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날 아침, 아이가 먼저 마신 특별한 술

우리술 지식 한 잔 l 아이도 함께 마시는 술
술잔 들고 떠나는 여행 l 설 연휴, 집에만 있기에는 아쉽잖아요.

구독자 선비, 잘 지내고 계신가? 곧 설날이라네. 설날 하면 떡국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인지상정. 하지만 조상님들이 설날에 떡국만 드셨으리라 생각한다면 ~~경기도 오산이네~~.

오늘은 떡국과 함께 새해를 맞으며 마셨던 특별한 술, ‘도소주’를 소개하고자 하네.

도소주란?

도소주는 이름에서부터 새해의 염원을 담고 있다네. '도(屠)'는 '잡다', '소(蘇)'는 '사악한 기운'을 뜻하니 즉, "악귀 퇴치용 술!"이라 할 수 있네. 새해 첫날, 이 술을 마시면 한 해 동안 나쁜 기운을 쫓고 건강과 평안을 기원할 수 있다고 여겼다는군.

떡국과 도소주 공통점

그런데 설날에 왜 떡국을 먹는지 생각해 보신 적 있는가? 떡국에도 도소주와 비슷한 의미가 숨어 있네. 떡국의 하얀 색은 순수함과 새출발을, 길게 뽑은 가래떡은 장수를, 동전 모양으로 썬 떡은 재물과 풍요를 상징한다네.

우리 조상님들은 떡국 한 그릇으로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고, 도소주 한 잔으로 나쁜 기운을 쫓으며 새해를 맞이했던 것이라네.

설날의 첫술, 아이에게 돌아간 이유

자, 설날 아침, 부모님과 함께 전통주를 마신다면 누가 먼저 잔을 들어야 하겠는가? 어른이 먼저일 것 같지만, 도소주는 아이가 먼저 마시는 술이었네. 전염병에 약한 아이들의 건강을 가장 먼저 기원하는 뜻에서 첫 잔을 아이에게 주었다네.

젊은 사람은 한 해를 얻는다는 의미로 먼저 마셨고, 나이가 든 사람은 한 해를 잃는다는 의미로 마지막에 마셨다 하니. 이 독특한 풍습은 세대 간의 연결을 상징하며, 조상님들의 깊은 철학을 담고 있는 술이라네.

도소주 만드는 방법

도소주는 제조 방법 덕분에 어린아이도 마실 수 있었네. 백출, 도라지, 대황 같은 약재를 붉은 주머니에 넣어 12월 그믐날 우물에 담갔다가 정월 초하루 새벽에 꺼내 청주에 넣어 끓였다는군. 약재를 끓이는 과정에서 알코올이 모두 증발해 누구나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약주가 되었다네.

이렇게 만들어진 도소주는 새해 첫날, 가족들이 차례대로 한 잔씩 나누며 모두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던 술이지. 이번 설날, 떡국 한 그릇과 함께 도소주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새해를 맞이해 보는 것은 어떤가?

지역 전통주와 함께 떠나는 설 연휴 여행지

► 방문하고자 하는 곳, 사전 문의 및 검색 필수!

1️⃣ 충청남도에서 만나는 사과향 가득한 문화역사탐방

전통주 l 예산사과와인 “추사 40 오크”

📍충청남도 예산군 고덕면 대몽로 107-25

충남 예산은 역사와 사과향이 어우러지는 곳이라네. 예산의 전통주 '추사 40'은 사과를 발효시켜 만든 증류주로, 오크통 숙성을 거쳐 은은한 풍미가 일품이지.

여행지 l 수덕사

📍충남 예산군 덕산면 수덕사안길 79 수덕사

예산사과와인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자리한 ‘수덕사’는 1,500년 역사의 고찰. 국보로 지정된 대웅전과 보물로 지정된 노사나불괘불탱 등 귀한 문화재가 가득하니, 가족과 함께 역사 속을 거닐어 보시게나.

2️⃣ 제주도의 감귤향 가득한 동백꽃 여행

전통주 l 시트러스 “혼디주”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천로 46

"혼디주"의 ‘혼디’는 제주 방언으로 ‘함께’ 또는 ‘같이’라는 뜻이네. 제주 남쪽 신례리 마을의 140여 가구가 감귤의 가치를 높이고자 협력하여 만든 양조장에서 생산되는 과실주이고, 100% 제주 감귤을 원재료로 사용하며, 상큼한 귤 향을 머금고 있어 기름진 음식과 잘 어울리는 술이라네.

여행지 l 동백 포레스트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생기악로 53-38

제주의 겨울이라면 동백꽃을 빼놓을 수 없지 않겠는가? ‘동백 포레스트’에서는 붉은 꽃잎이 카펫처럼 펼쳐진 길을 거닐 수 있으니, 방문하기 전 네이버 플레이스를 통해 개화 현황을 확인하는 것이 좋겠네.

3️⃣ 강원도의 청정 자연을 담은 한 잔

전통주 l 협동조합모월 ”모월 인”

📍강원 원주시 판부면 판부신촌길 84 모월양조장

강원도라 하면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이 전통주에도 스며드는 곳이라 할 수 있지. 원주의 협동조합모월에서 빚어내는 ‘모월 인’이야말로 그 정수를 담고 있다네. 2020년 우리술 품평회 대통령상에 빛나고, 세계 3대 주류 품평회에서 더블골드 메달을 거머쥐었으니 실로 뛰어난 술이라 할 수 있지. 원주쌀 ‘토토미’로 빚어 41도의 증류식 소주임에도 불구하고 알코올 향이 거칠지 않고 부드럽다 평가받고 있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