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이 시간에 발행했던 전략기획에서 성과관리 시스템을 설계하면 생기는 일 콘텐츠를 기억하시나요? 오늘은 위의 콘텐츠에 이어서 성과관리시스템을 설계하며 중요하게 생각한 두 가지 요소를 위해 어떻게 프로젝트를 진행했는지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 성과관리시스템의 실행 : 단순히 실행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거의) 당장 실행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 성과관리시스템의 지속적인 개선 : 시스템의 개선은 단기적인 개선과 장기적인 개선의 두 가지 관점으로 접근했습니다.
- (단기) 단위기간 실행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충분히 완성되지 못한 영역이 존재할 수밖에 없었으므로, 단기적으로 이를 개선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단위기간이 종료되기 전)
- (장기) 어떤 시스템도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상황에 따라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합니다. 이는 시스템의 구성요소뿐만이 아니라 운영의 측면에서도 그렇습니다.
제가 성과관리시스템의 (당장의) 실행과 지속적인 개선을 위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구성원들이 기꺼이 이 변화에 동참하도록 하는 것이었어요.
조직 내부에서 변화에 기꺼이 동참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목적과 목표에 대한 공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변화라는 것은 그게 좋은 변화이든 나쁜 변화이든 낯설고, 구성원 개개인에게는 현실적으로 새로운 혹은 추가적인 업무를 가져오기 때문이기도 하고, 이런저런 내부적인 상황(이렇게 퉁쳐서 죄송합니다...)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스타트업에 합류해 본 경험이 있는 분들은 아마 다 공감하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창업자 혹은 기업이 가진 미션과 비전에 공감해야 스타트업이라는 불확실함에 나름의 베팅을 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이를 위해 목적(Why)을 강조하고 구현하는 것에 특히 중점을 두었습니다. 개인의 성장이 조직의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것, 그리고 이를 위한 활동이 성과관리라는 것을 강조하고 구현하는 것이죠.
아래는 목적을 강조하고 구현하기 위해 프로젝트 전반과 의사결정자 그룹과의 미팅에서 주로 다뤘던 아젠다 입니다. 이는 오늘 콘텐츠의 세부 주제이기도 해요!
- 시스템의 구성요소들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
- 목적에 부합하는 말과 행동이 조직위계의 위에서부터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
- 그리고 이렇게 하고자 한다는 의지를 담은 구체적인 계획을 알리는 것
시스템의 구성요소들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
첫 번째 성과관리시스템이 목적에 부합하게 설계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전략기획에서 성과관리 시스템을 설계하면 생기는 일 콘텐츠에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1) 성과관리가 목적에 맞게 이루어지기 위해 필요한 구성요소와 활동을 구체적으로 명시해 놓는 것, 그리고 2) 당장의 실행에 있어 욕심부리지 않는 것, 이렇게 두 가지를 신경 썼습니다.
첫 번째 항목에 대해서는 지난 콘텐츠에서 이야기를 많이 한 것 같아서, 오늘은 두 번째 항목에 대해서만 조금 더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이는 조직 차원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성과관리를 위한 역량이 충분치 않으니 가장 중요한 활동에만 집중하자는 것을 의미해요. 즉, 우리가 모든 것을 목적에 부합하게 실행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 가장 중요한 활동이라도 목적에 부합하게 실행해 보자는 것이었어요. (다른 건 최소한의 수준으로 하더라도)
그러면 성과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활동은 무엇일까요?
저번 콘텐츠에서 성과관리시스템의 주요 프로세스를 목표관리, 피드백 및 개선, 평가 및 보상으로 정의했었는데요. 제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성과관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활동으로 정의한 것은 피드백 및 개선이었어요.
이렇게 생각한 이유는 몇 가지가 있었는데요.
- 조직차원이 목표관리는 나름의 시스템이 갖춰진 상태여서 이를 더 ‘잘' 수행하는 것(운영)에 집중하면 되는 상황이었어요. 이는 운영과정에서 개선가능한 영역이라고 판단했어요.
- 개인차원의 목표관리는 공식적인 프로세스로 존재하지는 않았었지만, 이 과정에 많은 시간을 들이는 것보다는 피드백 및 개선 활동을 통해 개인의 목표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되고 상황에 맞게 조정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 평가 및 보상은 모두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는 하지만, 피드백 및 개선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제대로 된 평가 및 보상은 불가능하고 무의미한 논의(줄 세우기와 같은)만 길어질 것이라고 판단했어요. 또한 공정한 평가와 보상을 위한 단기적인대안이 존재한다고 생각했어요. 일부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당연히 있겠지만 예를 들면 조직 혹은 사업단위의 목표달성에 더 큰 비중을 둔다거나 하는 방식을 통해서 말이에요.
하지만 의사결정자 그룹에서는 평가와 보상에 대해 (조금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결과적으로 평가 및 보상에도 많은 리소스(시간)이 투입되었습니다.
이때, 발칙하게도(?) 저는 피드백과 개선의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을 버리기는 어렵더라고요. 보상과 보상으로 이어지는 평가(등급을 매기는 행위)가 개인의 성장과 조직의 성장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인데요.
그렇지만 저의 역할은 의사결정자 그룹의 의사결정을 위해 필요한 정보와 의견을 제공하는 것이고, 의사결정 그 자체는 의사결정자 그룹의 역할이기에 그것을 부정할 수는 없었어요. 또한 이 문제를 가지고 논의를 진행하면 시간이 또 하염없이 흐를 수도 있을 텐데 그럴 수도 없는 상황이었고요.
그러면 첫 번째 아젠다(중요한 활동에 집중하자)는 ‘사실상 했다고 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어쩌면 이 말이 맞을지도요....). 저는 나름의 균형을 찾기 위해 방법을 고민했고, 그 방법은 두 번째 아젠다의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목적에 부합하는 말과 행동이 조직위계의 위에서부터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
다행히 평가와 보상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 피드백 및 개선 프로세스의 활동이 중요하다는 점은 모두가 동의하는 부분이었어요. 다만 평가 및 보상 아젠다가 해결되길 바라는 것이 더 컸을 뿐이죠.
그래서 저는 평가 및 보상과 관련된 제도를 재정비하고 프로세스를 설계하는 것과 동시에(계획보다 더 많은 야근...), 미팅에서 두 번째 아젠다(목적에 부합하는 말과 행동이 조직위계의 위에서부터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에 대한 논의를 하는 시간을 늘렸습니다(기존의 계획보다 더).
성과관리를 아주 멀리서 바라보면(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는 것처럼), 대표가 바라보고 질문하는 지표에 대해 다른 경영진이 답하고, 다른 경영진들은 각자의 조직에서 대표가 바라보고 질문하는 것에 다시 질문하는, 이런 과정이 사업부, 팀, 구성원 개인까지 내려가는 활동인 것 같아요.
(이 과정에서 정말 무수히 많은 논의와 논쟁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조직의 기본적인 의사결정의 구조가 이러하니 아주 단순화한다면 이렇게 보는 것이 크게 잘못된 관점은 아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이렇게 단순하지는 않겠지만), “올해는 규모적인 성장보다는 내실을 추구합시다.”라고 이야기하면서 매번 “왜 매출은 안 나오나요?”라고 묻는다면, 앞에서 한 얘기는 공허해지고 모든 구성원은 매출을 바라보게 되는 것이죠. (물론 재무지표를 체크하는 것은 어떤 방식으로든 당연히 해야 하지만, 그 비중과 무게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조직위계의 가장 위에서부터 우리의 비전과 목표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인식하고, 그것을 지속적으로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조직은 그 방향으로 움직일 테니까요. 그래서 의사결정자 그룹과의 미팅을 진행하면서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늘 마련했던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우리의 핵심가치를 실현한다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그에 따라 각자의 조직 구성원에게 핵심가치 실현을 위해 어떤 가이드를 제공할 것인지, 목표 달성 과정을 모니터링할 때 집중할 요소들과 같은 것들에 대해서요.
피드백 및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프로세스나 활동, 가이드를 정의하기 어려운 상황(의사결정자 그룹이 평가 및 보상에 집중해 주길 희망하는 상황)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하고자 한다는 의지를 담은 구체적인 계획을 알리는 것
첫 번째, 그리고 두 번째 아젠다는 사실 물속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이었어요.
프로젝트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구성원들의 경우에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어떤 논의를 하고 있는지 알기가 어렵죠.
구체적인 내용을 모르는데 기꺼이 변화에 함께해 줄 수 있을 리가 없으니 구성원에게 새롭게 도입될 성과관리시스템을 공유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아젠다로 다뤄졌습니다.
구성원들에게 공유한 내용은 아래와 같이 네 가지로 구성되어 있었어요.
- 성과관리시스템의 목적과 소개
- 이번 단위기간 실행될 성과관리시스템의 범위와 실행계획
- 이번 단위기간 내 개선·보완할 성과관리시스템 구성요소
- 이번 단위기간 이후 개선·보완할 성과관리시스템 구성요소
- 성과관리시스템의 목적과 소개는 저번 콘텐츠에서 말씀드린 것과 유사한 맥락이에요. 어떤 목적으로 성과관리시스템을 구축했고, 어떤 구성요소로 구성되어 있는지, 이 구성요소들이 성과관리라를 위해 어떤 순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 소개하는 것이죠.
- 이번 단위기간 실행될 성과관리시스템의 범위와 실행계획에서는 구성원들이 가장 체감할 수 있는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소개한 성과관리시스템의 구성요소와 활동들이 어떤 계획(일정)에 따라 진행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어요. 성과관리 활동에서 활용하게 될 도구에 대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고요.
위의 두 가지를 공유할 때의 초점은 소개한 모든 내용이 성과관리의 목적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었어요.
피드백 및 개선 프로세스도 이런 맥락에서 강조되었고, 조직차원에서 지금까지의 성과관리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문제점과 더불어 상위 리더십에서 집중할 활동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공유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 부분이 공유되어야 성과관리시스템이 갖고 있는 대의명분(목적)이 단순히 외침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의지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단순히 구성원들에게 이러한 문제가 있어서 새롭게 시스템을 설계했고 따라주길 바란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경영진부터가 이런 문제가 있었고 우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렇게 할 것이며 구성원분들은 이런 방식으로 함께 해달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해당 시점에서 필요한 이야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이렇게 진정성을 담아 구체적인 내용을 공유하는 것과 더불어 향후 개선계획을 공유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단기적인 개선계획과 장기적인 개선계획을 함께 공유했습니다.
- 단기적인 개선계획(이번 단위기간 내 개선·보완할 성과관리시스템 구성요소)은 이번 단위기간에 실행될 성과관리시스템에서 부족한 부분들을 채울 것이다 라는 것을 구체적인 계획으로 공유하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시스템이나 조직차원의 성과관리 운영의 부족함으로 인해서 구성원 개인이 불이익을 받게 되는 상황이 없을 것임을 명확하게 공유하는 목적도 담고 있었어요.
- 장기적인 개선계획(이번 단위기간 이후 개선·보완할 성과관리시스템 구성요소)도 함께 공유했습니다. 이는 성과관리시스템 구축이 단기적인 프로젝트로 구색을 맞춘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조직이 성장하기 위한 기반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더 강하게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했어요. 개선에 시간이 걸리는 내용들 혹은 현재의 조직역량으로 다룰 수 없는 문제들이 포함되어 있었죠.
개선계획을 공유하는 것은 조직차원에서 성과관리에 진심으로 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문서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너무 급하게 성과관리시스템을 마련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리스크)를 다루기 위함이기도 했어요.
그래서 계선계획을 논의하는 과정에서는 중요한 이해관계자(HR, 재무 등)와 함께 논의하는 시간을 가지고, 시스템 개선과 운영 개선 두 가지 항목으로 구분해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하는지를 정의했어요. 프로젝트별 각각의 R&R과 프로젝트 결과물의 적용시점(프로젝트의 종료시점)을 함께 작성해두었고요.
오늘은 성과관리시스템이 당장 실행되고 지속적인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목적을 강조하고 구현했던 경험에 대해서 전해드렸는데요.
우리가 평소에 목적(Why)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어떻게 실제 업무에 녹여낼 수 있을지에 대한 답을 찾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저는 의사결정들이 이루어지는 과정에 목적에 부합하는지에 대해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고, 의사결정을 실행하는 과정에서도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는 것이 유일한 방법인 것 같습니다.
제가 전해드린 다소 작고 귀여운 경험이 조금의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사실 이때 기획된 시스템은 (제 딴에는 여러 현실적인 문제로 어쩔 수 없는 부분도 많았지만 객관적으로는) 많이 부족했었어요.
부족한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팀장급의 매니저분들에게 많은 역할과 책임을 지우는 것으로 이어지기도 했었죠.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이 그렇겠지만, 매니지먼트에 집중할 수 있는 팀장은 거의 없는데 실무적인 부분은 해소가 안된 채로 매니지먼트에 대한 부담만 커진 상황인 것이었죠.
(이런 부분을 몰랐던 것은 아니어서, 보상에서 이러한 부담에 대한 아젠다를 만들어서 제안했고 시스템상에 반영되기도 했었습니다.... 실행까지 이저지지는 못했지만요....)
그래도 많은 리더십분들이 긍정적으로 의견주시고 의지를 보여주셨던 것이 많이 힘도 됐었고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사실 이번 성과관리시스템 구축관련 콘텐츠를 준비하면서 정말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고민 끝에 작성한 첫 번째 콘텐츠를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신 것 같아서 조금은 마음의 부담을 덜었었어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다음 뉴스레터에서 또 좋은 콘텐츠로 찾아뵙겠습니다!
(그리고 아마 곧...!! 좋은 소식(?)으로 찾아뵐 수도 있을 것 같아요!)
🙏🏻 오늘의 콘텐츠가 일상의 수많은 고민들 중 하나라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되어주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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