 국가에서 관심 가질 법한 이야기를 연결 지어 글로벌 PR에 성공한 실제 사례는 다음 레터에서 설명하겠다.
2. 뉴스 가치가 있는 이야기인가?
(Newsworthiness)
인재 영입, 업무 협약 체결 그리고 논문 등재, 신제품 출시 등 우리의 이야기가 뉴스 가치가 있는지 냉정하게 살펴야 한다. 해당 산업군에서 화두가 되는 기술인지, 업계 트렌드를 바꿀 만한 제품인지 꼼꼼히 따져 물어야 할 것이다.
가령 세계 최고 권위의 인공지능 학회 뉴립스(NeurIPS)에 회사 논문이 등재됐다고 가정해 보자. 회사 입장에선 대단한 성취다. 하지만 뉴립스(NeurIPS)에 등재되는 논문은 매년 약 4,500편. CNN과 뉴욕 타임스가 우리의 논문만 취재할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지난 레터에서 “모든 뮤지션은 다 자기가 록스타라고 생각해. 우주 대스타가 될 수 있다고 믿는 거지.” 유니버설 뮤직 그룹 다닐 적에 한 선배가 내게 해준 이야기다, 라는 이야길 한 적 있다. 우리 회사, 기술, 제품이 우주 대스타라는 착각을 버리지 못해 글로벌 PR에 집착한다면 250만 원(해외 보도자료 배포 비용)은 헌납한다고 생각하는 편이 낫다.
회사, 제품, 기술력 어디에선가 독보적인 이야길 찾아 뉴스 가치가 있는 기사로 만들어내야 한다. 이야길 빚어내는 건 홍보의 영역 중 하나.
그중 유명 기업, 유명인을 활용해 뉴스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 역시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이들의 유명세를 활용해 기사 가치를 만들어 내는 전략이다. 아직 뉴스 가치가 적은 이야기(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기도하는 걸 소위 ‘Spray and Pray’라고 말하는 데, 300만 원(보도자료 배포 비용)이 든다. 설령 보도자료가 기사화 된다 해도 구글 검색(SEO)이 되지 않거나, 기사는 곧 삭제된다는 점을 지난 레터에서 설명했다. 어디에, 어떻게 돈을 써 홍보할 것인가, 몇 번이고 따져 묻자. 유명 기업/단체의 이야기를 끌어와 글로벌 PR에 성공한 사례는 다음 레터에서 설명하겠다.
위 사례는 인공지능 음악 생성 AI 기업 수노(Suno)가 미국의 유명 프로듀서/가수 팀바랜드와 협업해 제품을 알린 사례다. 수노(Suno)는 기술력도 뛰어나지만 레거시 아티스트의 유명세에 힘입어 현재 유디오(Udio)와 함께 전 세계에서 가장 흥행한 인공지능 음악 생성 서비스 중 하나가 됐다.
위 사례는 음원 분리 기술로 유명한 스타트업 가우디오랩(Gaudio Lab) CES 부스에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가 방문해 기사화된 사례다. 2024년 미국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 참여한 한국 기업은 총 772개. 이들이 모두 매체의 주목을 받긴 어렵다. 가우디오랩은 이번 소식을 글로벌 PR 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가우디오랩이 글로벌 PR 하는 데 두고두고 든든한 국밥 역할을 해줄 것이다.
3. 타깃 매체, 타깃 기자를 찾아 놓았는가?
‘Spray and Pray’,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기도만 하고 있진 말자. 지난 레터에서 해외 보도자료 배포 시 기자의 보도자료 열람 확률이 극히 낮다는 걸 설명한 바 있다. 대신 우리의 이야기를 관심 갖고 들어줄 매체와 기자를 찾아야 한다. 타깃 매체, 타깃 기자를 모아 미디어 리스트를 반드시 만들어 놓아야 한다. 해외 매체 기자 이메일 주소를 구하는 건 어렵지만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기자의 링크드인, 트위터, 구글에서 검색하면 어렵사리 이메일 주소를 구할 수 있거나, 이메일을 보낼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
'좋은 이야기'를 '잘 전하는 것'. 홍보/마케팅/커뮤니케이션은 이게 전부다. 다만 글로벌 PR은 한국의 언론 홍보 방식과 달라 조금 더 복잡하고 시간이 더 걸릴 뿐이다. 타깃 국가의 실정에 맞는 '좋은 이야기'를 만들고, '잘 전할' 매체와 기자를 찾아냈다면 글로벌 PR은 불가능한 게 아니다. 시간과 끈기만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게 글로벌 PR이다.
지난 10년 동안 국내/국외 PR, 기업과 제품을 홍보했다. 그간 느낀 건 "매체는 늘 좋은 이야길 찾는다는 것" 그리고 "좋은 이야기는 반드시 전해진다는 것"이다. 이건 국내/외 매체 모두 해당하는 이야기다. 해외 매체 기자의 무응답에 너무 쉽게 낙담하진 말자. 안 되면, 두 번, 세 번 해보면 될 일이니까.
다음 레터에선 제가 1년 동안 직접 겪은 (1) 해외 미디어 리스트를 구축하고, (2) 콜드 메일을 보내고, (3) 타깃 국가 실정에 맞는 이야기를 만들고, (4) 마침내 글로벌 기사화에 성공한 이야길 들려드릴 예정입니다.
초기 스타트업, 소상공인, 1인 사업자를 위한 PR 컨설팅을 하고 있습니다. 언론 홍보/커뮤니케이션 전략 구축 방법을 자세히 설명해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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