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술 풀리는 이야기 l 독일에서 만난 우리술
우리술 한 잔 l 독일에서 빚어진 HARU 소주
구독자 선비, 안녕하신가? 나는 독일을 다녀왔네. K-Culture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정작 그 변화를 체감할 기회가 많지 않았지.
그러나 이번 여행에서는 그 인기를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네. 거리마다 한식당 간판이 눈에 띄고, 마트에서도 한국 식품과 우리술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으니 말일세.
오늘은 독일에서 마주한 우리술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하네.
독일에서 만난 우리술
아시안마트 진열대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요거트 소주'와 '오빠 소주'였네. 요거트와 소주의 조합이라니, 그 맛이 어떠할지 도무지 상상이 가지 않았지. '오빠 소주'라는 이름 또한 흥미로웠네. 이러한 술들은 현지 선비들이 더욱 즐기기 쉽도록 알코올 향을 줄이고, 색다른 맛을 더한 시도라고 하더군.
막걸리 진열대에는 살균 막걸리가 대부분이었네. 장거리 운송과 보관의 어려움을 생각하면 필연적인 선택일 터나, 신선한 생막걸리를 맛볼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웠네.
뒤셀도르프에서 만난 반가운 전통주
뒤셀도르프의 하나로마트에서 반가운 술들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 화요, 원소주 같은 증류식 소주부터 한산소곡주처럼 깊은 맛의 전통주까지, 한국에서 익히 즐기던 술들을 다시 보니 반가웠다네.
그중에서도 눈길을 끈 것은 각 술의 특징을 소개한 포스터였네. 단순히 술을 진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술맛과 즐기는 법까지 친절히 안내하고 있어, 우리 전통주를 널리 알리고자 하는 배려가 엿보였지.
그런데 말일세, 맥주의 나라 독일에서 그것도 한국인이 전통 방식으로 빚어낸 증류식 소주가 있다고하니, 어찌 궁금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직접 그 술을 찾아 나섰네.
독일에서 탄생한 HARU SOJU
이 술을 처음 알게 된 것은 한 기사를 통해서였네. 이름에도 깊은 뜻이 담겨 있더군. '우리의 술로 오늘 하루를 더 풍요롭게 만들고 싶다'는 의미를 담아 '하루 소주(HARU SOJU)'라는 이름이 지었다고 하더. 또한, 외국인도 쉽게 발음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고민한 흔적이 엿보이니, 실로 정성이 깃든 이름이라 할 수 있지.
이 술을 빚은 이는 원래 한국에서 평범한 직장인이었다네. 그러나 전통주에 대한 열정 하나로 2016년, 독일 뮌헨공대 양조학과에 도전하였다지. "유럽에서도 사케나 고량주처럼 한국의 좋은 술을 알리고 싶다"는 꿈을 품고, 마침내 하루 소주가 탄생하였다고 하니. 참으로 대단한 도전이 아닌가?
👉 HARU SOJU 공식 홈페이지 바로가기
👉 GUTENTAG KOREA 인터뷰 전문 보러가기
한국과 독일의 전통이 만나다
한국에서는 예로부터 흙으로 빚은 옹기에 막걸리와 소주를 발효하거나 숙성하였네. 옹기는 술의 향이 너무 강해지는 것을 막아주고, 부드러우면서도 깊은 맛을 내는 데 도움을 주지.
하루 소주는 한국의 전통 누룩을 사용하여 이양주 방식의 막걸리를 상압 증류해 빚어낸다네. 여기에 더해, 독일의 전통 발효 항아리인 Steinzeug에서 숙성하니, 한국과 독일의 전통이 조화를 이루며 독특한 소주가 탄생하는 것이지.
Steinzeug 란? 이는 주로 양배추절임(Sauerkraut) 숙성에 사용되며, 내부가 유약 처리되어 있어 내용물을 신선하게 보관하면서도 숙성을 돕는 역할을 한다지. 한국의 옹기와 닮은 점이 많더군.
하루 소주, 한 잔을 들이켜 보니
독일에서 하루 소주를 찾고자 양조장에 직접 연락해 보았네. 한 가게를 소개받아 찾아갔더니, 사장님께서 반갑게 맞아주시더군. 설명을 들으며 고민하다가, 하루 소주보다 도수가 높고 더욱 풍부한 향미를 지난 미드나잇을 한 병 구매했네. 이국의 땅에서 우리 소주를 손에 들고 서 있으니, 실로 묘한 기분이 들었지.
집으로 돌아와 기대감을 안고 하루 소주의 뚜껑을 열었네. 첫 잔을 들이키니, 화사한 꽃 내음이 먼저 퍼지며 부드럽게 목을 타고 내려갔지. 이어서 곡물의 구수함이 은은하게 감돌더군. 마지막에는 알코올이 튀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으나, 마무리는 깔끔하여 그 조화가 더욱 인상적이었네.
독일에서 한국 전통 방식으로 빚어진 소주를 맛보니, 뜻밖이면서도 의미 깊은 경험이었지. 하루 소주 한 잔을 음미하며 문득 생각했네. "우리의 증류식 소주도 세계 곳곳에서 더욱 사랑받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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